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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뷰] 변곡점 맞는 '트럼프 치어리더' 외교



통일/북한

    [한반도 리뷰] 변곡점 맞는 '트럼프 치어리더' 외교

    트럼프만 바라보다 하노이 회담서 낭패…플랜B도 준비해야
    타미플루 지원, 이산가족 상봉조차 美 눈치보기에 비판론 솔솔
    “할 수 있는 것이라도 적극적으로 해야” 진퇴양난 돌파구

    ■ 방송 : CBS 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대담 : 홍제표 기자

    3월 27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백악관 트위터)

     


    ◆ 임미현 >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정세를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시간입니다. 홍제표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나왔나요?

    ◇ 홍제표 > '트럼프만 바라보는 외교, 자칫 낭패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살펴볼까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에선 비판도 받지만 북핵문제에 관한 한 많은 기대를 받아온 게 사실입니다. 우리로서도 노벨상은 트럼프가 받아도 좋으니 한반도에는 부디 평화를 가져와 달라고 기원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이번에 하노이 회담의 충격적 결과인 '노딜'은 트럼프에 의존하고 응원해온 '치어리더 외교'의 취약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 임미현 > 그런 측면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 홍제표 > 물론, 유례없는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지는 북미협상의 한 축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 역할 역시 중요합니다. 하지만 존 볼턴 백악관 보좌관이 말했듯 북핵협상에서 주도권(지렛대)은 기본적으로 미국에 있습니다. 이는 하노이 회담에서 여실히 증명됐습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북한은 김 위원장이 거의 100% 지배하는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다원적 민주제 국가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트럼프 대통령만 믿을 수는 없다는 것이죠. '플랜 B'를 만들어 놔야 하는 것입니다.

    ◆ 임미현 > 그렇다면 '플랜 B', 어떻게 준비해야 합니까?

    ◇ 홍제표 > 바로 이게 문제인데 현재로선 별로 답이 안 보입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나는 동안 우리 정부는 무력감만 드러내고 있습니다.

    ◆ 임미현 > 그렇다면 정말 아까운 시간들 허비하고 있는 셈인데 왜 그런가요?

    ◇ 홍제표 > 트럼프에 '올인'하다 보니 다른 선택지가 잘 안 보이는 겁니다. 미국은 대통령 외에 참모들의 힘도 막강한데 그런 것을 계산에 넣지 못한 것이죠. 미국은 볼턴이라는 강경파도 있고 대화파 폼페이오도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외교, 통일장관 가리지 않고 다 '비둘기'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선 이럴 때 쓸 카드가 제한돼있는 셈입니다.

    ◆ 임미현 > 통일부 장관 교체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하는 것일까요?

    ◇ 홍제표 > 본인들로선 억울할 수 있겠지만 국민들 시각에선 맞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만 홀로 애쓸 뿐 장관들은 청와대 뒤에 숨어있다는 것이죠. 다른 때도 아니고,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는 이 시점에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부시 미 행정부 때 북한에 대한 정밀폭격을 '젖 먹던 힘'까지 써가며 막았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한미공조를 강조하면서도 외교안보 부처는 좀 더 치열할 필요가 있다고 독려했습니다.

    "서훈 (국정원장) 같은 사람은 적극적으로 노력을 하지만 외교부나 통일부는 (원래) 그런 집단 아니예요? 그래서 이번에 김연철 장관(후보자)이 가면 좀 더 적극적으로 잘 할 것으로 기대를 갖습니다."

    ◆ 임미현 > 어제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온 것 같던데요.

    ◇ 홍제표 > 적어도 통일부 장관이라면 미국 눈치보다는 남북관계를 우선해야 한다, 최소한 그런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는 지적이 그동안 많았습니다. 정부가 '한미 워킹그룹'의 반대를 핑계 삼아 너무 쉽게 안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정부는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이나 타미플루(독감 치료제) 지원, 이산가족 화상상봉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개성공단은 주권의 문제라는 주장도 나오는 현실입니다. 이석현 의원의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외교부 장관에 치여서 목소리도 없고 존재감도 없어서 마치 투명인간 같았어요. 지금은 그러면 안 된다. 통일부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야 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각오가 돼있습니까?"

    ◆ 임미현 >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홍제표 > 맞습니다. 현재로선 나름대로 합리적 중재안을 낸다고 해도 북한 편을 든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국의 역할은 커졌는데 입지는 작아지는 모순적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 관점으로 본다면, 한국이 진짜 실력을 발휘할 시간이 온 셈입니다. 그 출발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는 것입니다. 대북제재 속에서도 가능했지만 '분위기' 상 못하거나 미뤄왔던 것들이 1차 대상입니다. 예컨대 정부가 2년 전에 승인했지만 아직도 전달 못한 북한 영유아들에 대한 800만 달러(약 90억원) 지원입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최근 국회 질의 답변 내용입니다.

    "5살 이하 어린이들 입에 넣어 주는 우유하고 임산부한테 우유를 안 주면서 어떻게 신뢰를 쌓아서 핵을 포기하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지금 북이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거나 핵실험을 계속한다 그러면 모르겠어요. 어찌됐건 표면상 중단하고있고 안 한다 그러는데 이것조차도 안 주면서 무슨 놈의 비핵화를 요구하느냐는 말이에요. 무슨 신뢰를 가지고 비핵화를 하겠어요?"(송영길)

    "말씀하신 데 대해서 적극 공감합니다. 저희가 벌써 거의 2년 전에 그런 결정을 하고서 아직까지 국제사회와 협의를 다 마치지 못하고 지원하지 못한 데 대해서 정부로서는 상당히 죄송스럽고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립니다."(조명균)

    사실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조차 아직까지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조용하던 북한이 "미국 상전의 눈치를 살핀다"면서 '대미굴종'을 비판하고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일방 철수했던 명분이 되는 대목입니다. 아마, 현 진퇴양난의 해답은 여기에서부터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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