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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작은 빅딜, 큰 스몰딜…프레임의 덫

기자수첩

    [뒤끝작렬] 작은 빅딜, 큰 스몰딜…프레임의 덫

    단계적 해법 대신 ‘원샷 비핵화’ 잣대로 재면 빅딜도 스몰딜

    2차 북미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22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등장한 경찰기동대 장갑차 (사진=연합뉴스 제공)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놓고 '빅딜'이냐 '스몰딜'이냐 하는 관전법이 다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다 미들딜, 미디엄딜, 하프딜이니 하는 파생어까지 더해지며 마치 굿딜(좋은 딜)과 배드딜(나쁜 딜)을 가르는 기준처럼 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회담 가능성을 낮게 봤던 것을 생각하면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것도 한편으론 고맙다.

    문제는 평가 기준이 과연 합당한가 하는 점이다.

    일단 빅딜과 스몰딜을 판정하는 기준은 로드맵의 유무와 초기 비핵화 조치의 수준이라는 게 일반적 견해다.

    이를 바탕으로 로드맵이 얼마나 탄탄하게 짜였는가, 비핵화 일정이 잘 맞물려 돌아가게 할 연결고리가 있는가,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초기 조치는 어느 수준에서 합의되느냐 등을 놓고 점수표는 더 세분화될 것이다.

    예컨대 100점 만점에 80점은 넘어야 빅딜이고 그 이하는 낙제점이란 식의 점수 매기기다.

    그렇다면 적당한 수준의 로드맵과 영변 핵시설 폐기 정도의 합의라면 몇 점일까?

    박하게 점수를 준다면, 로드맵이 부실한데다 '플러스 알파'(+α) 없이 영변 핵시설만 폐기했기 때문에 낙제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일각에선 영변 핵시설 자체도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온 터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총점 100점의 배점 방식이 달라졌다.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을 고수해온 미국이 사실상 단계적 해법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수능시험 한 번으로 끝내자는 게 아니라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으로 나눠 차근차근 풀어보자는 것이다.

    이는 '원샷 비핵화'가 비현실적인 목표라는 점을 미국도 공감했기 때문이다. 비핵화는 미국의 저명한 핵전문가 해커 박사도 10~15년 걸린다고 했다. 어떤 우여곡절이 기다릴 지 알 수 없는 길고 험난한 과정이다.

    따라서 정상회담 한두 번에 완전 비핵화 빅딜을 이룬다는 것 자체가 애당초 과욕일 수 있다.

    이런 견지에서 보면 스몰딜이라고 해서 결코 작은 게 아니다. 한 국면에서 빅딜을 이뤘다고 끝까지 결과가 좋다는 보장도 없다.

    지나친 낙관은 일을 그르칠 수 있지만 지나친 비관은 일 자체를 하지 못하게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을 영변 핵시설 폐기조차 마냥 스몰딜로 평가절하하려 한다면 너무 가혹한 프레임이 아닐까?

    조엘 위트 '38노스' 대표는 북미회담 전망을 묻는 질문에 낙관도 비관도 아닌 현실적이어야 한다며 이를 판별할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그 첫 번째가 '북한과 대화가 시작된 이후의 상황이 과거보다 나아졌는가'이다. 그는 "당연히 예스(Yes)"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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