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코로나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전염병이라는 이슈가 공포와 불안을 동반하는 만큼 총선판에서도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여야도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당장은 정부와 함께 보건·방역 등에 책임이 있는 여당이 불리하긴 하지만, 좀처럼 선거판이 달아오르지 않는 상황은 야당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경제 이슈' 부각될까…노심초사 與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여당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보건·방역에 공동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큰 사고 없이 방역체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위험 요소를 안고 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또 큰 걱정은 경제 문제다. 신종코로나에 대한 보건·방역과 관련해서는 당의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로 경제 문제가 계속해서 거론돼 왔다. 야당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하며 공격하는 상황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가뜩이나 소상공인들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는데, 신종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아예 밖에 나오질 않는 상황"이라며 "경제 문제가 부각될수록 '정권 심판론'이 유효해진다"고 걱정했다.
문제는 현재까지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신종코로나가 얼마나 오래갈지, 자체 치료는 가능한 것인지 등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소상공인, 관광업계 등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내수시장이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라며 "신종코로나와 관련해 전망이나 치료 상황 등 윤곽이 나온 게 없다. 윤곽이 없으니, 대책을 마련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종코로나로 인한 경제 침체를 우려한 듯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신종코로나는 살아나던 경제에 예기치 않은 타격을 주며 수출과 관광, 생산과 소비에 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경제에 미치는 어려움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 심재철 원내대표(왼쪽), 조경태 최고위원(오른쪽) 등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선거판에 찬물…애타는 野신종코로나가 야당에게도 반드시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신종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못할 것이란 관측을 야권에서는 걱정하고 있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민주당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선거판이 요동치면서 총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사이에 추진되는 보수통합으로 판세를 흔들면서 민주당과 1대1 구도를 만든 뒤 '정권 심판론'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데 가서 현 정권의 문제점도 얘기하고 야권의 미래 구상도 설명해야 하는데, 만남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걱정"이라며 "기본적으로 야당은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그럴 여건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러 지역에서 각 정당의 예비후보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각 당 지도부가 선거운동 자제령을 내려서다.
그나마 조금씩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고 다니는 예비후보들도 적극적으로 다가가 인사하기보다, 손세정제를 뿌려주거나 '손가락 하트'로 인사를 갈음하는 상황이다.
대안신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이 추진하는 '제3지대' 구축도 마찬가지다.
신종코로나 뉴스가 여론의 중앙을 장악하면서 군소정당들의 정계개편 움직임마저 주목받지 못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