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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심도 막지 못한 치매…음지에서 고통받은 치매가족 여전



청주

    효심도 막지 못한 치매…음지에서 고통받은 치매가족 여전

    (사진=자료사진)

     

    "직장도 그만두고 아버지를 돌본 아들이었다는데…"

    간병에 지친 자식이 치매 부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또 벌어졌다.

    주변에 효심이 깊기로 소문난 A(49)씨가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20일 저녁 8시 20분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 아파트 15층 복도 창문이 열려있는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스스로 몸을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아파트에서 A씨와 함께 살고 있던 A씨의 아버지 B(85)씨 3시간 여가 지난 뒤 방안에서 질식해 숨진 채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A씨가 "아버지를 데리고 간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허리 디스크와 당뇨, 심혈관 질환으로 몸이 성치 않은 아버지를 꿋꿋이 보살펴 왔던 A씨.

    10년 동안 간병에 매진했던 A씨는 지난해부터 아버지가 치매 증상을 보이자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막내아들인 A씨가 치매 증상이 있는 아버지를 모시고 산다는 게 매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니던 직장도 그만둘 정도로 효심이 매우 깊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 자치단체가 치매안심센터라는 것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음지에서 도움없이 고통을 감내하는 치매 환자 가족이 적지 않은 현실이다.

    청주시 서원구 치매안심센터가 치매 검진 관련 통지서를 발송했지만 B씨가 치매 증상으로 방문한 기록은 없다.

    서원구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치매로 등록하지 않고서는 관리 대상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유사한 사건은 또 있었다. 지난해 3월 20년 동안 청각 장애를 앓던 70대 홀어머니를 살해하고 대청호에 몸을 던진 40대 아들 소식이 전해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중앙치매센터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도내 추정되는 치매 환자는 지난 2017년 2만6388명에서 지난해 2만7913명, 올해 2만9365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내년에는 3만878명, 2030년에는 무려 4만7909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도내 65세 이상 노인들의 평균 치매 유병율은 10.95%로 전년 10.79%보다 늘었다.

    시군별로는 영동군이 12.01%로 가장 높고 이어 옥천군 11.86%, 괴산군 11.72%, 진천군 11.39%, 음성군 11.26%, 충주시 11.00% 등의 순이다.

    치매 환자 관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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