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사내전' 저자인 김웅 전 부장검사 영입 행사에서 환영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검사내전' 저자로 잘 알려진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전 부장검사가 4일 새로운보수당 1호 영입인재 자격으로 정치권에 입성했다.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맡던 중 관련 법안이 통과되자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한다"는 뜻을 밝히며 검사복을 벗은 지 20여일 만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날 환영식에서 "사직을 내는 것으로 제 할 말은 다 했다고 생각하고 나왔다"며 "그러나 날마다 아쉬움과 죄책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게는 불리하고 불편하고 부당한 법이 왜 개혁으로 둔갑했는지 납득할 수 없었고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 선동을 만나 개혁이 되고 구미호처럼 공정과 정의로 둔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피고인이 검찰총장을 공수처(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세상이 됐다"며 "서민들이 아우성치면 동네 물이 나빠졌다고 조롱하는 세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자신을 기소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난하며 공수처를 거론한 것과,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지역구 행사 중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사례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검사내전' 저자인 김웅 전 부장검사(왼쪽 네 번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행사에서 입당원서를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전 부장검사는 또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사기꾼을 때려잡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사기공화국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형사사법제도 지식과 우리나라 시스템에 대한 전문가라고 자부한다"며 "수사기관의 피라미드 구조, 권위주의 체제를 분권화시키는 쪽으로 법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순수성 논란'에 대해 기자가 묻자 "응원했던 후배들의 목소리가 전부 왜곡될 수 있다는 각오도 했다"며 "그러나 제 과거를 아는 사람들은 의도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권력과 권세를 탐했으면 새보수당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친문패권주의와 싸워야 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충분히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전날 검사들에게 상명하복 문화를 벗어나라고 주문한 데 대해선 "구단주가 선수들에게 '감독 말 듣지 말라, 코치도 바꿀 테니 너희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들렸다"며 "선수는 구단주가 아니라 팬들을 위해 뛰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에선 비주류로 분류됐다. 공안이나 특수부가 아닌 형사나 기획부서에서 주로 이력을 쌓았다.
2018년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지내면서 수사권 조정 대응 실무를 담당했고, 관련 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뒤인 지난해 7월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됐다.
이후 지난달 14일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글을 올렸다. 이후 검사복을 벗었다.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겸 보수재건위원장)은 이혜훈 의원과 함께 김 전 부장검사를 여러 차례 직접 만나 설득했다고 소개했다. 영입 제안에 응하면서 김 전 부장검사는 유 위원장이 구입해 가져간 자신의 저서에 "미래를 향해 폭풍우처럼"이라고 적어 돌려줬다고 한다.
유 위원장은 "본인이 원하신다면 소신껏 정치할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정치 선배인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