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갑툭튀' 성희롱? 인터넷 방송, 유구한 혐오史



미디어

    '갑툭튀' 성희롱? 인터넷 방송, 유구한 혐오史

    [노컷 딥이슈] 옹달샘 팟캐스트부터 아프리카TV BJ들 성희롱까지
    규제 사각지대 틈타 약자 성적 대상화·성희롱 등 혐오 표현 확산
    "구독자 늘려 수익 창출하려면 부정적 정서 대변해 강화"
    "사회적으로 영향력 커졌다면 그에 마땅한 책임 져야"

    왼쪽부터 아프리카TV BJ 감스트·외질혜·NS남순. (사진=방송 캡처)

     

    인터넷 방송을 통해 규제 없이 확산되는 혐오 발언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아프리카TV BJ NS남순·외질혜·감스트는 최근 인터넷 방송 중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들은 '당연하지' 게임 도중 여성 BJ 등을 직접 지칭해 성적 대상화하는 농담을 나눴고, 이 발언이 온라인에서 퍼져 파장을 일으켰다.

    3일 간 방송 정지 처분을 받은 세 사람은 모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해 반성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아프리카TV의 자체적인 처벌 규정이 지나치게 약하다는 비판과 함께 인터넷 방송으로 무분별하게 확대·재상산되는 혐오 표현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이 주류 콘텐츠로 자리잡기 이전부터 인터넷 방송을 통한 혐오 표현은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 등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규제 속에서 약자를 겨냥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혐오 표현이 거리낌없이 사용돼 왔던 탓이다.

    개그트리오 옹달샘의 장동민(왼쪽부터), 유상무, 유세윤이 지난 2015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인터넷방송 막말 논란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확대이미지

     

    인터넷 방송 혐오 표현의 심각성을 알린 대표적인 사건은 개그 트리오 옹달샘 논란이었다.

    세 사람이 진행했던 팟캐스트 속 강도높은 여성 혐오 발언들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들은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일시적인 자숙을 가졌다. '혐오 표현'을 규제해야 한다는 논의 자체가 없었던 시기였기에 사건은 그 정도에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으로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자 혐오 표현은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보편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거나 부추기는 콘텐츠는 물론이고, 더욱 짙은 공격성을 담은 혐오 표현들이 등장했다.

    뿐만 아니다. 최근까지도 남성 BJ와 여성 BJ가 '합방'(합동방송)을 하면 여성 BJ 몸매 평가 등 성적대상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거나 자극적 콘텐츠로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었다.

    꾸준히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음에도 사실상 유튜브와 아프리카TV는 이를 '방치'하다시피 하면서 혐오 표현이 잦은 유튜버나 BJ의 수익을 보장해왔다. 외질혜가 사과문에 언급했던 것처럼 개인 방송 진행자들 사이 "'인터넷 방송에서는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구독자를 늘려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은 쉽게 대중을 선동하거나 부정적인 정서를 대변해 그 표현을 더욱 강화시킨다"면서 "기본적인 방송의 생리를 따르고 있는 것이지만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에 이걸 멈출 '브레이크'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방송 시장은 이미 몇 년 사이, TV 방송이 가진 영향력에 버금갈 정도로 급속히 성장했다. 시장의 자정 능력을 신뢰하기 어렵다면 혐오 표현을 재생산하는 '위험한' 영향력을 막고 '사회적 책임'을 자각해야 할 시점이다.

    하 평론가는 "방송국에 대한 감시 시스템이 철저하기 때문에 방송에서 조금만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을 내보내면 논란이 되는 것"이라며 "방송국 규제에 준할 정도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고, 사회 문화적으로도 비판적인 시각이 요구된다. '표현의 자유'가 주는 시장 경쟁력과 무관하게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미디어는 마찬가지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