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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3부 쪼개기에 얽힌 '중간 광고'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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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우새' 3부 쪼개기에 얽힌 '중간 광고' 딜레마

    [노컷 딥이슈] 지상파 '유사 중간 광고' 확보 위해 안간힘
    언론연대 "PCM은 중간 광고 압박 위한 부적절한 편법"
    방송계 "방송법 위반한 것 아냐…어쩔 수 없는 선택"

    '노컷 딥이슈'는 연예 이슈를 한 걸음 더 깊이 들여다보면서 그 이면의 사회·문화 현상을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사진=SBS 제공)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의 3부 편성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또 한 번 지상파의 '유사 중간 광고'로 불리는 프리미엄 광고(Premium Commercial Message·이하 PCM) 논쟁이 불거졌다.

    SBS 측은 지난 25일 현재 120분 분량을 2부로 나눠 방송 중인 '미우새'를 3부로 나눠 방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우새'는 현재 1부와 2부 사이 PCM을 1개 삽입하는데 3부 편성으로 바뀌면 광고가 하나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 20%가 넘는 '미우새'가 3부 편성을 시작하게 되면 곧 120분 분량 짜리 다른 지상파 예능프로그램들 역시 이 같은 편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달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의결하기로 했지만 정부와 청와대가 우려 입장을 밝히며 무기한 연기됐다. '미우새'의 3부 편성 논의가 본격화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언론연대 관계자는 26일 CBS노컷뉴스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PCM으로 중간광고 도입을 기정사실화 해서 방통위와 관계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결국 PCM은 규제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이나 다름없다. '미우새' 3편 쪼개기 역시 방송법 개정안이 불발로 돌아간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일 수 있다"고 짚었다.

    방송법상 편성의 시작과 완료 사이 광고를 넣는 것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한 예능프로그램을 여러 개 쪼갤 지라도 지상파의 '유사 중간 광고'가 위법은 아니다. 그러나 법을 우회하는 '편법적' 요소가 있고 이것이 지상파의 공적 책무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언론연대 관계자는 "PCM은 기존 방송법에서 허가하지 않는 형태의 광고로, 법망을 피해가는 편법적 요소가 있다. 중간 광고의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정상적인 경로로 요구해야지 이런 부적절한 방법으로는 여론만 악화된다. 이해관계를 관철 시키기 위해 이런 편법을 쓰는 것은 지상파의 공적인 책무와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지상파 방송사들 사정은 달랐다. 광고 수익 감소로 제작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상파의 책무는 다해야 하니 콘텐츠 질적 유지를 위해서라도 피치 못할 결정이라는 것이다. '유사 중간 광고'인 PCM 역시 방송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미우새'가 PCM을 더 넣기 위해 3부 편성을 한다고 해도 아마 합법적인 시간 내에 끊을 수 있을 만큼 끊을 것이고, 종료하고 재시작하면 그 사이 삽입된 광고는 중간 광고가 아니라 방송법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 시장은 계속 유료 방송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데 지상파 방송사들은 줄어드는 광고 수익으로 공익적 목적의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제작비 부족에 질 낮은 이상한 콘텐츠를 만드는 건 또 아니지 않느냐"면서 "방송법 개정안 의결이 계속 불발되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가 싶다"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실제 PCM의 광고 효과는 유료 채널 중간 광고에 훨씬 미치지 못해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형태의 광고는 아니다.

    이 관계자는 "종료 시그널이 나가면 시청자들은 채널을 재편하게 돼있다. 유료 채널들은 지상파와 달리 편성을 계속 이어가며 광고를 하기 때문에 광고를 보며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많다. 결국 광고주가 원하는만큼의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PCM이 그다지 매력있는 광고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해야 할 정도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몇 차례나 불발로 돌아간 방송법 개정안 의결에서 보듯이 지상파가 선제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이상 중간 광고 카드를 얻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상파는 여전히 너무 거대한 조직이다. 시대가 변화했는데 관성을 지키려고 하니 중간 광고 등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라며 "조직의 슬림화, 제작 시스템의 변화, 콘텐츠 개발 등이 선행된 이후에도 어렵다면 그 때 중간 광고 카드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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