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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복지시설 2곳을 운영 중인 부부가 국가보조금 등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서울시가 조사를 벌인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긴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들 부부가 빼돌린 돈은 장애인들이 벌어들인 수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두 사람은 장애인들에게 지급할 급여를 부풀린 뒤 이를 빼돌리거나, 직원을 허위로 등록하는 수법으로 후원금과 시설에 지원되는 혈세 등 수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최대 20배' 갑자기 오른 장애인 월급…시설 대표 '횡령' 의혹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A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복지시설이다. 서울시 보조금을 매년 1억원 이상 지급받고 있으며, 후원금과 일자리 활동을 통해 올린 수익으로 장애인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A 시설에서는 평소 장애인 약 15명이 일하고 있다. 각자 주어지는 월급은 5~20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급 수준은 장애인들의 기여도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올해 5월까지 8개월 동안 장애인 3명의 급여가 별다른 갑자기 100만원대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1명은 평소 5만원대, 2명은 20만원대 급여를 받아 왔던 점을 고려하면 최소 5배에서 20배로 오른 것이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시설 대표 ㄱ씨가 '장애인 급여'를 뒤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시설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급여가 오른 기간 동안 장애인들의 업무에는 변동이 전혀 없었다"며 "센터장이 뒤로 급여를 빼돌린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불법 의혹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게 시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내부 관계자는 "이전에 있던 직원들 말로는 수차례 이런 방식으로 (시설장이) 장애인 직원에게 월급을 부풀려 지급한 뒤 빼돌렸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 부인이 운영하는 연계시설에선 보조금 횡령…서울시 '지도점검'‧민사경 '수사'해당 재활시설 인근에 위치해 '연계 운영'되는 B 장애인 단기 거주시설에서도 비슷한 불법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곳의 시설장 ㄴ씨는 ㄱ씨의 부인이다.
ㄴ씨는 무급 자원봉사자를 '정식 직원'으로 허위 등록한 뒤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약 6400만원 상당의 국가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식 직원의 급여는 서울시 예산으로 지급된다. 결국 혈세를 허위 지급 받아 자원봉사자 계좌에서 자기 계좌로 입금하는 수법으로 돈을 빼돌렸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횡령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시와 강서구청은 지난해 10월 두 시설에 대해 특별지도점검에 나서는 등 진상조사를 벌였다. 이후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민사경)에 조사를 의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센터와 시설 관련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강서구청과 함께 시설에 대한 처분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사경은 A 시설 등에 대해 두 차례 압수수색까지 벌여가며 수사를 진행한 뒤 지난 19일 서울남부지검에 이 사건들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ㄱ씨 부부의 입장을 청취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