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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ASF'까지 이 총리의 수심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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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ASF'까지 이 총리의 수심은 깊어만 간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 후 18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화대리 돼지 밀집사육단지를 방문해 차단방역과 밀집단지 방역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경기 북부 지방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이 총리는 17일에 이어 이날도 경기 포천시 거점세척 소독시설을 방문했지만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한 듯 입을 다물었고 시종 표정이 좋지 않았다.

    이 총리의 표정이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은 한 번도 발병한 적이 없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확실하게 차단할 묘책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발병했다 하면 치사율이 100%로 수의학계에서는 '지옥문이 열리는 것'이라고 부르고 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 살처분이 유일한 대책이다.

    경기도 파주와 연천의 돼지 사육 농가를 넘어 경기 남부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우리의 돼지 농가들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가장 무서운 가축 전염병이다.

    기존 방역체계로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조차 예측할 수 없는 축산 농가에겐 철체절명의 순간이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자칫하다가는 국내산 삼겹살은 30년 후에나 먹을 수도 있게 된다"며 "지금보다 훨씬 과감한 결단"을 주문했다.

    먼저 정부와 경기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들, 방역당국은 고강도의 대책에 돌입해야 한다고 본다.

    문 교수는 "현재는 발병 농장에서 3~4㎞ 반경 안에서만 선택적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으나 그 범위를 확대해 최소 10㎞ 반경까지 모든 돼지 농장들의 돼지를 폐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지난 한 달 간 파주와 연천의 발병 농장에 드나든 사료와 분변 차량의 동선을 추적해 방문한 전국의 모든 농장 돼지들도 살처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의 돼지 농가들은 최소 한 달간 출입을 완벽 차단해야 한다.

    왜냐하면 ASF바이러스는 냉동상태에서도 최장 1,000일이나 생존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인 잔반급여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잔반급여에 의한 감염이 돼지나 돼지고기의 이동(38%)에 이어 두 번 째(34%)로 높다고 한다.

    따라서 전국 모든 돼지 농가의 잔여 음식물의 돼지 급여를 중단해야 한다.

    손금주 의원(무소속)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전국 257개 양돈농가에서 총 11만6,497두의 돼지에 잔반사료를 급여하고 있다.

    지역별로 경기 용인이 15개 농가로 가장 많았고, 경기 포천과 경남 김해에서 각 14개 농가, 경북 경주 12개 농가, 경기 화성 11개 농가 등의 순이었다.

    포르투갈·스페인 등은 돼지에게 잔반사료를 먹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해 36년간 고통 받았다.

    더 나아가 연천과 파주, 포천 등지로 움직이는 일반 차량들에 대해서도 앞으로 5~6일가량 제한하는 방안은 어떨까 한다.

    국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조만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방역 당국과 축산 농가들의 시름과 불안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다.

    돼지 농가들이 방역 당국의 강력한 조치에 반기를 들더라도 강권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축산농가엔 준전시상황이다.

    돼지 농가를 지키고 국민의 삼겹살 열기를 감안해 과감한 보상을 검토했으면 한다.

    정부는 현재까지 이번 사태를 총괄할 범정부 차원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은 하지 않았지만 중대본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를 운영하고 있지만 타 정부부처를 지휘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일사불란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천과 파주 등 경기 북부 지역의 돼지 농가를 보호하려다 연간 8조원에 이르는 돼지 축산업을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국내산 돼지고기를 현재의 가격에 먹을 것인가? 아니면 질이 떨어진 외국산 돼지고기를 쇠고기 가격에 먹을 것인가를 결단해야 할 시점이다.

    전남도지사 시절엔 구제역 확산을 막겠다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애태우더니, 총리가 되어선 구제역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초강력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 퇴치를 위해 낮과 밤이 없는 일상이다.

    국정은 비가 와도 걱정, 오지 않아도 걱정이라고 했던가?

    '조국 사태'만으로도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은 이 총리에게 그렇게 비켜가기를 소원한 '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덮쳤다.

    이 총리가 일복이 많은 것인가? 아니면 일을 몰고 다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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