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제21대 총선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에 모인 후보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강민정 기자)
제21대 총선 결과를 지켜본 부산지역 유권자들은 대부분 미래통합당이 부산에서는 승리했지만, 전국 판세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밀린 데 대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시민들은 미래통합당이 민심을 읽지 못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면서, 21대 국회에서는 여야가 힘을 합쳐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은 전체 지역구 18곳 중 미래통합당이 15곳에서 승리하면서 지난 총선과 비교해 2석 더 차지했지만, 전국적으로는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를 두고 부산시민들은 미래통합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재석(80)씨는 "미래통합당 지역구 후보가 좋아서 뽑은 게 아니라 국회에서 여당을 견제하라고 뽑아줬는데, 부산은 이겼지만 수도권에서 져 만족스럽지 않다"며 "이는 미래통합당이 선거 준비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은 노년층이라고 무조건 통합당 뽑아주는 분위기가 아닌데 통합당이 사리판별을 제대로 못 하고 막말을 일삼는 사람에게 공천을 주고, 상대 당(민주당)을 쥐어뜯기만 하다가 졌다"며 "당이 쇄신하지 않는다면 2년 뒤 대선과 이후 총선도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총선 출구조사 결과 김영춘 후보가 미래통합당 서병수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지지자들 표정이 심각해진 모습. (사진=박진홍 기자)
반면 부산에서 늘었던 민주당 의석이 다시 줄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50대 공무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의석이 늘어나 부산도 드디어 분위기가 바뀌나 했는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매우 실망했다"며 "다만 거의 모든 지역구에서 표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고, 전국 단위로는 민주당이 우세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이 전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 원인을 세대 차이에서 보는 시각도 있었다.
택시기사 정영화(75)씨는 "이번에 전체적으로 투표율이 높았고, 안정보다는 변화를 원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고 선거 연령도 낮아진 게 미래통합당이 패배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운 시기지만 지금보다 어려웠을 때도 충분히 극복해왔다"며 "이번 국회에서는 각종 수당 등 국민 개개인 자립도를 떨어뜨리는 지원 정책은 줄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21대 총선 부산 결과. (그래픽=안나경 기자)
반면 20대 유권자들은 '심판론'과 이념보다는 공약을 우선해 투표했다면서, 국민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정책을 펼치는 국회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김준현(28)씨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지만 생긴 일자리는 아르바이트 자리였고 정직원으로 들어가서 일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어 여당이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선거에서 양당이 내세운 '심판론'은 공감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원외 정당이 민생을 먼저 생각하는 좋은 공약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 국회에서는 결혼이든 사업이든 대출이 없으면 안 돼 빚을 안고 시작해야 하는 20대를 위해 각종 지원금 등 젊은 세대가 클 수 있게 받쳐주는 다양한 정책을 이제는 제발 펼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원종(28)씨도 "사업을 하다가 망하면 다시 딛고 일어서는 게 힘든 게 현실인데, 이런 사람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마련이 절실하다"며 "국회가 싸우지만 말고 보수와 진보가 내놓은 정책을 잘 섞어서 정말 국민에게 필요하고 맞는 정책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