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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파업 "임금 못받는 방학 때는 라면도 사치다"



교육

    학교 비정규직 파업 "임금 못받는 방학 때는 라면도 사치다"

    다문화 언어강사, 1년 단위 재계약 고용불안에 처우 열악
    시간제 돌봄 전담사, 4시간 안에 할 수 없는 근무로 공짜노동 강요

    다문화 언어강사인 카자흐스탄 출신의 아마노바 잠자골씨가 4일 서울교육청 앞 학교 비정규직 파업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영태 기자)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이틀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해 마다 파업을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조원들은 파업 현장에서 학교 비정규직의 고충을 가감없이 토로했다.

    4일 서울 지역 학교비정규직 파업대회 현장. "우리도 방학중에 최소 생활을 할 수 있게 월급을 지급해달라"는 소리에 무슨 말인가 했더니 믿기 어려운 얘기가 터져 나왔다.

    서울일반조고 학교급식지부 김규희 서대문지회장은 "일주일에 4일은 형편상 라면 먹는다 하니 옆에 있던 동료가 그 비싼 라면을 어떻게 먹냐며 놀라더라. 방학에는 라면도 비싸서 사먹기도 힘들다고 하더라"고 동료의 어려움을 전했다.

    방학 중에 근무가 없어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학교 비정규직 종사자는 급식실 조리사와 조리원, 특수교육 실무사, 교무 실무사, 전산 실무사 등 10개 직종 안팎에 이른다.

    이들은 전체 학교 비정규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8월에 정기상여금 45만원만 지급될 뿐이라고 한다.

    이들은 방학 중에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도, 학교장으로부 '겸직' 허락을 얻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급식노조 한 간부는 "조리직종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 등으로 병든 몸을 고치기 위해 병원에 가야 하는데 치료비도 넉넉치 않은 형편이다"고 말했다.

    서울 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 소속 조합원 2500여명이 4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파업집회를 열고 있다.(사진=김영태 기자)

     

    ◇"다문화 언어강사, 1년 단위 재계약 고용불안에 처우 열악"

    다문화 언어강사의 처지는 더욱 열악하다.

    10년째 다문화 언어강사를 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출신의 50살 아마노바 잠자골씨는 고용 불안과 열악한 처우를 호소했다.

    잠자골씨는 "교육청이 우리에게 대우하는 것 비해 굉장히 많은 역할을 하는 게 다문화 언어강사이다. 저희들은 문화 차이와 언어문제로 학업을 포기하려는 다문화 학생들에게 튼튼한 지원군 되고 있고, 수년째 학교에서 다문화 가정 학생을 지원하고 있지만 처우는 매우 미흡하다. 1년단위로 재계약 하는 고용 불안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문화 강사들은 올해 4월부터 받게된 급식비 지원만 빼고 근속수당. 교통 보조비, 자녀 학비 지원 등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기본급은 딱 최저임금 수준이고, 명절 휴가 때 마저도 20만원씩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10년간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다. 다른 교육 공무직 선생님들이 처우 개선 됐다 단체 협약 체결됐다는 소식들을 때마다 가슴 아프다"고 서운함으로 드러냈다.

    ◇ "시간제 돌봄 전담사, 4시간 안에 할 수 없는 근무로 공짜노동 강요"

    시간제 돌봄 전담사들 또한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50여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여성노조 돌봄지회 홍순영 공동대표는"초등 돌봄 전담사 중 8시간 전일제는 전국 약 18%에 불과하다. 4시간 넘는 일을 4시간 안에 구겨넣기식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었다. 초과 근무가 발생하지만 예산 문제로 사실상 공짜노동을 강요 받고 있다. 제대로 된 돌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시간제 돌봄 전담사의 근로시간 연장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체계가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는커녕 박근혜 정부 정책을 계승하고 있다. 진짜 정책을 실현하려 한다면 여성의 일자리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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