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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 사건' 윤씨 "누명 벗을 것 확신"



청주

    '화성 8차 사건' 윤씨 "누명 벗을 것 확신"

    20일 충북NGO센터서 기자회견
    20년 옥살이 억울함 토로 "재심 잘 될 것" 확신
    "당시 경찰 분명히 잘 못. 양심 있으면 사과해야"
    "억울한 사람이나 장애인 도우며 살 것"

    '8차 화성 사건' 범인으로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뒤 최근 재심을 청구한 윤모씨가 20일 충북NGO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최범규 기자)

     

    8차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20년 옥살이를 한 윤모(52)씨가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뒤 처음 거주지인 충북 청주에서 언론 앞에 나와 입을 열었다.

    경찰이 이 사건의 진범을 이춘재로 잠정 결론 내린 상황에서 윤 씨는 누명을 벗게 될 것을 확신했다.

    20일 충북NGO센터에서 기자들과 마주한 윤 씨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20년 옥살이에 강한 억울함을 토로하기는 했지만, 재심을 통해 누명을 벗을 것이란 확신에 차 있었다.

    윤 씨는 "재심이 잘 될 것 같다"며 "이춘재가 자백을 했고, 내가 진범이 아니란 걸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당시 검찰이 재조사 요청을 묵살한 기억을 떠올리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씨는 "검사한테 재조사를 요청한 기억이 있는데, 검사는 무시했고 20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됐다"며 "하지만 그 검사는 지금 기억이 없다고만 한다"고 불평했다.

    그러면서 과거 경찰 수사에 대한 강한 불신을 쏟아냈다.

    윤 씨는 "동네 후배 몇몇이 경찰에 끌려가 맞기도 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며 "그 당시 경찰은 분명 잘못됐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도 당시 수사한 경찰관과 대질하려 했는데 거부당했다"며 "경찰들이 양심이 있으면 나와서 사과를 해야 하는데..."라고 못내 아쉬움을 토로했다.

    신체장애를 갖고 있는 윤 씨는 이번 재심을 통해 수십 년 자신을 짓눌러온 멍에를 벗은 뒤 앞으로 떳떳한 사회 일원으로 억울한 사람과 장애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윤 씨는 "우리 사회에서는 전과자에 냉대하고,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을 위한 시설이 매우 부족하다"며 "재심에서 승소하면 억울한 사람이나 장애인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의 한 주택에 침입해 잠을 자고 있던 박모(13)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나온 체모와 혈액형이 윤 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를 토대로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 씨는 2심과 3심에서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하지만 최근 화성사건 피의자인 이춘재가 8차 사건도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한데 이어 재수사를 벌인 경찰도 그를 8차 사건의 진범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이후 윤 씨는 지난 13일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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