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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이 국빈에 대접한 '한식' 만찬 메뉴 공개



공연/전시

    고종이 국빈에 대접한 '한식' 만찬 메뉴 공개

    문화재청, 21일부터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展 개최

    고종이 제공한 한식 메뉴 (사진=문화재청 제공)

     

    고종의 자주독립의 의지가 담긴 '한식 국빈 연회상'을 재현한 전시가 열린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오는 21일부터 11월 24일까지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1층 전시실에서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을 개최한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전시 개최 보고회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오늘은 114년 전 일본에서 가쓰라 테프트 밀약을 맺은 미국의 순방단이 고종 황제와 점심식사를 같이 한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제공된 식단은 최고의 음식으로 미국이 일본의 대한제국 지배를 인정한 상태에서 들어왔지만, 독립을 위해서 마지막 끈이라도 잡으려고 노력했던 목 메이는 음식이기도 하다"며 "맛있는 음식이지만 역사성 역시 고려를 해달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의 연차 기획전시인 '황제의 의(衣)·식(食)·주(住) 중 두번째 특별전으로 지난해 10월 '의(衣)'를 주제로 한 '대한제국 황제 복식' 이후 마련된 행사다.

    지금까지 대한제국 시기에 외국인이 참석하는 연회에는 서양식 코스요리가 제공됐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황제가 주최하고 참석한 경우에 제공된 음식은 '한식'임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1905년 9월 20일 대한제국을 방문한 시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의 자서전('혼잡의 시간들'·1934)과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에 소장돼 있던 '대한제국 황실 오찬 메뉴판 기록'을 발견해 이를 확인했다.

    '혼잡의 시간들'에서 엘리스 루스벨트는 "황실 문양으로 장식한 조선 접시와 그릇에 담긴 조선 음식(Korean food)을 먹었다"며 "내가 사용한 물건은 내게 선물로 주었고, 작별 인사에서 황제와 황태자는 자신의 사진을 주었다"고 적었다.

    '대한제국 황실 오찬 메뉴판'은 대한제국의 연회 음식이 서양식이었다는 기존의 견해를 뒤집는 사료적 가치가 있다. 뒷면에는 이번이 황제가 여성과 공식적으로 처음 식사한 자리였다고 기록돼 있다.

    오찬의 음식들은 1902년 임인진연(고종의 망륙(51세) 되는 해를 기념한 진연례)이나 고종과 순종의 탄일상에 올렸던 음식 중에서 선택돼 17가지 요리와 3가지 장류로 구성됐다.

    음식들은 신세계조선호텔이 전통 음식 분야의 자문위원들과 함께 연구·개발됐다. 메뉴의 재료는 고종대 의궤의 친품과 '진연의궤'의 고증된 자료와 함께 19세기 말~20세기 초 전통 음식 요리책을 바탕으로 했으며, '조선요리제법', '시의전서', '규합총서' 등의 조리서가 참고됐다.

    꿩과 숭어 등 27가지 재료를 사용, 각각의 조리법을 통해 제료 본연의 맛을 살린 '열구자탕', 메밀면을 사용한 비빔국수로 당시 황실 탄신일 장치상 면상에 주로 차림된 '골동면', 궁중에서 어물 중 가장 많이 사용한 생선인 숭어를 이용해 소고기와 끓인 찜인 '수어증(숭어찜)' 귀한 재료를 사용한 격조높은 김치인 '장침채(장김치)' 등으로 이뤄졌다.

    이 같은 상 차림으로 당시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내세운 구본신참(舊本新參·옛 것을 근본으로 새로운 것을 참조한다는 뜻)의 개혁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배덕훈 기자)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빈 만찬의 상차림과 메뉴판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또 엘리스 루스벨트가 받은 고종과 순종의 어사진과 이화문 그릇 등도 최초 전시된다.

    또 (사)궁중음식연구원과 신세계조선호텔이 참여한 한식 오찬 재현 장면 전 과정을 촬영한 영상물도 상영된다.

    덕수궁 김윤희 전시 큐레이터는 "전통은 유지하되 황제국의 위엄을 세우고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부국강병을 꾀하려 했던 고종의 구본신참(舊本新參)과 개항 후 서양의 문물이 들어오고 어떻게 정비됐는지 황제의 잔치상을 통해 보이는 변화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대한제국 당시의 음식문화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가 조금이나마 풀리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전의 일반 관람은 21일부터 시작된다.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 가능)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 내용의 이해를 돕는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덕수궁에서 특별전 관람 후 한식문화관으로 이동하면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을 만들어 보는 요리 수업(참가비 3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음달 4일과 11일에는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원장과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를 강사로 하는 대한제국기 식문화에 대한 특별 강연을 들을 수 있다. 참가 신청은 덕수궁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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