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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선수들, 생계 두려움에 폭력피해 신고 어려워"



인권/복지

    "장애인 선수들, 생계 두려움에 폭력피해 신고 어려워"

    장애인 체육선수 22.2%는 폭력과 학대 경험
    얼차려, 구타, 혐오발언, 성폭력 등등 심각
    강간 등 육체적 성폭력 피해경험도 6% 이상
    피해 경험했어도 성폭력인지 잘 모르기도
    더 면밀하게 조사하면 수치는 더 높아질 것
    선수 관두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두려움 커
    부당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는 피해자 많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2월 14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정관용> 장애인 체육 선수 10명 가운데 2명은 폭력이나 학대 경험이 있다. 10명 가운데 1명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 어제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발표한 충격적 내용이죠. 인권위원회 의뢰로 이 조사를 담당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동식 박사를 연결합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 김동식>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장애인 체육선수 몇 명을 대상으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떻게 이루어진 연구 조사입니까?

    ◆ 김동식> 이 연구는 작년에 국가인권위에서 조사는 실질적으로는 9월부터 10월달에 시작을 했는데 그전부터 기획을 했습니다. 그래서 작년 8월 기준으로 해서 대한장애인체육회 등록 선수에 대한 리스트를 받았어요. 그때가 아마 1만 3000명 정도 되고요. 온라인 조사와 대면조사를 좀 병행하자. 왜냐하면 장애인 선수들이고 특히 이제 지적장애인 선수들도 상당 부분 있었기 때문에 대면조사를 하는 방법, 그리고 그 외에 신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온라인 조사를 해서 하는 방법을 선택한 거죠. 그 과정에서 보다 보니 인원수가 중복되는 선수들이 있었어요. 중복되는 선수들은 이제 이렇게 가리다 보니까 한 1만 명 정도로 줄어들게 되었고 그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다 보니까 최종적으로는 한 1500명 정도 조사가 됐습니다.

    ◇ 정관용> 1만 명한테는 모두 설문조사 온라인 이런 것들을 했는데 회수된 게 1500명 정도다 이 말이군요.

    ◆ 김동식> 맞습니다.

    ◇ 정관용> 그 1500명가량을 조사했더니 폭력이나 학대가 22.2%. 맞나요?

    ◆ 김동식> 맞습니다.

    ◇ 정관용> 여기서 폭력, 학대 어떤 거죠, 예를 들면?

    ◆ 김동식> 폭력, 학대라고 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얼차려, 구타를 비롯해서 언어적인 비하라든지 혐오적인 발언이라든지 그리고 또 이분들이 또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애에 준하는 운동이 있거든요. 그렇지만 그것에 준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는 운동이나 훈련을 강요한다든지. 아니면 어떤 얼차려 수준에서 어떤 폐쇄된 공간에 혼자 있게 가두어둔다든지 이런 상식을 벗어난 어떤 여러 가지 공간적이고 심리적이고 신체적인 이런 상황들이 다 포함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 폭력, 학대 경험 22.2%는 남녀 선수 모두 합한 거죠?

    ◆ 김동식> 맞습니다.

    ◇ 정관용>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가 9.2%네요.

    ◆ 김동식> 맞습니다.

    ◇ 정관용> 이건 대부분 여성 선수입니까?

    ◆ 김동식> 남자 선수들도 있습니다. 보통 일반 성인들 대상으로 한 조사를 하면 상당수가 여성들인데 체육계로 들어가면 남성들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남성들 같은 경우는 육체적인 성폭력, 여기서 육체적 성폭력은 성추행이나 강간이나 강간미수라고 생각하는데, 그 외에 언어적이든 아니면 시각적으로 자신의 몸을 보여준다든지 아니면 언어적으로 너는 성관계 해봤니 이런 약간의 웃음거리식의 어떤 농담식의 언어들은 좀 남성들이 좀 더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보면 남성들도 많이 나와 있는데 다 종합해서 보면 여성들이 더 많이 나와 있습니다.

    ◇ 정관용>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이렇게 쭉 구분해 주셨는데 정말 강간을 한다든지 이런 거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 김동식> 저희들이 조금 이 조사를 기획할 때 인권위랑 어떻게 강도가 깊은 것들을 조금 살펴보자라고 해서 저희들이 한 23개 정도의 설문지를 만들었는데 그 안에 저희들이 어떤 것은 육체적인 성폭력. 여기서 육체적인 성폭력은 성추행, 강간, 강간미수 부분들을 조금 최대한 장애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장애와 관련돼 있는 운동환경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유사한 행위들을 조금 예시로 들어서 이런 경험이 있었는지를 물어봤거든요.

    ◇ 정관용> 그랬더니요?

    ◆ 김동식> 6% 이상 그런 육체적인 성폭력이 나온 걸로 나와 있습니다.

    ◇ 정관용> 혹시 이게 체육계의 비장애인 다른 선수들하고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 김동식> 안 그래도 인권위가 조사를 했어요. 청소년부터 중고등학생, 실업팀 그리고 성인 대상 조사를 했는데 장애인 조사만 보면 일반 성인 이하, 중고등학생, 대학생보다는 상당히 높게 나왔고 성인 조사를 보더라도 한 11% 정도 나온 걸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비슷한 수준이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그 조사방법이 너무 다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온 결과들을 보면 제 생각에는 너무 좀 과소추정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성인들 조사는 표본조사 형태로 했거든요. 그런데 저희들은 전수,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조사에 응하는 사람들이 본인이 장애가 있다든지 그 메시지를 못 받았다든지 그리고 동의 절차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실제로 자기가 이걸 확인하지 못한 사람들이 상당히 있을 거라고 생각되고요.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는 본인의 장애적인 성격 때문에 그런 것들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러니까 조금 더 면밀하고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지금보다도 피해가 더 많을 거다라고 보신다 이 말이고. 비장애 선수보다도 훨씬 심하다 이런 거군요, 한마디로.

    ◆ 김동식>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지금 이 피해를 호소하는 22.9%에 미성년자가 어느 정도나 되는 거예요?

    ◆ 김동식> 여기서 미성년자를 보면, 미성년자 안에서 성폭력 당한 분들을 봐야 되거든요. 왜냐하면 전체 조사에서 미성년자는 소수입니다. 101명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미성년 응답자 가운데 몇 퍼센트 정도 나왔어요?

    ◆ 김동식> 9.6% 정도 나옵니다.

    ◇ 정관용> 평균하고 비슷한데 조금 더 높네요.

    ◆ 김동식> 맞습니다.

    ◇ 정관용> 폭력이나 학대 경험도 비슷합니까?

    ◆ 김동식> 비슷합니다.

    ◇ 정관용> 장애인 선수 당사자들 직접 만나 인터뷰도 많이 하셨죠?

    ◆ 김동식> 맞습니다.

    ◇ 정관용> 선수들이 제일 힘들어하던 게 뭐던가요?

    ◆ 김동식> 특별히 저희들이 계속 폭력에 대한 문제, 성폭력에 대한 문제를 봤을 때 그것을 사실을 알지 못한다라는 것이죠. 실질적으로 이것이 성폭력인지 성희롱인지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 정말 성폭력인지 성추행인지를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고요. 이런이런 상황들에 저희들이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물어봤을 때는 본인들도 놀라고 그것이 그런 행위였는지에 대해서는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성폭력인지 성희롱인지조차 모르는 그런 선수들을 대상으로 지도자들이 마구 그런 추행을 한다는 거 아닙니까?

    ◆ 김동식> 가장 큰 문제는 장애인 선수들이 많이 지적하는 것은 지도자들이 가지고 있는 장애감수성이 떨어진다라는 부분, 그리고 비장애인 선수 경험자들이 지도자로 오기 때문에 장애인 선수들의 그런 상황이라든지 심리적인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라고 본인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혹시 이런 피해를 당하고 외부에 신고하거나 하소연하거나 하건가요, 못하던가요?

    ◆ 김동식> 거의 조사를 해 보면 한 10%, 20% 내외로 외부죠. 내부는 어렵고요. 외부라고 하면 해바라기센터라든지 여성폭력상담소라든지 이런 데서 알리고 있지만 그조차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내가 어디에 신고를 해야 되는지도 잘 모르고 있고요. 다만 이제 주변의 동료들이나 간혹 부모님들한테 알리는 분들도 소수에 불과하고 그만큼 알렸을 때에 자기한테 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압박들 그리고 경기 출전에 대한 어떤 문제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혼자 그것을 소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인권위원회는 이런 조사를 바탕으로 정책 개선 대안 마련하겠다고 하는데 우리 김 박사님은 어떤 대안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마지막으로 한 말씀.

    ◆ 김동식> 일단은 이건 장애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 특수성도 있지만 또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위계적인 문제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되고요. 특히 이제 장애 선수들 같은 경우는 장애가 있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 목소리를 내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라고 우선 생각됩니다.

    특히 이제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수 생활에 본인이 이렇게 어려움을 호소했을 때에 선수 생활이 끊기게 될 경우에는 본인이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내가 선수 생활을 접었을 때에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상당히 많고요. 거기에 어찌 보면 학습권과 연관성이 상당히 많거든요. 그런 것들이 해결되면 이분들도 좀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절대적으로 지도자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스스로 이제 감내하고 그것이 자연스럽다는 것보다는 부당하지만 내가 어쩔 수 없이.

    ◇ 정관용> 참을 수밖에 없다?

    ◆ 김동식> 참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김동식> 알겠습니다.

    ◇ 정관용>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김동식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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