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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미팅' 패싱에도 "공동교섭단체" 말 못하는 평화



국회/정당

    '호프미팅' 패싱에도 "공동교섭단체" 말 못하는 평화

    교섭단체 3당 대표만 만난 호프미팅에 참여 못한 평화
    서운한 유성엽 "공동교섭단체 구성 의견도 수렴" 발언
    교섭단체, 패싱 피하고 상임위 입김도 세지는 장점 있어
    그러나 당내 반대 의견으로 하루만에 "안 했으면 한다"로 선회
    총선에 도움 안 되고 자력으로 교섭단체 될 수 있다는 반대 의견 커
    일각선 "정의당과 교섭단체 꾸리면 탈당" 목소리도
    현재로선 바른미래당 내홍 지켜보는 수밖에

    민주평화당 유성엽 신임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의장실을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호프미팅'으로 불린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회동에 패싱 당한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공동교섭단체 구성'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렸지만 하루 만에 입장을 선회했다.

    '제3지대론'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새로운 모멘텀을 가져보려는 시도였지만 당내 반대 의견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정동영 대표님을 비롯해 몇 분 의원님들이 투트랙(two track), 우선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고 나중에 상황이 돼 제3지대 신당으로 변화할 수 있으면 그렇게 가는 1, 2단계 실현도 좋겠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공동교섭단체 구성론을 들고나온 황주홍 의원을 강하게 비난하며 3지대론을 주장해 원내대표에 당선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기존과 다른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

    공동교섭단체에 대한 시각이 상당히 달라진 탓에 주요 언론들도 이 부분을 부각해 보도했지만 유 원내대표 발언은 또 달라졌다.

    그는 22일 전북도의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사분오열되고 지리멸렬한 제3세력을 묶기 위해 정기국회 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루 만에 말이 바뀐 데는 공동교섭단체를 추진하기에도, 추진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에도 여의치 못한 원내대표로서의 복잡한 심경이 녹아있다.

    유 원내대표는 취임하자마자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만 참석하는 호프미팅을 바라봐야만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추진한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이 무산된 상황에서 진행된 호프미팅이었던 만큼 언론과 여론의 관심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지지율 답보를 해결하고 미약한 당의 존재감을 끌어올려야 할 신임 원내대표에게 교섭단체 대표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국회 정상화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맥주잔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한두 잔 더 테이블에 올려놓는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되는 일도 아니다"라며 직접 서운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이번과 같은 국회 내 교섭단체 대표 간 회동은 물론 한국당이 주장하고 있는 '교섭단체 3당만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패스트트랙 국면으로 인해 총선 전까지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등 상임위 내에서의 표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기 때문에 교섭단체를 구성해 간사 위원을 둘 수 있는 점도 적지 않은 메리트가 될 수 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당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겠다는 일반론에 가까운 발언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당내 여론이 여전히 차갑다는 점이다.

    이미 총선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정체성이 다른 정의당과 함께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이 나온다.

    우선 당 지지율이 더 높은 정의당과 교섭단체를 꾸릴 경우 당의 존재감이 더 희석될 수 있다.

    내년도 총선에서 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민주당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친여 성향이 강한 정의당과 함께 교섭단체 활동을 하게 된다면 대여(對與) 전선을 긋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현재 내홍 중인 바른미래당의 상황 변화에 따라 단독으로 교섭단체가 될 수도 있는데 섣불리 정의당과 교섭단체를 만들어서야 되겠냐는 신중론이 크다.

    이런 이유 탓에 원내대표 경선 당시 3지대 구성론을 들고나온 유 원내대표가 공동교섭단체 구성론을 들고나온 황 의원을 압도적인 표 차로 이긴 것으로 전해졌고, 일부 의원들은 공동교섭단체가 구성되면 탈당하겠다는 강경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평화당 관계자는 "현재 당내 상황을 고려할 때 투트랙으로 가겠다는 것은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추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두 상황을 모두 열어놓겠다는 수준으로 봐야 한다"며 "3지대론은 당 밖의 상황에 달려 있다는 점 때문에, 공동교섭단체는 당내 반대 의견 때문에 지금은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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