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일본군 '위안부' 인권단체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 회계 부정 논란의 중심에 선 맥줏집 측이 3300여만원 지출을 반박하는 자세한 내역을 밝혔다.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 제기로 정의연이 후원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다수 언론 매체는 2018년 '기부금품 모집·지출명세서'를 근거로 정의연이 기부금 3300여만원을 맥줏집 '옥토버훼스트'에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옥토버훼스트' 관계자의 이야기는 달랐다. 당시 정의연이 지출한 금액은 972만원이고 이 역시 후원자들의 후원 티켓으로 사용된 금액이었다는 것이다.
'옥토버훼스트' 방호권 대표이사는 12일 CBS노컷뉴스에 "당시 후원자들이 티켓을 들고 와서 드신 금액이 972만원이었다. 후원행사가 끝난 후, 정의연 측이 이 금액만큼 정산을 했고 우리가 인건비, 재료비 등 최소 지출비용을 뺀 540여만원은 다시 기부를 했다"라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정의연이 맥줏집에 지출한 금액은 430여만원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기부 계획은 이미 '후원의 밤' 행사 이전부터 정의연과 합의된 사항이었다. 무엇보다 회계의 투명성을 위해 지출액을 받고 다시 기부로 돌려주는 방식을 택했다.
방 대표는 "어떤 후원 행사가 됐든 그 매출을 업체가 다 가져가 버리면 당연히 성립이 안된다. 우리도 애초에 직접비 성격의 비용만 받고 나머지는 후원을 하기로 이야기가 돼있었다. 회계 처리를 투명하게 하려고 매출액을 받았다가 다시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열린 후원금 논란 관련 기자회견에서 울먹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보통 이런 좋은 취지의 행사에는 '기부' 개념으로 티켓만 구매하고 참석하지 않는 후원자들도 있다. 때문에 '후원의 밤' 행사 매출만으로 정의연의 티켓 판매액을 짐작할 수는 없다. 그러나 3300여만원이라는 보도는 완전히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방 대표는 "맥줏집에서 3300여만원을 지출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실제 정의연이 우리와 진행한 '후원의 밤' 행사로 얼마나 티켓을 판매해 개인후원금이 모였는지 그 액수는 알 수 없다. 다만 티켓을 지참한 후원자들이 우리 업체에서 지출한 금액이 972만원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정의연의 2018년 '기부금품 모집·지출명세서' 속 맥줏집 3300여만원 지출 내역은 어떻게 된 것일까. 국세청 측은 이를 기재 오류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는 기부금 3339만8305원을 여러 사업에 지출했지만 결산 공시에서는 맥줏집만 기재해 한 곳에서 전액을 쓴 것처럼 보였다는 이야기다.
방 대표 역시 "정의연 같은 단체는 모금사업을 1년 내내 진행한다. 후원의 밤은 물론이고 펀딩, 인쇄물 행사 등 다양한 사업이 이뤄진다. 그 1년 기부금 전액 지출이 3300여만원인 것이고, 거래하는 개인이나 법인 사업체는 140개가 넘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국세청에 기부금 관련 세무신고를 할 때, 양식상에 모금사업비 지출 항목이 있다. 여기에 총 금액을 적고 대표 거래처 한 곳만 적으면 되는데 그게 '옥토버훼스트'였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옥토버훼스트' 맥줏집을 운영하는 디오브루잉주식회사의 정의연 기부금 이체 내역. (사진=디오브루잉주식회사 제공)
다음은 '옥토버훼스트' 측이 밝힌 후원의 밤 당일 매출과 상세 기부내역이다.
△ 총매출액 972만원(부가세 포함)
△ 후원티켓 회수에 따른 외상매출액 965만4천원
△ 신용카드 매출 6만6천원(1건·국민)
△ 정의연의 모금사업비 지출 965만4천원(디오브루잉 계좌로 송금)
△ 디오브루잉이 후원금을 정의연 계좌로 송금 541만708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