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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엘리트 코스'는 옛말…이흥구 후보자 발탁 배경은?



법조

    '대법관 엘리트 코스'는 옛말…이흥구 후보자 발탁 배경은?

    부산·울산 등에서만 근무한 '향판'
    행정처 안거치고 재판만 전념…비주류
    통상 선임 대법관이 후임자 추천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엘리트 법관'의 최종 도착지로 여겨졌던 대법원 구성이 변화하는 가운데,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에 '향판(鄕判)' 출신 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제청됐다. 이 부장판사는 지금까지 대법관 후보로 널리 거론된 인물은 아니어서 이번 발탁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도 내부에서 나온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10일 이 부장판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이 부장판사를 포함해 배기열(54·17기) 서울행정법원장과 천대엽(56·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추천한 가운데 가장 연수원 기수가 낮은 이 부장판사가 낙점됐다.

    이 부장판사는 경남 통영 출신으로 통영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나왔다. 1993년 법관 초창기 3년 정도를 서울지법에서 일한 후로는 약 27년간 부산·울산·창원 등 지방법원과 지원에서 자리를 지켰다.

    김 대법원장은 "후보자는 그간의 삶과 판결 내용 등에 비추어 사법부 독립, 국민의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의 기본적 자질을 갖췄다"며 "오랜 기간 부산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공정한 재판과 균형감 있는 판결로 신망을 받고 있다"고 제청 사유를 밝혔다.

    그간 대법관 후보에 오른 판사들은 통상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나 법원행정처 심의관 등 사법행정 부문,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법원 내에서 소위 요직이라고 여겨졌던 자리를 거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 이후 판사 경험이 전무한 변호사 출신 김선수 대법관이나 판사와 변호사 직을 번갈아 한 노정희 대법관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법률가들이 기용되고 있다.

    특히 이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 중 사법고시에 합격한 첫 사례인데다 처음으로 대법관 후보에도 올라 눈길을 끈다. 또 당시 서울대 운동권이었던 이 부장판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법관이 이번에 자리를 물려주는 권순일 대법관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인연도 있는 셈이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당연직 6명·비당연직 4명)는 대법관 후보자 검증에 동의한 30명의 후보에 대해 위원 한 사람당 3표씩을 행사해 다득표자를 추리고 이 중에서 최종 3명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지법의 한 법관은 "이 부장판사는 통상 '대법관 후보'로 많이 거론된 인물은 아니었기 때문에 위원들이 최종 3인으로 선정한 것부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선임 대법관이 후임 대법관을 추천하는 관례에 비춰보면 권 대법관이 직접 이 부장판사를 후보로 거론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과 관련해서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경력만 10년에 달하는 권순일 대법관 같은 기존 대법관의 이력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전형성을 탈피했지만, 여전히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판사라는 틀에 갇혔다는 것이다.

    또한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 들어 법원 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도 추후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논쟁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외에서 신망을 얻는 여성 판사들이 많이 있음에도 여전히 최종 후보 3인에 '서오남' 밖에 없었던 점은 아쉬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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