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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본이냐 북한이냐' 선택으로 모는 북한 미사일 도발



칼럼

    [칼럼] '일본이냐 북한이냐' 선택으로 모는 북한 미사일 도발

    [구성수 칼럼]

    (사진=연합뉴스)

     

    한일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와중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연이어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31일 새벽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고도 약 30km, 비행거리는 약 250km로 추정되고 있다.

    정확한 제원은 군 당국에서 분석 중이지만 엿새 전인 지난 25일 발사된 것과 유사한 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5일에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고도 50여km에 비행거리는 600여km이며 비행 도중 이른바 풀업(pull-up : 하강단계에서 상승) 기동까지 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이 미사일(KN-23)은 저고도로 발사되고 비행 도중에도 궤도변경이 가능해 요격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어 매우 위협적인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월 4일과 9일에도 이와 유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이 미사일에 대해 “우리 군이 운용 중인 패트리엇 체계에 의해서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전문가들은 요격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탄도미사일이 저고도로 비행하면 요격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놓칠 가능성이 크고 속도도 차이가 나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이 미사일은 비행거리가 짧은 단거리 미사일인 만큼 미국이나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사정권을 벗어나 있는 만큼 미국이나 일본 정부의 반응도 심각하지 않다.

    “미국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 작은 미사일”이라거나 “일본 안보에 별 영향 없다”는 평가 아래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는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비행거리 600여km이면 우리나라 주요지역이 전부 타격 목표에 들어간다.

    거기에 핵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데다 쉽게 요격할 수 없다면 우리나라에는 가공할만한 위협이 된다.

    북한 역시 이번 미사일 도발이 우리나라를 겨냥한 무력시위임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남조선 당국자가 최신 무기반입과 군사연습을 중단하고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는 권언을 위력시위사격 소식과 함께 알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남조선 당국자’는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킨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는 자극하지 않으면서 우리나라와 문 대통령에게는 무력시위를 하면서 강한 협박을 한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정부의 대응이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고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 재개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도 어떻게든 비핵화 협상을 위한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지지만 북한에 대한 경고로는 아주 약해 하나마나한 수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 때까지 우리나라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비슷한 도발이 네 차례나 연달아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대응은 매우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야권에서 주장하는 '9.19 군사합의 파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북한이 더 이상 추가도발은 못하게 하는 수준의 강도 높은 비판과 경고는 이뤄졌어야 한다고 본다.

    '악재는 한꺼번에 온다'고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가 딱 그런 상황에 처해있다.

    경제가 야권에서 '폭망'이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좋지 않은 가운데 과거사 문제로 한일간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일본은 수출규제라는 칼을 빼 들면서 우리나라를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한일 갈등의 틈새를 노렸는지 러시아와 중국 전투기가 우리나라 방공식별구역(KADIZ, 카디즈)에 동시에 무단진입하고 러시아 군용기는 처음으로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이 와중에 북한 비핵화협상이 조금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를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와 온 국민의 관심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여부에 쏠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NSC에서도 “우리의 노력에도 일본이 수출규제조치를 철회하지 않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나갈 경우 우리 정부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하기로 했다.

    가능한 모든 조치 가운데 하나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폐기까지 카드로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자칫하면 한일관계가 북핵 위협에 대한 그동안의 안보공조를 깨면서 적대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도 있는 국면이다.

    우리가 힘을 모아 대응해야 할 1차적인 적이 누구이고 그 적에 맞서기 위해 누구와 협력해야 하는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어떤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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