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서울대, 청소노동자 방 하나 내 준다고 발전 못하나? 부끄럽다"



사건/사고

    "서울대, 청소노동자 방 하나 내 준다고 발전 못하나? 부끄럽다"

    공간 생기면 "대학 발전 위해 연구 공간으로.."
    청소노동자에게 방 하나 주는게 그렇게 어렵나
    "우리가 진정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교수 상당수는 청소노동자들 휴게실 관심도 없어
    서울대라면 미리 파악해 개선했어야..'교수 갑질'
    학생들이 시작한 서명운동, 동참한 교수들도 많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8월 21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 정관용> 지난 9일이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청소노동자 한 분이 창문도 하나 없는 휴게실에서 목숨을 잃는 그런 일이 발생했죠. 근무하다 잠시 휴식을 위해 눈을 붙였는데 그 휴게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겁니다. 서울대 구성원들이 학생부터 시작해서 슬픈 죽음에 대한 서울대학의 사과 또 노동자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어요. 여기에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 서명운동에 동참하시면서 교수 갑질 때문에 서울대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 공감 부족이 생겼다 이런 글까지 또 쓰셨네요. 그래서 우희종 교수 한번 연결해 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우희종> 안녕하세요.

    ◇ 정관용> 교수 갑질 때문에 서울대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 공감 부족이 생겼습니까?

    ◆ 우희종> 저는 기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무슨 뜻이에요? 왜 그렇습니까?

    ◆ 우희종> 지난 학기까지 학장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공간에 대한 사용을 파악하게 되는데요. 사실 서울대 같은 경우가 굉장히 크거든요. 그래서 사실 이렇게 청소노동자나 다른 일을 하시는 분들에 대한 공간 정도 마련하기 어려운 건 아닙니다, 사실은. 그런데 그러한 공간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 아무래도 여기가 교육기관이다 보니까 교수들이 그런 것 좀 정부나 이런 데 사용하자 이러한 명분을 가져오면 사실 그분들에 대한 배려할 수 있는 어떤 공간이 굉장히 사실 없는 현실이죠. 그래서 아마 지금 서울대 어느 단과대학을 막론하고 이런 노동자분들이 계시는 휴게실이라는 건 거의 지하공간이나 계단 밑 공간이죠. 그래서 저는 그게 기본적으로 교수 갑질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 하셨는데 지금 교수님 말씀을 제가 듣고 교수님 학장시절에 우리 단과대학, 농과대학 수의학과 교수시잖아요.

    ◆ 우희종> 수의과대학입니다.

    ◇ 정관용> 아, 수의과대학. 죄송합니다. 그 수의과대학에서 청소하시는 노동자분들 공간, 여기 좀 만들어줍시다라고 만약에 의견을 내도 다른 교수분들이 반대해요?

    ◆ 우희종>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그래요?

    ◆ 우희종> 많은 교수들이 또 법인화된 이후로는 그런 어떤 연구활동을 통해서 간접비라고 하는 외부로부터 많은 돈도 끌어와야 되는 이런 상황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교수들로서도 공간이 필요한 것도 현실이에요. 그러나 그런 방 하나. 에어컨 있고 바람도 잘 통하는 방 하나 마련하기는 어렵지 않은데, 그런 공간이 나올 때마다 이거 빨리 우리 대학 발전을 위해서라도 연구공간으로 활용해야 됩니다라는 게 거의 어느 대학이나 상황이 비슷하죠.

    ◇ 정관용> 청소노동자분들한테 바람 통하고 에어컨 있는 방은 절대 못 돌아갑니까?

    ◆ 우희종> 지금까지는 거의 힘든 상황에 있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고인이 발견된 휴게실도 한 평짜리. 창문이 전혀 없었다 그래요. 어떤 공간이죠, 그게?

    1평 남짓한 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실(내부) (사진=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제61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제공)

     


    ◆ 우희종> 그것도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밑의 공간을 활용해서 만든 휴게실이었죠.

    ◇ 정관용> 사실 계단 밑에 그걸 활용했다는 건 창고지 그게 어떻게 휴게실입니까?

    ◆ 우희종> 그렇습니다. 부끄럽지만 그런 곳이 많죠.

    ◇ 정관용> 참... 그나마 이제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이렇게 꾸려져서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학생들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이런 걸 모임을 만들고 있다는데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는 교수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우희종> 네, 저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학내 구성원 중에 역시 아직은 젊은 학생들이 그런 뜻을 내서 그런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것이 참 저는 고무할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서울대 내에도 많은 의식 있는 교수들은 거기에 많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심지어는 고용노동부도 서울대학교 휴게실 실태조사에 나섰답니다. 어찌 보면 약간 부끄러운 거 아니에요?

    ◆ 우희종> 부끄럽죠. 지금 21세기에 한국이 OECD 국가다 이러면서 정말 우리 사회의 생명의 가치가 너무 소홀한 것 같아요. 그냥 어떤 기득권 유지라든지 그게 어느 계층이건 그런 지점이 우선되고 정말 우리 사회가 소중히 여겨야 될 가치가 뭘까. 더욱이 이 대학교라는 데는 미래세대를 양성하고 가르치는 곳인데 이런 데서부터 그러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죠.

    ◇ 정관용> 지금 고용노동부의 실태조사뿐 아니라 대학 차원에서도 지금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고요?

    ◆ 우희종> 맞습니다. 조만간 파악하고 대책도 아마 내놓을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수의대학의 청소노동자분들 휴게실은 어때요? 똑같아요?

    ◆ 우희종> 창문은 있습니다만 굉장히 좁습니다. 아쉽습니다.

    ◇ 정관용> 그분들 식사하실 수 있는 공간 이런 것도 제대로 없죠?

    ◆ 우희종> 그렇죠. 거기서 그냥 적당히 해결하거나 이런 상황이 되죠.

    ◇ 정관용> 다른 대학에 비해서 그래도 국립 서울대학. 물론 이번에 법인화는 됐습니다마는 서울대학은 조금 더 모범적이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우희종> 저도 공감합니다.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 정관용> 얼마 전 다른 사립대학에서 청소노동자분들 파업까지 이르게 되고 또 거기에 학생들이 지지하고 동의해서 연대를 하는 움직임도 여기저기서 쭉 있어왔다는 것은 벌써 몇 년 전부터 뉴스의 흐름 아니겠습니까?

    ◆ 우희종> 그렇죠.

    ◇ 정관용> 그런 뉴스의 흐름들을 보면 서울대학교 같은 데서는 미리 좀 알아서 우리 청소노동자분들을 위한 시설은 어떤지 또 비정규직들은 어떤지 이런 것 좀 파악하셨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우희종 교수 페이스북 캡쳐

     


    ◆ 우희종> 바로 그 점이 제가 아쉽게 생각하는. 일종의 교수 갑질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일단 그런 목소리를 내서 그걸 추동할 수 있는 학내 구성원 중에 누구냐 보면 결국에는 교수들이 본부와의 소통을 통해서 풀어가야 되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 전혀 무관심하고 오히려 그런 어떠한 공간이 생길 때마다 교수가 써야 된다라고 하는 어떤 그런 당연하다는 어떤 기득권 의식이 저는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의 특히 갑질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좀 아쉽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솔직히 교수님들 가운데 거의 상당수 대부분은 청소노동자분들 휴게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죠? 관심도 없죠?

    ◆ 우희종> 맞습니다. 관심이 없죠. 참 안타까운 일이에요. 저희 대학이라는 것은 교수, 학생뿐만 아니라 시간강사도 있고 다양한 노동자분들이 있어야만 이게 돌아가는 데인데 어느 한 구성원이 없어도 돌아가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의식이 너무 없고. 교수라는 어떤 본인의 입장이 자기 혼자 다 된 걸로 생각하는 게 너무 안타깝죠. 사실은 이게 국가와 사회 모든 데서 지원받고 배려 받아서 그런 교수로서 활동하게 된 건데 말이죠.

    ◇ 정관용> 그렇죠. 말씀하신 것처럼 문제를 발견해서 제도를 개선하려면 역시 교수님들이 목소리를 내야 실현이 되는 건데 그 교수님들은 이런 데는 관심조차 없다. 이번 일이 좀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우희종> 고맙습니다.

    ◇ 정관용>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우희종 교수였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