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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이는' 레이저로 드론·미사일 격추…첨단 무기 체험



국방/외교

    '안보이는' 레이저로 드론·미사일 격추…첨단 무기 체험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설 50주년 맞아 신무기 전시와 운용 시범
    몸에 '입는' 웨어러블 로봇·무인차량 등 선보여
    탐사로봇은 땅굴 들어가 지도 만들고 통신중계기 설치
    무인차량은 위험한 곳 먼저 들어가 정찰하거나 물자 운반
    소리 없고 눈에 안 보이는 레이저, 적 드론 은밀하게 요격

    (일러스트=ADD 제공)

     

    기상과 안전 문제 때문에 보다 가까이서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ADD 관계자의 "셋, 둘, 하나" 신호에 맞춰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저가 발사되자, 몇 초 뒤 금속으로 만들어진 미사일 모형에서 작은 불꽃이 생긴 것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우리 군 신무기 개발의 산실로 평가받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3일 충남 태안의 안흥시험장에서 창설 50주년 기념 합동시연과 전시 행사를 열고 여러 최신 무기체계를 공개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도 현장을 찾아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회색지대(grey zone) 분쟁 등 특수전·보병전투 일선에서 쓰일 수 있을법한 최신 장비들을 직접 둘러봤다.

    ◇무게 부담 줄이는 '웨어러블 로봇' 직접 체험해보니

    군사용 웨어러블 로봇을 시연하고 있는 ADD 관계자들. (사진=ADD 제공)

     

    차량화와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보병들이 '무작정' 행군하는 시대는 아니라고 하지만, 현대전에서 일선의 병사들이 져야 할 짐은 그전보다 상당히 늘어났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선에서 휴대해야 할 장비들도 늘어난 탓이다.

    전장의 필수품인 총기와 방탄복, 헬멧만으로도 15~20kg은 넘어가는데, 여기에 드론 등 최신 무기체계를 운용하기 위한 장비들까지 더해지면 개인당 수십 킬로그램의 부담이 몸에 가해지는 셈이다.

    비무장지대(DMZ) 등지의 필수품인 지뢰탐지기는 길쭉한 막대처럼 생겼다. 다만 그 막대가 4.5kg 정도이며 땅에서 1cm 떨어뜨린 상태를 유지한 상태로 운용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탐지기를 직접 손에 들어 보니 성인 남성이라고 해도 30분 넘게 이 상태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취재진이 등에 맨 중력보상장치에 ADD 관계자가 지뢰탐지기를 연결하자 하중이 분산되는 것이 느껴졌다. 한 손으로 무게중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하중을 분산시키는 장치의 도움을 받으니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ADD 관계자는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면 장비의 무게가 50% 가량 경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같은 무게의 장비라도 웨어러블 로봇의 도움을 받으면 두 배 정도 긴 시간을 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등에 매는 중력보상장치 이외에도 다리와 등에 걸치는 '고기동 하지근력증강로봇'과 '무릎근력보조로봇'도 있었다. 이러한 로봇들을 활용하면 약 10km까지는 힘들이지 않고 뛸 수 있다는 것이 ADD 측의 설명이다.

    ◇복잡한 땅굴, 먼저 들어가 지도 만드는 탐사로봇

    ADD가 개발하고 있는 자율터널탐사 로봇. (사진=연합뉴스)

     

    미군과 우리 군은 베트남전에서 게릴라전에 상당히 골치를 썩었다. 특히 거미줄처럼 연결된 땅굴은 이동 통로나 은신처가 될 뿐만 아니라 간단한 병원 등까지 갖춘 군사기지처럼 운용돼 북베트남군이나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베트콩)의 전투력에 크게 기여했다.

    북한은 남한 이상으로 산이 많고 지형이 험하다. 유사시 한반도에서 우리 군이 상대해야 할 북한군 또한 남침용 땅굴을 파거나 갱도에 방사포를 숨기는 식으로 땅굴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땅굴 내부 전투는 시가지 전투(MOUT) 이상으로 까다롭다고 평가받는다. 언제 어디에서 적이 나타날지 알 수 없는데다 내부 구조 그 자체가 통신에 방해요소로 작용하는 등 어려움을 더한다.

    ADD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자율터널탐사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터널 입구에서 로봇을 투입하면 내부를 자동으로 탐사하면서 탑재된 레이더로 땅굴의 생김새를 스캐닝해 지도를 만들게 된다.

    물론 사람이 직접 조종할 수도 있다. 콘솔 게임기를 빼닮은 조종기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태블릿 PC를 끼우자 로봇의 카메라로 비춰지는 시야가 태블릿 화면으로 전송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도는 작전 지휘부로 전송되는데, 미군이 운용하는 플랫폼과 정보 공유를 통해 한미 공동으로 지도를 만들 수도 있다. 서로 다른 방향에 출입구가 여러 개 있기 일쑤인 땅굴에서는 정보 공유가 매우 중요한데 한 쪽은 한국군이, 한 쪽은 미군이 탐사해 함께 지도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탐사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전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자동으로 통신 중계기도 설치한다. 산이 많아 TV나 라디오 전파가 잘 닿지 않는 지역 근처에 중계소를 설치하듯, 통신 중계기는 전파가 이리저리 반사되기 일쑤인 땅굴 내부에서 신호를 제대로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한다.

    ◇보병용 소형 무인차량 & 기계화부대와 함께 다니는 무인 수색차량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보병용 다목적무인차량. 특수 타이어와 기관총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거운 짐을 지고 다녀야 하는 특수부대원들이나 보병들에게는 때론 물자를 운반할 수 있는 차량이 필요하다. 교전 상황에서 환자가 발생할 경우엔 부상자를 빠르게 후송하거나 정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보병용 다목적무인차량에는 4개의 특수 타이어가 달려 있다. 험한 지형에서도 펑크가 나지 않고, K3 기관총이 장착돼 자체 방어도 가능하다.

    화물칸에는 약 160kg 정도의 짐이나 사람을 실을 수 있는데 전투에서 필요한 물자나 부상자를 빠르게 운반할 수 있다고 한다.

    카메라 등 정찰 장비도 있어 병력들은 다른 곳에 있는 상태에서 차량만 먼저 보내 정찰할 수도 있다. 적이 차량을 공격할 경우엔 총알이 어디서 날아오는지 탐지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취재진 앞에서 기동시범을 보이고 있는 무인수색차량. (사진=연합뉴스)

     

    사람이 타지 않고 크기를 더 크게 해 수색정찰 임무에 특화돼 있는 무인수색차량도 야외에서 직접 기동 시범을 보였다. 통제차량 1대가 통신중계 무인기를 통해 2대의 무인차량을 통제할 수 있다.

    이 차량은 기갑부대나 기계화부대가 투입되기 전에 먼저 위험지역에 들어가 화학작용제나 지뢰를 탐지하고, 적정이나 지형 등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위에는 K6 기관총이 장착돼 최소한의 방어 무장도 갖췄다.

    무인수색차량은 ADD의 주도로 오는 2021년 4월까지 개발될 예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저, 적 드론 쏴 떨어뜨린다

    SF 영화에서 레이저 빔으로 목표를 공격하는 장면은 많이 봤지만 실제로 무기화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리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는 미래의 일이긴 한데, 먼 미래의 일은 아닌 것 같았다.

    ADD 관계자가 신호를 보내자 20kW 출력의 레이저가 미사일 모형을 향해 조사됐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적외선(IR) 카메라에는 광선이 표적을 향하는 모습이 그대로 잡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사일 모형에서 작은 불꽃이 일렁이는 모습이 보였다.

    관람대에서 내려와 트럭 짐칸에 실려 온 미사일 모형을 살펴보니 꽤 단단한 금속이었는데도 동체에 구멍이 나 있었다. 레이저가 비춘 구멍 쪽에는 마치 불에 탄 것처럼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광섬유에서 생성된 광원 레이저 빔을 표적에 직접 쏴 목표물을 무력화시킨다. 몇 킬로미터 정도 거리에서 드론이나 로켓 등을 공격할 수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으며 소리도 나지 않는다.

    선진국들도 이러한 레이저 대공무기체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발을 완료해 실용화한 나라는 한 군데도 없다. ADD는 한화와 함께 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고 작게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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