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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일손도 없다" 태풍 피해 농민 '망연자실'



청주

    "복구 일손도 없다" 태풍 피해 농민 '망연자실'

    "일년 내내 피땀흘린 수고 하루 아침에 물거품"
    현재 1300여 농가, 429.6ha 피해 접수...17일까지 늘어날 전망
    명절 연휴 복구 인력난, 풍수해보험 전체 25.2% 불과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제13호 태풍 링링이 몰고 온 강풍으로 수확철을 앞둔 충북지역 농민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보상은 커녕 복구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가을장마가 계속된 9일 오후 찾은 청주시 미원면 내산리 이해명(67)씨의 논도 사흘 전 태풍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다.

    수확은 앞둔 벼의 20% 이상이 맥없이 쓰러지면서 일년 내내 피땀흘린 수고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된 것.

    빗방울을 온몸으로 맞아 가며 넘어진 벼를 홀로 일으켜 세워 보던 이 씨는 이내 먼하늘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었다.

    피해 면적만 무려 4600㎡가 넘어 복구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고, 그동안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태풍 피해에 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아 보상을 받기도 어려운 처지다.

    이 씨는 "전에도 태풍에 벼가 조금씩 쓰러지긴 했어도 이렇게 한꺼번에 모두 쓰러지긴 처음"이라며 "나중에 조금 익으면 베어 버려야 할 정도로 올해 농사는 완전히 망쳤다"고 망연자실했다.

    충청북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접수된 도내 태풍 피해 농경지는 무려 1300여농가 429.6ha에 달하고 있다.

    전체 70% 가까이가 수확을 앞둔 과수 낙과(214.9ha)와 벼 쓰러짐(160.7ha)이었다.

    지역별로는 괴산(97.3ha)과 영동(63.3ha), 보은(60.6ha)에 집중됐다.

    특히 오는 17일까지 농작물 피해 접수가 가능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마당에 추석 연휴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실은 복구 인력을 구하기조차 어려운 상황.

    현재 도내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면적도 전체 25.2%에 불과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농가도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에 수확의 기쁨조차 누리지 못하는 농민들의 깊은 한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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