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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쟁과 사과(謝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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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전쟁과 사과(謝過)

    문영기 칼럼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폴란드의 비엘룬에서는 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행사가 열렸다.

    새벽 4시 40분. 동도 트지 않은 꼭두새벽에 기념식이 열린 것은 그 시각이 독일이 폴란드를 공습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공격으로 민간인 1200명이 목숨을 잃었고, 폴란드에서는 전쟁기간동안 유대인 300만 명을 포함해 600만 명이 희생됐다.

    기념식에 참석한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폴란드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했다.

    잘 알려진 대로 1970년 폴란드의 바르사뱌를 방문한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는 유대인 추념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그 후에도 독일의 사죄와 전범처벌, 희생자들에 대한 배상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이스라엘에 생존하고 있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게 매달 수백유로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에게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는 일본의 모습은 독일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사진=연합뉴스)

     

    위안부나 강제징용의 생존자들이 자신들의 피해를 생생히 증언하고 있는데도, 일본은 사과는 커녕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일본의 극우정치인은 전쟁을 통해 독도를 되찾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술에 취해 시비 끝에 행인의 팔을 문적도 있고, 러시아와의 영토 분쟁지역에 가서도 전쟁을 언급했다가 속해 있던 정당에서 쫓겨난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해프닝은 일본의 헌법 개정과 전쟁국가로의 전환과 연관 짓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이 이처럼 한국을 상대로 경제보복에 나서고 전쟁국가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는 것은 동북아의 정세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과 패권전쟁에 나선 미국이 일본을 지렛대로 삼아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태평양전쟁이후 사회주의 국가인 러시아와 중국 견제를 위해 제대로 된 처벌이나 배상요구 없이 전범국가인 일본을 전진기지로 활용한 전력이 있다.

    일본이 동북아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적극 나선 다면 중국과 러시아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 뻔한 노릇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우리 영해와 독도 주변을 보란 듯이 침범한 것도 이런 역학관계가 작동한 것이 분명하다.

    (그래픽=김성기PD)

     

    지소미아 파기 이후 보여준 미국의 태도 역시 영원한 우방은 없다는 점을 확인해줬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상황이다.

    독일 침공이후 영국과 프랑스에게 외면당하고 러시아에게 짓밟힌 폴란드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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