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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 "가진 것보다 저를 훨씬 더 크게 봐 주시는 것 같아요"



방송

    염정아 "가진 것보다 저를 훨씬 더 크게 봐 주시는 것 같아요"

    [노컷 인터뷰] 'SKY 캐슬' 한서진 역 염정아 ②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SKY 캐슬' 종영 기념 염정아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JTBC 'SKY 캐슬'은 JTBC가 꾸준히 만들어 온 작품과 여러 면에서 궤를 같이했다. 여성 캐릭터가 주도하고('미스티', '품위있는 그녀', '힘쎈여자 도봉순'), 상류층의 속살을 드러냈기('아내의 자격', '밀회', '품위있는 그녀') 때문이다. 아이돌이나 한류 스타는 없었지만 연기파라고 불리는 여성 배우들이 포진해 있었다. 거기다 '입시'라는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를 다뤘다.

    하지만 첫 회 시청률은 기대 이하였다. 1.727%(닐슨코리아, 유료방송 전국 가구 기준). 비지상파라는 점을 고려해도 저조한 수치였다. 하지만 몰입도가 높은 흥미진진한 전개로 금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그 후로는 계속 상승세를 탔다. 22~23%의 시청률로 tvN '도깨비'를 꺾고 비지상파 최고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입시를 소재로 했기에 학부모나 여성들이 주로 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SKY 캐슬'은 연령과 성별을 막론하고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우들도 'SKY 캐슬' 덕분에 알아보는 팬들이 많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SKY 캐슬'에서 한서진 역을 맡아 극의 가장 중심에 있었던 염정아도 마찬가지다. 1991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데뷔해 올해로 28년의 경력을 가진 그는 최근 젊은 팬들도 늘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최근 출국할 일이 있어 공항에 갔을 땐, 본인을 찍기 위한 팬 카메라도 와 있었다. 염정아는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연기 생활을 해 온 염정아는, 데뷔 이후 가장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지금을 "꿈만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진짜 시청자분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청자들이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놀라움'을 선사해 줬다면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염정아를 만났다. 비록 'SKY 캐슬'은 끝났지만, 그동안 몰랐던 'SKY 캐슬'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일문일답 이어서.

    ▶ 다음이 궁금해지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대본 보고 가장 놀랐을 때는 언제인지.

    혜나 죽었을 때. 갑자기 그렇게 죽을 줄은 진짜 상상도 못 했다.

    ▶ 그 후로 드라마의 2막이 시작됐다고 생각하나.

    예. 그게 그전까지는 교육 문제가 제일 큰 문제였는데, 갑자기 이게 살인사건으로 변하면서 저희도 누가 죽인 거야? 누가 죽인 거야?' 했다. (웃음) 근데 원래 다 기획에 있었던 거더라. 시청자들이 만들어낸 게 더 많았던 거 같다. 또 다른 기대를 하고 계셨던 것 같은데.

    염정아는 'SKY 캐슬'에서 한서진 역을 맡았다. (사진=JTBC 제공)

     

    ▶ 본인이 생각하는 명장면은 무엇인가.

    한서진이 지금까지 노력해 왔던 것들을 다 버리고 후반부에 결국은 양심선언 하게 되는 씬이 있다. 밤새 고민하던 한서진이 '우리 딸이 잘 먹고 잘 자고 맘 편한 게 제일인 거 같다' 하는 것. 엄마랑 자수를 하게 되면 시험지 유출 사건을 얘기해야 하는데 우리 이쁜 딸 괜찮겠어? 견딜 수 있겠어? 그럼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은 포기해야 되고 수능은 못 봐, 이러는데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던지… 그동안 한서진으로 살아온 세월이 있다 보니까. (웃음) 뭐하러 여기까지 이렇게 달려왔던가 싶기도 하고.

    ▶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잘 유지해 왔으나, 결말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어떻게 생각하나.

    저희는 알고 있었지 않나. 결말이 어떻게 될 거라는 걸. 저는 일찌감치 알고 있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방향을 이쪽으로 틀어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 내용을) 받아들이는 건 갈등이 많았다. 내가 받아들여야만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얘기(결말에 관한 아쉬움)를 들으면 '내가 연기를 어떻게 한 거야?'란 생각이 든다. 한서진이 너무 쉽게 용서받았던 걸까…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부분이 많다. (안 좋게 됐으면) 마음이 오랫동안 안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 최원영 씨와 인터뷰했을 때, 배우들이 워낙 베테랑이라 웬만한 장면은 NG 없이 한 번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NG는 거의 없다. 매번 혼자서 준비하는 과정이 다들 힘들었을 거다. 현장에서 만나서 한 번에 맞췄다. 어설프게 혼자 준비를 덜 해 오면 튀기도 하고 좀 그랬을 거다. (웃음) 애들(아역배우들)마저도 너무 완벽하게 해 오니까.

    ▶ 배우들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그냥 전 모든 배우가 다 편했다. 현장 가면 다 뭐 강준상(정준호 분)이고 김주영이고 노승혜(윤세아 분)여서. 평상시 친분과 관계없이. 저희가 또 드라마다 보니까 딱 정해진 시간에 찍어야 했다. 특히 세트 같은 경우에는, (한서진) 집이 세트이다 보니까 세트 분량이 상당히 많았다. 이렇게 노닥노닥거릴 시간이 전혀 없었다. '자, 네 명 캐슬 엄마들 여기 앉으세요' 하면 앉자마자 서로 대사하면서 계속 리허설하는 거다. 스태프들 준비할 동안. 근데 뭐 희한하게 한 명도 빠짐없이 막내 예빈이(이지원 분)까지… (준비를 잘 해 왔다)

    ▶ 배우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재미있는 사진이나 시청자들의 추리 등을 공유한다던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잠자리는 정말 놀라웠다. 잠자리가 본인 스스로 죽을 수 있다는 건 처음 안 얘기였다. 절묘하게 드라마와 맞아서 '와~ 깊다, 깊어', '대단하다' 이러면서 봤다.

    ▶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눈을 가진 시청자들을 만났다. 허투루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그럼요, 그럼요. 왜냐하면 요만한 눈빛 하나도 안 놓치고 보시더라. 저 대본 체크 잘 안 한다. 그냥 저는 이렇게(책을 펼쳐서) 읽는 스타일인데 이렇게(줄을 하나씩 그어가며) 됐다. (웃음) 혹시 놓치고 가는 감정 있을까 봐. 그럼 (시청자들이) 그걸 금방 아실 거 아닌가.

    'SKY 캐슬'은 염정아를 비롯해 이태란, 윤세아, 오나라, 김서형 등 40대 여성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JTBC 제공)

     

    ▶ 40대 여성 배우가 주가 된 작품이어서 'SKY 캐슬'의 성공이 더 주목받고 있는데.

    저희 처음 시작할 땐 여자 배우들끼리 진짜 너무 좋아했다. '우리가 이렇게 같이 역할 나누면서 하는 작품을 지금까지도 해 본 적 없지만 언제 해 보겠니? 우리 이번에 진짜 잘해야 돼. 우리가 잘해서 또 이런 작품 만들 수 있게 그런 시작이 만들어져야 돼' 이렇게 파이팅해서 시작한 작품이다. 정말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 몇백 배 잘되지 않았나. 진짜 기분이 너무 좋고, 이게 한두 사람의 공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진짜 아역들 한 명 한 명 우리 스태프들 한 명 한 명 모두가 다 잘 되고 있다는 생각에 그게 더 좋다. 저희가 그만큼 사이가 다 좋았다. 분위기가 정말 좋았고.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목말라했던 좋은 작품들을 제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 첫 회 시청률이 무색하게 계속해서 시청률이 올랐다. 비지상파 최고 기록도 깼는데 혹시 부담되지는 않았는지.

    좋기도 하면서… 근데 또 다행히 떨어지지 않았고 계속 올라갔다, 끝날 때까지. 아우, 진짜 놀랄 일투성이다. 매회 놀랐다. 저희가 1.7%로 시작하지 않았나. 어후~ (웃음) 정말 너무 놀랍고 감사하면서도 어떨 때는 되게 막 부담스러운 거다. 다음 회에 좀 덜 재밌으면 어떡하지? 하고. (웃음)

    ▶ 'SKY 캐슬'이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나.

    작품적으로는 너무 자신 있었다. 근데 이게 입시 얘기가 주였기 때문에 주 타깃층이 한정적이라고 생각했다. 학부모들, 엄마들? 10대는 볼 거라고 생각 안 했다. 주로 엄마들 얘기라고 했으니, 남자분들이 공감 못 할 수도, 관심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뭐 (웃음) 남자분들도 너무 재밌게 보시고, 아이들도… 꿈만 같다.

    ▶ 'SKY 캐슬'이 워낙 잘 돼서 자부심을 느끼지는 않는지.

    그런 자부심도 있고 너무… 뭐라 그러지. 그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웃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면서, 다시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조현탁 감독님께 감사하기도 하고. (웃음) '세상에! 이 책을 나한테 주셨구나' 하면서.

    ▶ 시청자들은 JTBC에 연기대상이 없는 걸 아쉬워하기도 한다. 하면 'SKY 캐슬'에서 다수 수상했을 거라는 반응인데.

    이런 드라마는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인 것 같다. 여기서 이만큼 사랑받은 거로 된 것 같다. 상을 받고 그러면 너무 쑥스럽다.

    ▶ 그래도 상을 받으면 기분 좋은 일 아닐까.

    (웃음) 그럼요, 주시면 받아야죠. (일동 폭소)

    배우 염정아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 이 작품을 하면서 연기하는 재미를 새롭게 느꼈다거나, 연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어… 그냥 만들어가는 과정이 다 그랬다. 또, 방송 보고 난 후에 시청자분들의 그 반응, 뜨거운 반응들이 정말 피가 막 끓게 만드는 거다. 하~ 너무 재밌다! 행복하다! 내 연기를 보고 이렇게들 좋아해 주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 진짜! 결론은 다 감사하다. (웃음) 매사 감사하다. 진짜 감사한 일이지 않나.

    ▶ 댓글은 자주 보는 편인가. 혹시 봤다면 가장 인상적인 댓글은 무엇이었나.

    본다. 다 볼 수는 없지만. (웃음) 인상적인… (골똘히 생각하다) '연기 잘하는 거 처음 알았다' 이런 얘기들? (웃음) 저를 몰랐던 분들도 많이 계시더라. 'SKY 캐슬'에서 누군가 해서 봤다가 이 사람이 좋아졌는데 알고 보니 (영화) '완벽한 타인'에도 나왔던 사람이구나, 하는 댓글? 근데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만큼 그 인물로 봐 주시는 것 같아서.

    ▶ 말씀하신 것처럼, 'SKY 캐슬'로 염정아 씨를 알게 됐다는 팬들도 적지 않다. 그런 분들을 위해 전작을 추천한다면.

    어, 못 보신 분들한테요? (웃음) '카트'라는 영화도 너무 좋고, '오래된 정원'도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고. '장화, 홍련'은 많이 보셨을 거고. (웃음) 너무 많이 말하면 욕먹지 않을까. (웃음) '로열패밀리'도 제가 굉장히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작품이고, 옛날로 거슬러 가면 '여선생 대 여제자', '범죄의 재구성'… 최동훈 감독님은 워낙 팬이 많으시니까. 감독님이 저의 그런 면을, 약간 뭔가 나사 요만큼 빠진 그런 면을 잘 표현해 주신다.

    ▶ '염정아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나올 정도로, 어느덧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위치가 됐다.

    어… 글쎄, 뭐. 따로 부담은 안 가지려고 한다. 그러면 사람이 달라질 거 같아서. (웃음) 그냥 하던 대로 하되, 좀 더 어른스럽고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제가 가진 것보다 저를 훨씬 더 크게 봐 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뭐 오나라 씨가 롤모델을 염정아라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 부끄럽다. (웃음) 나라 씨도 연기 그렇게 잘하면서. (웃음)

    ▶ 본인의 연기 인생을 자평해 본다면.

    별로 돌아보고 그런 스타일은 못 되지만, (웃음) 그냥 되게 그 자리에서 제 자리를 잘 지키고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돌아보면 저는 되게 운이 되게 좋아서 좋은 감독님들하고 작품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큰 역할이든 작은 역할이든. 그런 분들을 경험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아마 저는 비슷할 거 같다. 이렇게 막~ 드라마가 인기가 있었던 거지 계속 여기에 머무를 순 없는 거니까. 저도 한서진을 떠나보내야 하고.

    ▶ 새해 계획은.

    일단 저는 제일 먼저 만나게 될 작품이 김윤석 감독님의 '미성년'이다. 그 이후에 찍을 작품은 아직 확정을 못 했다. 회사에서 (대본이) 더 많아졌다고 얘기는 하는데 아직 대본 볼 상황도 아니고, 너무 바쁘다, 아직은. 아직 한서진이다. (웃음)

    염정아가 직접 추천한 전작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여선생 VS 여제자', '범죄의 재구성', '카트', '오래된 정원' (사진=각 배급사 제공)

     

    ▶ 그렇다면 '인간 염정아'의 목표는.

    사실 배우, 엄마, 아내 외에 딴 염정아는 별로 없다. (일동 웃음) 머리가 터진다, 너무 할 게 많아서. (웃음) 이번에 아이들이 새학년 올라간다. 봄방학 기간에 이 아이들을 즐겁게 해줘야 하고, 제 일정도 있고 해서 타이트한 시간을 보낼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저는 진짜 시청자분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다. 아마 우리 배우들 전부 다 그럴 거다. (시청자분들이) 놀라움을 저희한테 선사해주신 거다. 덕분에 저는 사실 되게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이번에 여행(포상휴가)도 되게 기대가 된다. 우리끼리 얼마나 재밌을까? 하고. 그동안 사적인 자리 너무 만들고 싶었는데 드라마 찍다 보니까 그럴 수가 없었다. 이번에 정말 맘껏! 집에도 안 가도 되고. (웃음) 왜 연애하는 사람들 헤어질 때 각자 집으로 갈 때 아쉬움? 저희도 그럴 거 같은데. 저는 많이 안 돌아다니고 같이 그냥 수다 떨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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