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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99%, 산단 0% 분양?…산업단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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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아파트 99%, 산단 0% 분양?…산업단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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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혜로 얼룩진 개발의 민낯 ②] '특혜'의 시작, '유착'의 진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원에 조성중인 힉스 도시첨단산업단지 공사현장. 용인시가 제공한 '특혜'로 산업단지 안에 아파트가 조성됐다. (사진=김태헌 PD)
    산업단지로 허가 받은 땅에 아파트가 올라간 곳, 용인 기흥힉스 도시첨단산업단지다. 더 황당한 건 분양률이다. 아파트 99% 대 산업단지 0%, '산단'이라는 간판이 무색할 정도다.

    힉스 산단 관련 '특혜'의 핵심은 24층 짜리 2개 동으로 이뤄진 아파트다.

    230세대(82.5㎡‧25평)로 세대당 분양가는 2억6,250만원(평당 1,050만원), 분양총액만 600억원이 넘는다. 현재까지 228세대(99%)가 분양돼 '완판'을 앞두고 있다.

    반면 산업시설의 분양률은 0%다.

    ◇ 아파트 '특혜'…환경청 반대 부딪히자 '고의로' 누락 가능성 무게

    CBS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용인시의 '힉스 산단 특정감사 보고서'는 2016년 인허가 당시 용인시가 사업시행자에 얼마나 노골적으로 '특혜'를 줬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당시 담당자들은 우선 산단내 '복합용지1'의 토지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로 변경해 준다.

    "산단에 주거시설은 부적절하다"는 용도변경 허가 부서의 반대 의견에도 "산단 종사자들을 위한 주거시설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두 차례에 걸친 끈질긴 협의 끝에 가까스로 관철시켰다.

    이에 따라 준공업지역(용적률 200% 이상 400% 이하)이 될 가능성이 높았던 부지가 준주거지역으로 결정되면서 용적률도 500%까지 늘어 고층 아파트 건축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음 고비는 한강유역환경청이었다. 환경청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거치면서 "아파트 2개 동을 업무시설 1개 동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담당자들은 환경청 협의 내용을 반영한 사업시행자의 보완 계획서를 가지고 환경청과의 협의를 끝내고도, 정작 경기도 산단 심의위원회에는 그 내용이 누락된 계획서를 상정시켜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담당자들은 단순한 행정 '실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감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환경청의 협의 내용을 통보받은 이후에도 두 차례나 경기도 산단 심의에 누락된 계획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개발계획 승인 이후에도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사업시행자의 요구에 따라 2차례나 건축허가 변경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환경청 협의 내용과 다르게 업무시설이 아닌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어렵사리 용도변경까지 성공시킨 담당자들이 환경청의 반대에 부딪히자 '의도적으로' 협의내용을 누락시켰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용인시는 산단의 핵심인 산업시설보다 아파트 공사를 먼저 할 수 있는 길까지 열어줬다. (사진=김태헌 PD)
    ◇ 산업시설보다 아파트 공사 우선…기형적인 산단

    또 용인시는 산단의 핵심인 산업시설보다 아파트 공사를 먼저 할 수 있는 길까지 열어준다.

    개발계획 승인 4개월 뒤인 2016년 12월, 사업시행자는 "산업단지의 조속한 개발을 위해 토지소유권이 확보된 복합용지1 구역부터 단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공구분할 신청서를 시에 접수한다.

    누가 봐도 높은 분양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가 몰려있는 구역을 먼저 개발하겠다는 의도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용인시는 사업시행자가 밝힌 내용이 '입주예정자의 공장 설립에 지장이 우려될 때 공구분할을 할 수 있다'는 「산업입지의 개발에 관한 통합지침」에 해당하지 않았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승인 도장을 찍어줬다.

    이 결정으로 힉스 산단의 경우 아파트 개발이 먼저 되고, 산업시설 개발은 지연되는 기형적인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 특혜의 끝을 보여준 용인시…건축주 변경, 분양수익 환수도 못 할 판

    힉스 산단 사업시행자에 대한 용인시의 '특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16년 12월, 사업시행자는 힉스 산단에서 가장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복합용지1에 대한 개발권을 A사에 팔아넘겼다. 이번에도 용인시는 사업시행자가 낸 복합용지1에 대한 건축주 변경신청을 아무런 제재 없이 그대로 받아줬다.

    그게 '화근'이었다.

    산업입지법은 산단 개발사업을 하면서 건축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분양수익의 100분의 50 이상을 기반시설 설치 등 산업시설용지의 가격인하 용도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복합용지1의 건축주를 변경해 줌으로써 용인시는 스스로 정당하게 환수해야 할 분양수익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용인시 관계자는 "환수가 가능한 지 시 자체 법률 자문단을 통해 검토하고 있다"며 "어찌됐든 용인시가 승인을 해줬던 만큼 환수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귀뜸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경기도가 사업시행자에 "건축사업으로 인한 분양수익을 산단조성에 활용하라"는 협의 의견을 제시했으나, 사업시행자는 복합용지1이 아닌 자신이 조성하고 있는 복합용지2에 대한 분양수익의 활용 계획만을 제출했다.

    용인시가 지난 5월 한 차례 더 요구했지만, 사업시행자는 복합용지1의 경우 A사가 건축사업의 주체로 분양수익 환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용인시의회 유진선 의원은 "사업시행자 대표가 전 용인시 도시계획심의위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라며 사업시행자와 담당 공무원들 사이의 유착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사업시행자와 A사의 법인 대표가 부부 사이로 알려져 있다"며 "특혜도 이런 특혜가 없다. 지금이라도 분양수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용인시는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6월 당시 업무 담당자 2명은 중징계를, 1명은 경징계를 결정했다. 동시에 사업시행자와의 유착이 의심되는 정황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해,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중이다.

    "실수였고, 몰랐다." 그들이 실수하고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시장 소유의 땅은 공시지가가 두 배 가까이 올랐고, 어떤 업자는 산업시설을 짓겠다던 땅에 아파트를 지어 돈을 벌었다. 그 대가는 '환경 파괴'와 '교통 지옥'이라는 현실로 나타났다. CBS노컷뉴스는 각종 특혜로 얼룩진 경기도 용인지역 개발사업의 민낯을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실수'로 가려진 '특혜'의 진실
    ② '특혜'의 시작, '유착'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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