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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낙연의 길, '국민'과 '친문' 아울러야



칼럼

    [칼럼]이낙연의 길, '국민'과 '친문' 아울러야

    [김진오 칼럼]

    '이낙연의 길'은 '국민 바라기' 속의 '친문 환심 사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8.29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7일 이낙연 의원의 당 대표 출마선언문은 대선 후보 출마 선언문 같다.

    코로나19 국난으로 시작해 국가와 민족적 위기와 청년층의 좌절, 저출생 같은 각종 난제들, 경제 문제, 사회개혁, 평화 정착, 정치 협력 등 국정 과제를 거의 다 열거했다.

    유능한 민주당과 당정 간의 '건설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국난 극복을 위해서는 경제입법을, 양극화 개선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사회입법을, 정치혁신과 권력기관 쇄신에 필요한 개혁입법을 늦출 수 없다고 밝힌 것은 21대 국회의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덧붙여 한반도 평화와 일하는 국회 정착은 필요충분조건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시절.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과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낙연 의원은 언론인 출신으로 5선 국회의원에 전남지사와 국무총리까지 거친 당대에 보기 드문 스펙의 소지자이자 경험·노하우가 아주 풍부한 정치인이다.

    국무총리 때도 그렇지만 두세 달밖에 안 된 짧은 5선 의원 시절에도 국정의 알파에서 오메가까지를 두루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의원은 특히 허언을 하지 않으며 한번 내뱉은 말은 꼭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 있어 제시된 여러 국정 과제들이 추진될 공산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극복 과정뿐만 아니라 그 이후 과제들의 추진 역시 국회 입법화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만큼 민주당의 역량이 더없이 중요하다.

    이날 거대 여당 민주당의 새로운 각오와 태세를 주문한 것은 의미가 크다.

    그의 발언처럼 민주당이 책임 정당이여야 하며 유능한 정당, 겸손한 정당, 공부하는 정당, 미래 정당이 되도록 탈바꿈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이낙연 의원 등이 참석한 당 의원총회.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그 중심에 서겠다는 이낙연의 포부에 비춰 볼 땐 작금의 민주당은 모자라도 한참 부족한 집권 여당일 것이다.

    유능한 정당, 책임 정당, 공부하는 정당, 겸손한 정당관은 그가 언론인과 국회의원을 거치며 한(恨)처럼 다져진 소망이다.

    그가 슈퍼 여당인 민주당의 당 대표가 된다면 이를 위한 여러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공부·토론 모임이 아주 많아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깃든 엘리트주의가 나타날 수도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들을 끌고 가려고 하기 보다는 뒤에서 밀어주는 '맏형 리더십'이 요구된다.

    역대 대통령 후보들과 거물 정치인들은 예외 없이 협치와 소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거의 구두선에 그쳤다.

    '민생연석회의'와 '평화연석회의'를 이낙연의 트레이드마크로 만들려면 낮아지는 것은 기본이고 때론 '자신이 먼저 죽겠다'고 해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정치적 포장을 위한 보여주기 식 목적을 버려야만 가능한 일이고 진정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

    이낙연 의원은 전남 출신임에도 지역의식이 아주 옅은 정치인이다.

    후원회장을 대구·경북(TK) 출신을 모셨듯이 동서화합을 위한 최적임의 정치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시도를 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 과정을 지켜봤다.

    김부겸 후보와의 선거 때부터 그런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부겸 전 의원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때마침 TK출신인 김부겸 전 의원이 이틀 뒤인 9일 당 대표 출사표를 던진다고 하니 영호남간의 정정당당한 멋진 대결을 펼쳤으면 한다.

    차기 대선후보 1위 자리를 확고히 고수하고 있는 이낙연 의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8월 29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가장 아름다운 전당대회로 기록되느냐, 아니면 여느 전당대회와 다름없이 후유증을 남긴 전당대회로 저평가 받느냐 달려있다.

    근자에는 지난 2015년 2월 8일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의 전당대회는 여러 면에서 아주 볼썽사나웠다.

    민주당 당권 경쟁이 이낙연 대 김부겸의 대결이라고 할지라도 이낙연 의원의 당 대표론을 의심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비대면으로 치러지는 전당대회라는 점도 이낙연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주당 당 대표는 이낙연 의원에겐 국가 최고지도자 길로 연결된 양탄자의 길일 수도 있으나 그의 말대로 자갈밭을 걸을 수도 있다.

    국회의원과 전남지사, 국무총리에 이어 여당 대표까지 원만하게 수행할 경우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할 것이다.

    그렇지만 당권 경쟁이 과열돼 후유증을 낳거나 차기를 노리는 잠재적 후보군들의 연합작전이 진행된다면 원치 않은 상황을 맞닥뜨릴 것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되밟게 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이 이낙연 의원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이해찬 대표도 총선 압승 이후 첫 일성이 그런 경계심의 발동이었던 만큼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치란 늘 돌발변수 속에서 요동치는지라 특유의 신중함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의원.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정치를 좀 알거나 관심 있는 유권자들에겐 이낙연 당 대표론에 대한 친문의 움직임이다.

    친문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과잉 액션을 한다든지, 이낙연의 길을 버린다든지, 소신을 꺾는다는 것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일을 맞닥뜨릴 것이다.

    전체적인 협력의 틀 속에서 어쩌다 긴장관계가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가 아닐까.

    30%를 웃도는 이낙연 의원의 지지율에는 민주당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중도 보수 성향의 지지자들도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당권 경쟁 선언으로 첫발을 뗀 '이낙연의 길'은 그래서 '국민 바라기' 속의 '친문 환심 사기'로 귀착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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