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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영화톡]영화기자 두 사람이 '기생충'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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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영화톡]영화기자 두 사람이 '기생충'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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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느낌부터 인상적인 장면, 가난에 관한 묘사, 감독 연출과 배우 연기까지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기생충' (사진=㈜바른손E&A 제공)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천만 영화를 노리는 '기생충'을 영화 기자 둘이 보았습니다. 영화를 본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서로 감상을 공유했으나, 너무 많은 스포일러가 있던 탓에 묵혀야 했습니다. 어느덧 개봉 5주차에 접어들었고, 존재만으로 스포일러였던 근세 역 박명훈 배우까지 인터뷰를 한 상황이니 공개해도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이 보시죠. [편집자 주]

    ※ 이 기사에는 영화 '기생충'의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시고 기사 읽기를 권장합니다.

    ◇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처음 든 생각

    김수정 기자(이하 김수정) : 봉준호는 봉준호다. 빨리 한 번 더 보고 싶다.

    이진욱 기자(이하 이진욱) : 고삐 풀린 자본주의에 대한 봉준호 감독의 끈기 있는 탐색에 박수를 보낸다.

    ◇ 인상적인 장면

    김수정 : 역시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의 합성어) 영화는 물고 뜯고 즐기는 맛이 있는 것 같다. 일단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냄새에 대한 장면이다. 다송(정현준 분)이 기택(송강호 분)과 충숙(장혜진 분)에게 같은 냄새가 나고 기정(박소담 분)에게도 같은 냄새가 난다고 하는 것, 그 이후에 박사장(이선균 분)이 기택을 두고 무말랭이 말리는 냄새, 지하철 타고 다니는 사람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것, 나중에 칼부림이 일어나고 나서 코를 막고 기택을 약간 피하듯 쳐다보는 것이다. 늘 사람 좋아 보이던 기택이 '냄새'라는 언급에 민감해지고 박사장을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는 것, 여기서 어떤 위협감을 느꼈다. 송강호 씨가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듯, 그게 바로 인간에 대한 존엄을 침해한 거였고, 박사장 표현이라고 하면 선을 넘은 장면이라고 봤다.

    여기서 박사장과 기택의 반응 차이가 인상적이었다. 박사장은 드러내지 않다가 나중에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낸다. 기택도 처음에는 자기 옷 냄새를 맡고 차 냄새를 신경 쓴다. 그게 처음에는 눈치 보는 느낌, 어쩌면 수치심 같아 보였는데 나중에는 어떤, 자기라는 사람의 존재를 부정하는 느낌이 들어서 확 돈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는 (기택 가족) 넷 중에 기택이 뭐랄까 가장 모나지 않은 성격으로 보여서, 가장 잔혹한 짓을 하는 게 반전으로 느껴졌다. 놀랍기도 하면서. 그게 그 사람이 허용하지 못한 '선 침범'을 맞이하는 자세가 아니었나 생각했다.

    기택네 가족은 이렇다 할 고정 수입이 없는 '전원 백수'다. 온 가족이 모여 피자 박스 접기 부업을 하는 모습 (사진=㈜바른손E&A 제공)

     

    '전원 백수'라곤 하지만, 사실 기택네 가족은 다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다. 그게 선망받는 종류의 일이거나 정규직이 아니었을 뿐. 기택만 해도 치킨집, 대만 카스테라 집을 하고 발렛(파킹)도 했고 대리기사도 했다. 온 가족이 피자 박스를 접어서 푼돈이라도 벌려고 하고. 아무튼 (박사장이) 나한테 돈을 주는 사람이고, 거기서 나오는 힘 때문에 분명한 서열 관계를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해서는 안 될 무례한 짓을 목격한다면? 너무나 열심히 살았지만 쥔 게 없는 사람은 어떤 마지막 선택을 할까… 그런 느낌이랄까? 아무튼 찌를 때 너무 놀랐다. 그건 문광(이정은 분)의 남편 근세(박명훈 분)도 마찬가지였다. 되게 사람 좋아 보였다. 근데 정말 확 돌아버린 느낌?

    이진욱 : 나는 기택의 선택을 계급투쟁으로 이해했다. 을과 을의 싸움으로 비치는 기택네와 전 가정부 문광네 사이 다툼 이후, 기택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냄새'로 빈자를 하대하는 박사장(갑)에게 분노의 원인이 있다는 것을 직시하는 거지. 그것이 기택이 강조했던 무계획의 계획, 혁명이나 전복과 같은 사건으로 읽혔다.

    인상적인 장면은 극 중반 이후 나오는, 주인공들이 박사장네 언덕 위 집에서 기택네 지하실 집까지 가는 험난한 여정. 그게 인상적이었다.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 터널을 지나 또다시 계단을 내려가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해서 보여줌으로써 두 가족 사이 빈부 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 커다란 간극만큼 '헬조선'의 목소리가 권력층에게 전달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드러냈다고 본다.

    빈자들이 보내는 신호에도 눈길이 가더라. 권력층을 향해 언제나 신호를 보내는, 조금만 귀를 기울이고, 해석하면 알 수 있는 신호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은 감수성이 될 수도 있고, 배려가 될 수도 있고…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신호를 읽으려는 노력이 권력자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 영화 속 한 축인 '가난한 자' 묘사에 관해

    김수정 : 아무래도 기택 집의 리얼리티가 기억에 남는다. 창문으로 사람들의 발이 보이는 반지하, 수해가 나면 변기 물부터 터지고, 높이 있는 변기, 선풍기를 개조해서 만든 빨랫줄에 걸려 있는 양말, 여러 브랜드의 샴푸가 정신없이 놓여있는 것, 아빠가 메리야스만 입고 앉아있는 것, 남의 집 무료 와이파이를 쓰는 것… 사실은 이런 디테일을 더 자세히 보고 싶어서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이진욱 : 기택네 가족이 모여서 마시는 술의 변화가 눈에 들어오더라. 처음에는 요즘 주머니 가벼운 젊은 층이 선호하는 저가 맥주를 도란도란 앉아서 먹다가, 취업으로 경제 상황이 나아지니까 수입 맥주로 바뀐다. 이후 주인이 집을 비운 부잣집에 모여서 최고급 양주를 마시는 과정에서 부의 정도에 따라 생활 수준이 확연히 변한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본다.

    기택네 가정형편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인 집 화장실. 기우-기정 두 남매는 공짜 와이파이를 잡아 쓰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 있다. (사진=㈜바른손E&A 제공)

     

    취업을 위해 이력 등 가짜 시나리오를 쓰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합을 맞추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얼마나 많이 연습했으면 가족 구성원들이 그 대사를 외워서 따라 할까, 그 간절함이 확 다가왔다.

    김수정 : 가난을 경험해 본 기택 가족이 박사장 가족에 관해 이야기하는 말도 너무 공감 갔다. 부자라면 나는 더 착할 수 있다, 돈이 다리미다, 구김살을 펴준다, 부자지만 착한 게 아니고 부자니까 착한 거라고 정정하는 충숙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기우(최우식 분)는 자기가 이 집에 어울리냐고 물어보지 않나? 기정이 거품 목욕하는 걸 보고 진짜 부잣집 애 같다고 하면서 어떤 선망 어린 평가를 하는 장면에선 그게 얼마나 오랫동안 몸과 마음에 배어있었을까, 하는 마음에 공감이 갔다. "어울린다고 해야 하나? 우리랑은 달라"라고 하는 대사를 듣고, 꿈꿔왔던 멋진 풍경에 잘 어우러지는 동생 기정을 부러워하는 기우 마음이 느껴졌다. 계획을 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기택에게서는 아무리 최선을 다하고 많은 변수를 고려해서 조심스러운 선택을 해도 족족 망하는 걸 경험한 자의 체념이 느껴졌다.

    이진욱 : 공감한다. 지하실 집 앞에서 상습적으로 소변을 보는 한 남성을 대하는 기택네 가족의 태도 변화도 비슷한 맥락으로 다가온다. 처음에는 그 행태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이후 취업 등으로 자존감이 높아진 상태에서는 180도 다른 대응을 보인다. 삶의 환경이라는 것이 인간 개개인의 언행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존엄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김수정 : 생각해 보면 가난한 사람들은 계획을 세울 때도 제약이 많다. 하는 일이 불안정하고 돈도 얼마 안 돼서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상황이고 모아둔 돈도 없으니까, 먼 미래를 그려보는 게 어렵다. '그러니까 사람을 죽이건 나라를 팔아먹건 상관없다'고 하는 아주 공격적으로 보이는 자세가 사실은, 그동안 갖은 고생을 해 온 사람이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하는 태도처럼 보이더라. 가장 적극적인 방어는 공격인 느낌!

    ◇ 부자 박사장네가 사람을 들이는 방식

    이진욱 : 기택네 가족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박사장네 태도는 어떻게 다가왔나? 코미디로 그렸는데.

    김수정 : 아, 이건 부잣집이랄까 상위층의 허위의식이 재미있었다.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이진욱 : 동감.

    김수정 : 그 허위의식이 잘 드러난 게 바로 기택네 가족 채용 과정이었다고 본다. 보면 되게, 신뢰를 중시하지 않나? 연교(조여정 분)는 이제 사람을 못 믿겠다고 하면서, 사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금세 매료된다. 그 가족을 다 들이고. 근데 또 기택네 가족도 험난하게 살면서 상위층의 생리랄까 그걸 깨달은 것 같다. 충숙을 들일 때 선택된 사람만 이용이 가능한 배타적인 멤버십 서비스를 제안한다든지. 신뢰, 검증을 가장 중시하지만 사실은 박사장네의 가장 약한 고리가 그 두 개였다. 인터넷에서 조금 본 미술치료 이야기만 풀어도 너무 감동해서 바로 채용하는 걸 보라.

    아, 그리고 허세가 가장 잘 드러난 건 아는 단어만 영어로 쓰는 연교의 말투. 짜파구리 먹으면서 채끝살 넣어 먹는 것, 소파에서 잘 때 박사장 부부가 가장 혐오스러워하면서 하대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며 그걸 욕망하는 게 재미있었다. 차에서 발견된 팬티 언급을 하고 마약을 사 달라고 한다거나, '다송이 트라우마 극복 케이크'도 너무 웃기고, 지인들 부를 때 선물 절대 사 오지 말라고 하는 것 등?

    '설국열차'에서도 인상적으로 봤던 건데, 맨 앞칸 사람들은 너무 모든 것이 풍족한 나머지 결국엔 쾌락과 환각을 찾아서 약을 하지 않나. 거기에 너무 놀랐다. 내가 부자면 저렇게 안 살 텐데, 하고. 부족함이 없는 삶=지루함일 뿐일까. 지루함을 탈피하는 것은 극도의 쾌락 추구뿐일까 그런 생각을 했다.

    이진욱 : 허위의식이라는 측면에서 소수 자본가가 강조해 온, 절대다수 노동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드러낸 장면들이라고 본다. 자신들의 부를 늘려주고 관리하는 도구 정도로 생각한다고 해야 할까. 인간에 대한 예의가 생략된 거지. "선을 넘지 말라"는 박사장의 대사는 그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듯하다. 시스템을 강조하지만, 사실 이해관계에 따른 감정적인 판단과 선택에 의존하는 자본의 속물성.

    김수정 : 맞다. 그 배타성이 있는 것 같다. 기택과 첫 드라이브를 할 때도 박사장은 한 가지 일을 오래 한 사람을 존경한다고 해 놓고 뒤로는 무말랭이 냄새가 난다고 하지 않나. 문광을 칭찬할 때도 '그 아줌마는 선을 안 넘어'라고 하고.

    ◇ 상반된 두 가족, 부부의 관계

    위쪽은 박사장네 부부, 아래쪽은 기택네 부부 (사진=㈜바른손E&A 제공)

     

    김수정 : 기택은 박사장에게 사모님(연교)을 사랑하냐고 묻는데, 그때마다 박사장 심기가 매우 불편해 보였다. 왜 그랬다고 생각하나.

    이진욱 : 박사장네 가족은 서로에 대한 애정보다는 남성 중심 가부장제를 수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기득권층의 계약적 관계로 다가왔다. 그렇기에 '사랑'이라는 것이 의미 없는 낭만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두 가족의 상반되는 분위기가 눈에 띄었는데, 어떻게 봤나.

    김수정 : 저도 완벽해 보이는 박사장네 가족에 부족한 게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하긴 했는데 박사장이 지나치게 예민한 느낌이었다. 사실 뭐 진짜 안 사랑할 수도 있다. 근데 그렇게까지 정색할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부잣집만 그런 게 아니라 생활이 어떻든 가난한 집도 얼마든지 서로 안 사랑할 수 있지 않나. 그래도 기택네 집은 정이 있었던 것 같다. 가부장제… 사실 박사장 정도는 '극혐 가부장'으론 안 느껴졌다. 가부장적이어서 연교를 압도하거나 위협하는 장면은 많이 없어 보였다. 돈의 힘에서 나오는 권위가 더 강조돼서 그려진 것 같다.

    이진욱 : 사실 남성 중심 가부장제는 상당히 고전적이고 전근대적인 시스템이지 않나. 남성은 밖에서 돈을 벌어오고, 여성은 집에서 살림과 육아를 담당하는 분업 구조는 경제적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 끼니를 잇기 위해 누구라도 돈을 벌어야만 했던 빈자들의 삶에는 본래부터 맞지 않는 시스템인 거다. 극중 기택네는 잇단 생업 실패로 가부장의 권위가 무너질 대로 무너진 가정이다. 그 안에서 남녀는 뚜렷한 역할 분담 없이 각자의 역할을 찾아간다. 명민한 기정과 당당한 충숙은 그래서 인상적이다.

    반면 가부장제를 유지하기 위한 부를 갖춘 박사장네는 남녀 사이에 뚜렷한 서열이 있다. 단적으로 아내 연교가 짜파구리를 권하는 순서만 봐도 박사장→아들→자신이다. 딸은 안중에 없다. 딸 다혜(정지소 분)가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는 장면도 몇 차례 나온다. 모든 것이 박사장과 아들 다송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족. 그것은 가부장제의 표본이다.

    김수정 : 맞다. 빈자의 집에선 가장 권위가 없다는 데 정말 공감한다. 누군가 특별히 권위 있는 구조가 가족에게 좋은지 의문이라서, 수평적인 게 좋은 것 같다.

    ◇ 봉준호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기택네 가족과 박사장네 가족이 각각 사는 동네와 집은 완전히 딴판이다. 위쪽이 기택네 동네와 집, 아래쪽이 박사장네 동네와 집 (사진=㈜바른손E&A 제공)

     

    이진욱 : 봉준호 감독의 영리한 연출이 돋보인 부분으로 소품인 수석을 들고 싶다.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는 "이야기에 총이 등장하면 반드시 발사돼야 한다"고 했다. 무기의 등장은 그 무기가 어느 순간 쓰일 것이라는 데서 서스펜스를 극대화한다. 극 초반 수석이 등장하고, 주인공들이 그 수석을 소중히 다루고, 클라이맥스에서 수석을 다시 부각시키는 장면 등은 관객들 궁금증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중요한 장치다.

    김수정 : 연기는 다 좋았다. 전 박소담 씨 연기하는 걸 처음 봤는데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이더라. 어제 언론 시사회에서 본인이 언급한 것처럼, 기정의 대사를 자기 말로 자연스럽게 해내서 어떤 위화감도 없는 게 눈에 띄었다. 박사장 집에 들어간 기택네 가족 중 가장 치밀해 보였다. 나중에 죽을 때도 아빠가 눌러서 더 아프다고 하는 말이 왜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 조여정 씨도 좋았다. 순진하고 푼수 같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별 악의는 없지만 편견은 많은, 어떻게 보면 복합적이고 가장 허위의식이 두드러진 캐릭터인데 정말 잘 소화한 것 같다. 최우식 씨는 원래 연기 잘하는 거 알았고 그걸 재확인한 시간이었고, '기생충'을 보고 다채로운 얼굴이 있다는 걸 알았죠. 어쩐지 내보이기 부끄러울 수 있는 자기 집안 형편을 아는 민혁(박서준 분) 앞에서와, 아예 속이려고 박사장네 갔을 때 짐짓 당당한 척하는 자세, 다혜와 있을 때, 깨어나서 피식피식 웃을 때 등 여러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송강호 씨는 역시 송강호다! 제일 평범한 얼굴, 별로 위협적이지 않은 얼굴에서부터, 무표정으로 또 섬뜩함을 선사하는 게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웃는 얼굴이 너무 사람 좋아 보였는데 무서움이 있었고… 이정은 씨는 언급을 하면 다 스포가 될 것 같아서… 북한 앵커 장면이 기억에 남고 나중에 기택네 가족들이 다 들켰을 때 진짜 1초 만에 태도가 바뀌는데 거기에 움찔했다. 그 집의 비밀을 다 알고 있는 듯한 비밀스러움과, 쫓겨나고 나서 가장 바닥을 친 모습의 대조도 인상적이었다. 장혜진 씨 연기는 사실 제가 그동안 본 적이 없어서 전작 비교는 못 하겠지만 그냥 정말 그런 사람이 있을 것 같다는, 놀라울 정도의 자연스러움이 기억에 남는다. 부자가 된, 거만하고 선을 중시하는 박사장은 그동안 이선균 씨에게 보지 못한 캐릭터라 신선했던 것 같다. 그동안 작품에서 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는데 여기선 성공한 자의 여유를 연기해야 하는 거라서 재밌었달까.

    연출은, 정말 사람 긴장하게 만드는 연출은 최고인 것 같다. 또, 그런 소동극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기묘하게 어울리는 클래식을 틀어놓은 게 재밌었다. 이 모든 이야기를 펼치면서도 웃음을 놓치지 않은 게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기택이 예를 갖춰서 문광을 보내드렸다고 할 때, 그런 데에서까지 웃음을 줄 줄 몰랐다. 개인적으로 봉테일을 느낀 건 JTBC 현직 기자를 출연시킨 것. 그래서 고마운 분들에 손석희 JTBC 사장도 있더라.

    영화 '기생충'의 배우들. 왼쪽부터 송강호, 최우식, 장혜진,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이선균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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