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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식중독 피해 부모들 "악성댓글에 억장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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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 식중독 피해 부모들 "악성댓글에 억장 무너져"

    안산 유치원 학부모들 "보상금 관련 악담 자제해 달라"
    비대위 1일 간담회 개최, 진상 규명·재발 방지 대책 촉구
    회복 원생들 돌아갈 곳 없어…돌봄 지원책 마련 시급
    기존 유치원서 돌봄·교육 지속 희망, 당국 방안 논의 약속

    경기도 안산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관련 피해 학부모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1일 해양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간담회를 진행했다.(사진=박창주 기자)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 관련 피해 학부모들이 "네티즌들의 악성댓글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피해 학부모 10여 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안산 해양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관계 기관 및 정계 인사들과 함께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이 같은 심정을 토로했다.

    안현미 비대위원장은 "부모들은 아이들 간호하느라 정상적으로 직장 생활을 못 할 정도로 힘겹게 살고 있다"며 "기사에 '1인당 8백만 원 받으면 되겠네', '곧 촛불 들고 청와대 가겠네'라는 댓글이 달린 걸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은 "생업까지 포기하며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상황에 악담을 퍼붓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날 회의에서는 발병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아이들을 위한 돌봄 및 교육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먼저 비대위 측은 "아이들은 이유도 모르고 고통을 받고 있는데 아직 감염 경로나 보존식 고의 폐기 여부 등 밝혀진 게 없다"며 "사고의 진상 규명이 급선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립유치원에도 전담영양사를 둘 수 있는 학교급식법 시행은 내년 1월 30일부터로 그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특히 비대위는 "아이들이 퇴원을 해도 받아주려는 유치원이 없고 5~7세 어린아이들이라 새로운 환경에 보내는 것도 불안하다"며 회복된 이후의 자녀 보육을 걱정했다. 현재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유치원은 역학조사 등을 위해 오는 8일까지 폐쇄 조치된 상태다.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 일시폐쇄명령서가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원래 생활하던 유치원 시설에서 돌봄과 교육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피해 부모들의 요구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와 정계 인사들은 "공명정대하게 사태의 원인을 밝힐 수 있도록 방역당국, 경찰 등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해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상록갑)은 "보존식 규정이 안 지켜지고 전담영양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등 제도적 문제를 풀기 위해 정치권에서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전 의원은 "회복된 아이들의 경우 해당 가정에 교사가 직접 가서 돌봐주거나 인근 학교, 유치원으로 보내는 방법 두 가지로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앞으로 비대위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안산교육지원청은 "지역 유치원에 공문 등을 통해 감염 전파에 대한 오해와 피해 원생들의 입소 거부 자제를 권고하겠다"며 "폐쇄된 유치원에서의 돌봄도 시와 협의해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해철 의원과 경기도의회 송한준 의장 등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안산교육지원청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피해 학부모들은 집단 식중독으로 183명 원생 전체가 신체 피해와 학습권 침해를 당했다며 관련 사태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지난달 30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유치원발 식중독 유증상자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일보다 1명 늘어 117명이 됐다.

    이 중 식중독 원인균인 장 출혈성 대장균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는 모두 60명으로 2명 증가했다.

    다만, 원생 6명이 퇴원해 입원 환자는 13명이고, 용혈성 요독 증후군인 이른바 '햄버거병' 의심 환자는 3명 더 회복돼 10명으로 줄었다.

    투석 환자도 원생 1명의 증상이 호전돼 3명으로 감소한 상태다.

    아직 식중독균 등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인 대상자는 1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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