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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하' 이정재 "선배 예우 부담…더 눈치 보여요"



영화

    '사바하' 이정재 "선배 예우 부담…더 눈치 보여요"

    [노컷 인터뷰 ②] "'전참시' 정우성 소탈한 모습 좋더라"
    "당연히 슬럼프 존재…중요한 건 성적 아닌 마음 자세"
    "드라마 하기는 해야…올해는 차기작 빨리 결정할 것"

    영화 '사바하' 박목사 역의 배우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1993년부터 연예계 활동을 시작해 이제 데뷔 26년 차. 이정재에게 연기란 때로는 절망이자 기쁨이었으며 지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일부다.

    이제는 어떤 현장을 가도 '선배'이지만 유독 '선배' 취급이 싫다고 고개를 젓는다. 이유는 다른 게 없다. 그렇게 현장에서 엄격한 위계가 세워지면 현장에서 자유롭게 영화를 만드는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26년을 돌아보면 자신의 욕심만큼 캐릭터를 소화할 수 없었던 시절도 있었고, 배우라는 길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불쑥 치솟기도 했다. 그에게 '슬럼프'의 정의란 부진한 흥행 성적이 아니라 온전히 스스로 가진 '마음의 자세'다.

    지금의 이정재는 완벽한 작품보다는 다소 부족하더라도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이 더 가치롭다는 것을 안다. 늘 새로움을 찾아가는 여정이 힘들지만 그 과정이 자신에게 변치 않는 원동력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다음은 이어지는 이정재와의 일문일답.

    ▶ 이제 연예계 데뷔 26년 차다. 현장에 가면 이제 거의 가장 선배일 것 같은데 원래 굉장히 수평적인 관계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선배 대접 받거나 이런 거 싫어한다고.

    - 선배 예우가 부담스럽다. 내가 대선배도 아니고 동료라고 이야기하고 대하다보니 더 친근해지는 게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눈치가 보인다. 선배 대접 해주려고 하는 불필요한 노력이 같이 작업하는데 있어서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물론 저도 선배들에게 혜택 받은 게 있고 선배들이 남긴 유산이 있기 때문에 그건 우리가 더 잘 키워서 후배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만 볼 수는 없지 않나.

    ▶ 관계를 그렇게 수평적으로 가져간다면 배우로서 현장에서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 작품에서 자기가 맡은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 다음이 인간 관계다. 그런데 첫 번째가 잘 되려면 소통에 있어서 거부감이 없어야 하고 촬영장 자체가 화기애애 해야 한다. 그래야 내 아이디어를 쉽게 꺼내서 이야기 할 수 있다. 좀 더 다르게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제안도 할 수 있다.

    영화 '사바하' 박목사 역의 배우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절친한 배우 정우성이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와서 본인을 언급했다. 실제로 예능프로그램 출연 제안이 있다면 거리낌없이 나갈 계획이 있나.

    - '전지적 참견 시점'을 자주 본다. 매니저 생활도 나오니까 공감대가 많이 생긴다. 이영자 씨가 맛 표현을 너무 크리에이티브하게 하니까 재미도 있다. (정)우성 씨가 소탈하게 나오는 모습을 나도 화면에서는 오랜만에 봐서 좋더라. 나야 뭐 원래 옆에서 그런 모습을 자주 보지만.

    ▶ 아무래도 배우가 운영하는 기획사이다 보니 아티스트컴퍼니는 유독 배우들끼리 끈끈할 것 같다. 이번에 염정아의 'SKY 캐슬'이 성황리에 끝났는데 서로 응원해주고 그랬나.

    - 저희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방)이 있는데 생사 확인을 꼭 한다. 겨울에는 날씨도 춥고 이러면 다칠 수도 있고 별 것 아닌 신에도 발목을 접지르거나 할 수 있어서 열심히 응원한다. 가끔 유머글도 올려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우리 배우들 드라마나 영화는 다 챙겨서 보려고 한다. 얼마 전에는 '항거: 유관순 이야기' 고아성 씨가 많이 울어서 "'항거' 화이팅이에요"라고 톡을 보내기도 했다. 문자로는 거의 존대를 한다. (웃음)

    ▶ 연기 생활을 상당히 오래했다. 이제 몇년 뒤면 데뷔 30주년이 되는데 지금까지 슬럼프 등이 있었던 때도 있었나. 만약 그랬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 당연히 슬럼프가 있었다. 언제든 다시 올 수도 있다. 연기적 욕심만큼 표현이 되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스트레스가 심해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불확실한 고민이 많았다. 흥행이 부진했던 때를 슬럼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슬럼프는 내 마음의 자세를 이야기하는 거다. 한 동안 시나리오를 까다롭게 본 적도 있었는데 제안을 받는 입장에서 그렇게 한다는 것이 잘못된 생각인 것을 깨닫기도 했다. 이제는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함께 채워나가는 묘미를 찾아서 작품 생활을 하고 있다.

    영화 '사바하' 박목사 역의 배우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필모그래피를 보면 항상 도전적인 캐릭터가 많다. 지금까지도 그런 성향을 갖고 있나. 눈에 띄게 새로운 캐릭터가 나온다면 드라마로도 이정재를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모래시계' 백재희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셨지만 그 이미지를 벗어내고 싶어서 무리한 코미디 영화를 하기도 했다. 그 당시에 그런 열망이 있었고 큰 맥락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 때는 표현 능력치가 떨어지다 보니 과욕을 부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드라마는 영화 스케줄 때문에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드라마를 하기는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내 모습을 꺼내려는 작품에 마음이 많이 간다.

    ▶ 벌써 필모그래피에 천만 영화가 4편이다.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을 여러 개 보유한 소감도 남다를 것 같다.

    - 일단 그 캐릭터를 제안해 주신 것 자체가 감사한 거고 캐릭터를 잘 만들게 도와주신 감독님들과 스태프들, 같이 연기한 동료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 물론 관객 분들에게도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사실 영화를 천만 이상과 이하를 놓고 이야기하는 게 맞는가 싶은데 그래도 관객 분들이 많이 봐주시는 건 쉽게 얻을 수 없는 사랑인 것 같다. 그건 분명하다.

    ▶ 2019년 올해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나.

    -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요즘은 다음 작품을 뭐할까 이 생각을 제일 많이 한다. 작년에 뭔가 찍었어야 했는데 마땅한 작품을 못 만나서 그냥 지나갔다. 올 초에 뭔가 빨리 결정해서 찍어야 겨우 내년 초에 개봉할 수 있을까 말까 하니까 얼른 작품을 만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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