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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2심 재판부, 'A4 4장 분량' 입장표명 이유는?



법조

    김경수 2심 재판부, 'A4 4장 분량' 입장표명 이유는?

    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 '사법농단' 연루 명단 포함
    진보-보수 단체 양측 공정성 시비에 직접 입 열어
    김경수 측 "재판부 기피 등 이의 없다" 협조적 태도 약속

    드루킹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건을 심리하는 항소심 재판부가 19일 이례적으로 재판의 본질을 설명하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항소심 첫 재판을 앞두고 방청을 희망하는 지지자들과 김 지사 측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드는 등 뜨거운 관심이 쏠리자 사건을 심리하는 입장이나 쟁점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이날 김 지사 사건을 심리하기에 앞서 이런 관심을 의식한 듯 A4용지 4장 분량의 입장을 밝혔다.

    재판장인 차 부장판사는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각에서 완전히 서로 다른 재판 결과가 당연시 된다고 예상하고 그것이 판사의 경력 때문이라고 비난하면서 벌써부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문명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차 부장판사는 지난 5일 검찰이 '사법농단' 연루 의혹이 있다며 대법원에 참고자료 형식으로 통보한 법관 명단에 포함됐다. 상고법원 관련 차성안 판사를 설득해달라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부탁을 들어줬다는 이유에서다. 차 판사는 차 부장판사의 사촌동생으로, 양승태 대법원장 당시 최고 역점사업이었던 상고법원 설치에 반대하는 비판글을 쓴 바 있다.

    이에 김 지사의 지지자 측에서는 차 부장판사가 1심 재판장이었던 성창호 부장판사처럼 양승태 세력과 가까운 인물로 편파 판결이 우려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차 부장판사가 진보 성향 판사들의 학술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며, 검찰이 대법원에 차 부장판사 이름을 통보한 것도 이번 재판에 부담감을 주려는 취지라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차 부장판사는 "재판 결과는 법률과 양 당사자의 법정에서 이뤄지는 공방, 증거에 의해 결정될 뿐"이라며 "법관은 공정한 심판일 뿐 특정 결론을 향한 목표나 의지는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 결과를 예단하고 재판부를 비난하는 행위가 오히려 피고인의 입장과 노력을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차 부장판사는 최근 자신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법관이기에 앞서 부족한 사람인지라 하나하나의 말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평정심을 잃기도 한다"고 직접적인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재판에 대한 부담감을 밝히면서 피고인이 기피신청을 내주기를 내심 바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에는 수차례 '공정성'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김 지사와 눈을 맞추고 "옷깃조차 스치지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에 재판부를 쳐다보던 김 지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 부장판사의 말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이라도 불공정한 재판의 우려가 있으면 기피신청을 내라는 재판부의 말에 피고인과 특검 측 모두 이의가 없다고 답변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재판부의 말에 매우 공감하며 이번 재판과 관련한 여러 가지 논란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고 보고 주변에도 당부하고 있다"며 "공정한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지사의 항소심 첫 재판을 앞두고 지지자들은 오전 4시부터 법원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뜨거운 관심이 쏠리는 재판임에도 40석 규모 소법정에서 진행되면서, 방청석 좌석은 물론 입석까지 선착순으로 출입증을 나눠줬기 때문이다. 오전 재판을 앞두고는 김 지사 측에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까지 몰려들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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