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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제징용 연관성 알린 한인 임원, 日전범기업 측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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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단독]"강제징용 연관성 알린 한인 임원, 日전범기업 측 '해임'"

    • 2019-07-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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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범기업 다이셀 측 한국임원에 돌연 해임 통보
    유족회에 "전범기업 자회사 맞다" 전화확인 후 해임
    '부당 해임' 7년 소송…김앤장 앞세운 다이셀
    다이셀 "이미 판결 난 일…할 말 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수정 기자 (CBS 심층취재팀)

    ◇ 김현정>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오수정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볼까요?

    ◆ 오수정> 요즘 일본 문제로 나라 안팎이 시끄러운데요, 오늘 저희 훅뉴스에서도 한 일본 전범기업 측으로부터 부당하게 해임 당했다는 분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전범기업의 한국 자회사에서 부사장을 지낸 한국인이 어느 날 돌연 해임을 통보받았다고 하는데, 이분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면 화도 나실 겁니다.

    ◇ 김현정> 전범기업이라는 건 전쟁범죄를 저지른 기업. 일본의 경제보복도 사실은 전범기업들이 강제징용 피해자들한테 배상하라고 우리 대법원이 얘기를 하니까 거기에 반발하면서 불거진 거 아닙니까? 그런 전범기업 중 한 곳에서 근무를 하던 분이 부당하게 해임 당했다? 대체 어떤 업체입니까?

    ◆ 오수정>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다이셀세이프티시스템즈코리아라는 기업입니다. 이 회사의 일본 모회사가 다이셀코포레이션인데, 전범기업이에요. 2년 전에 훅뉴스를 통해서 이 다이셀이라는 전범기업이 한국에 진출해 경북 영천에 공장을 지으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게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 김현정> 기억이 나네요. 이 다이셀이 국내에 공장을 지었는데 지자체가 특혜까지 줘가면서 유치를 했다고 해서 이게 실리적으로 괜찮은 거냐, 역사적으로 봤을 때 안 되는 일이냐 이런 얘기들 했었어요.

    다이셀 로고
    ◆ 오수정> 네. 다이셀이라는 회사는 태평양전쟁 당시에 화학물질로 군복용 섬유와 필름 등을 만들던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여기로 끌려와 착취당한 피해자들의 숫자가, 공식 문서를 통해 확인된 것만 해도 144명이에요. 어떤 기업인지,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한성민 교수의 설명으로 들어보시죠.

    [녹취/ 한성민 교수 (대전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이 다이셀은 전범기업이라는 것은 확실하고요. 이 회사에서 자체 역사로 밝혀놓고 있는 것을 보면 군사자재를 최우선으로 하는 국책에 의해 1941년부터 본격적으로 군수공장으로 동원됐다고 스스로가 밝히고 있습니다. 주로 여기서 생산했던 것들이 군복이라든지 군수물자로 들어가는 다양한 부품들이 들어가게 되고. 전쟁에 협력하고 전쟁을 통해서 이익을 확보한 그런 대표적인 전범기업의 하나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기업인데, 이 곳의 한국 자회사에 다니던 한국인이 해임됐다는 건가요?

    ◆ 오수정> 그렇습니다. 2005년 다이셀에 입사한 김주묵씨 이야기입니다. 자동차 에어백 가스주입장치를 만드는 다이셀은 당시 한국 법인이 없었지만, 이분이 적극 영업을 하고 한국 시장을 개척한 결과 판매량이 올랐고요. 결국 한국에 공장까지 차리게 됐다 하네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일본계 기업의 한국인 임원까지 된 거군요?

    ◆ 오수정> 다이셀의 서울 영업지사의 지사장이었다가, 다이셀코리아라는 한국지사가 설립되면서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그렇게 일을 한지 8년쯤 되던 때, 돌연 해임 통보를 받게 됩니다.

    ◇ 김현정> 아니 영업을 잘 해서 한국에 공장을 차리는 데도 일조한 분인데 갑자기 왜요?

    ◆ 오수정> 공식적인 해임 사유는 신의성실 위반. 근무태도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인데 사실 임원의 해임은 구체적 이유를 명기하지 않아도 가능하거든요.

    ◇ 김현정> 아무리 그래도, 근무태도가 좋지 않아 해임했다? 영업 실적도 좋았다면서요.

    ◆ 오수정> 같이 일했던 동료들도 그 점이 납득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한 동료는 당시 회사가 막무가내로 어떻게든 김주묵씨를 내쫓으려 했다고 하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직장 동료]
    "맘에 안 드니까 그랬겠죠. 뭔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하게 감사라 뭐 해서 나온 것도 없는데. 왜 그 사람이 타겟이 됐고 싫어하는지는 알지 못하겠고. 어떻게든 내보내려고. 온갖 핑계를 대서..."

    ◇ 김현정> 특별하게 감사를 하거나 그러지도 않았는데 해임이 됐다? 이해가 가지 않는데 이 분이 짐작하는 진짜 해임 사유는 뭐예요?

    ◆ 오수정> 해임당한 뒤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조짐이 있기는 했다고 합니다. 김주묵씨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녹취/김주묵]
    "제가 해고를 당하기 전 11월에 OOOO라는 영업부분 총괄부사장이 '너 강제동원 유족회랑 접촉했다며?' 이런 얘길 하고 간 거예요. 툭 던지고. 잘 몰랐지만 분위기는 굉장히 안 좋았죠."

    ◇ 김현정> 강제동원 유족회와 접촉을 했다?

    ◆ 오수정> 김씨가 해고된 때가 2013년 1월이에요. 그런데 2012년 말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무렵이 어떤 때였느냐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대법원이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던 때예요.

    ◇ 김현정> 그 파기환송 결정 이후에 관련 재판이 이어져서 최근 대법원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배상을 하라' 최종 판결을 내리게 됐잖아요. 앞서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줄줄이 패소했었는데 2012년 대법원 결정이 전환점이 됐죠. 바로 그 때네요?

    ◆ 오수정> 네. 그리고 이 결정이 나온 이후 당시 새누리당 이명수 국회의원이 105개 전범기업 명단을 발표합니다. 이 명단에는 김주묵씨가 있던 회사가 '다이니혼 셀룰로이드'라는 이름으로 포함돼 있었습니다.

    ◇ 김현정> 다이니혼 셀룰로이드? 다이셀이 아니라?

    ◆ 오수정> 과거 공식 명칭은 '다이니혼 셀룰로이드'였고, 보통은 줄여서 '다이세루'라고 불렀다고 해요. 영문이름이자 한국에 진출한 자회사의 이름은 다이셀이구요.

    다이셀의 회사 연혁. 태평양전쟁 중 군수 생산에 동원됐다고 밝히고 있다. (다이셀 홈페이지 캡처)
    ◇ 김현정> 그런 과정을 잘 모른 채 '다이니혼 셀룰로이드'라는 회사 이름만 보면, 국내에 진출한 다이셀이 과거의 전범기업인지 아닌지 알 수 어렵겠네요. 특히 강제징용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 있었겠는데, 그래서 그분들이 김주묵씨와 접촉했다는 건가요?

    ◆ 오수정> 공식적으로 만난 건 아니지만, 전화로 얘기를 나눴던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그때의 기억을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김주묵]
    "나중에 기억나는 건 전화 받은 적 있어요. 유족회인지는 모르겠는데 '여기 들어온 다이셀이 다이세루냐'고 묻더라고요. (이명수 의원이 발표한 게 다이세루니까?) 나중에 유추하니까 그랬던 거죠. 제가 '다이세루 맞죠. 일본 사람들은 다이세루, 다이세루 하니까.' 그러다 아! 그거였구나. 유족회! 있다면 그거겠구나.. 그러고 그냥 쫓겨난거죠."

    ◇ 김현정> 전범기업 명단에 있던 '다이세루'가 '다이셀'이 맞다고 확인을 해 준거네요. 그리고 그러한 사실이 회사에까지 알려진 것이고요.

    ◆ 오수정> 근무태도를 문제 삼았지만 사실 비공식적으로는 일제 피해자 단체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보고가 일본 본사에 올라갔고, 이 이유로 해임까지 됐다는 게 이 분의 주장입니다. 한국에도 지사를 낸 다이셀이 전범기업으로 지목된 만큼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이 이어질 수 있으니, 내부 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한국 임원들을 내보내려는 계획도 있지 않았겠느냐, 추측도 하더라고요.

    ◇ 김현정> 이제 앞으로 소송이 이어지게 될텐데. 그럼 내부 정보를 알고 있는 한국인들, 임원이 되겠군요 김주묵씨처럼. 이런 사람들을 미리 좀 정리하려는 이런 건 아니었겠는가 하고 주장하고 있는 거죠? 게다가 전화를 받아서 접촉을 한 사람도 이분이니까. 아마 가장 쉬운 타겟이 되지 않았겠느냐는 짐작을 할 수 있었겠죠. 실제 한국에 있는 다이셀이 전범기업 명단에 있는 그 기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게 확인된 후 강제동원 피해자 쪽에서 다이셀을 압박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했겠어요?

    ◆ 오수정> 전범기업 명단 발표 후 다이셀에도 후폭풍이 옮겨붙었고요, 특히 2016년 5월엔 강제동원 피해자 연합회에서 두 달 동안 경북 영천 다이셀코리아 공장에서 규탄 집회까지 벌였습니다. 같은 해 9월에는 대구지방법원에 재산 압류 소송도 제기했고요.

    ◇ 김현정> 가압류 소송까지 이어졌군요. 결과는 어떻게 됐어요?

    ◆ 오수정> 결과는 기각입니다. 일본에 있는 다이셀과 한국에 지점을 낸 다이셀 코리아,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인데 양측을 별개의 법인이라고 법원이 판단한 건데요, 강제동원 피해단체는 현재도 다이셀 일본 본사를 상대로 과거 지급되지 않았던 임금에 대한 청구 소송도 진행 중입니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자연합회 장덕환 사무총장입니다.

    [녹취/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자연합회 장덕환 사무총장]
    "작년 10월에 정식 재판 소송을 걸었죠. 미불노임청구. 지금 수원 지법 안산지원에 냈어요. 재판을 길게 끌 것도 없고. 회사 자료에 딱 그 사람이 징용 당한 게 나와있으니까."

    다이셀코리아에서 부사장 겸 서울지점장을 지냈던 김주묵씨
    ◇ 김현정> 강제징용 피해 단체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한국인 부사장이 내쫓겼다는 그 주장에 대해서는 다이셀 측의 입장도 들어보셨어요?

    ◆ 오수정> 저희가 그 입장을 듣기 위해서 다이셀코리아에 수차례 연락을 했는데요. 아무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다이셀 관계자(음성변조)]
    "여쭤봤는데요. 저희는 그거에 대해서는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시고요. 오래된 일이고 이미 다 판결이 난 일로 알고 이는데 뭘 취재하고 싶은 건지는 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저희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보니까요.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시네요."

    ◇ 김현정> 답변을 회피하네요. 그럼 해임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여부는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은 건가요?

    ◆ 오수정> 김주묵씨는 지금껏 7년간 부당해고를 주장하면서 여러 차례 행정소송과 민형사 소송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다이셀의 소송은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 등 일본의 다른 전범기업 소송을 대리했던 김앤장이 맡았다고 하네요.

    ◇ 김현정> 개인이 상대하기에는 쉽지 않았겠네요. 그런데 그런 소송의 결론은 이 분의 해임이 부당하지 않다는 결론이 난 거예요?

    ◆ 오수정> 이 분이 부사장과 서울 영업지사장까지 지낸 만큼 근로자가 아니라 사용자라는 겁니다. 이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따를 필요도 없고, 언제든지 주주총회 결의만으로 해임할 수 있으니 문제될 것은 없다는 결론입니다.

    ◇ 김현정> 해임 사유라는 것을 법적으로 따질 수도 없는 거군요. 그럼 다이셀에 남은 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재판뿐이겠네요. 미쓰비시나 신일철주금과 같은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은 지금 배상판결, 승소 판결이 나오기도 했잖아요.

    ◆ 오수정> 재판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다이셀 강제징용 피해자 측에서 우리 법원에, 이번엔 한국지사가 아닌 다이셀 일본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서 현재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부터 지켜봐야 하겠네요.

    ◇ 김현정> 청취자 문자도 많이 들어오는데 그 전화를 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게 됐을까요? 그 분은 "이런 전화가 왔었어요" 하고 그냥 얘기했을 수도 있는 건가요?

    ◆ 오수정> 그 당시에 굉장히 분위기가 안 좋았다고 해요. 그래서 회사에서 같이 일하던 직원들이 이 사람이 뭘 하고 있는지 일본에 보고를 하는 낌새도 느껴졌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네. 이런 의혹까지 문자로 보내주고 계시는데...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두고 일본이 경제보복에 나서면서 한일간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번지고 있죠. 그런데 이로 인해서 새로운 피해자들까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화가 나기도 하구요. 또 그게 해임사유가 아니라면 아니라고 밝히면 될텐데 그마저도 답을 주지 않으니 이분으로서는 답답한 노릇이겠어요. 늦더라도 그 매듭 하나하나가 속 시원하게 풀어지기를 기대해보면서, 여기까지 듣죠. 훅뉴스, 오수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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