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뮤지컬 종사자 돕기 기금 마련 콘서트 '더 쇼 머스트 고 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뮤지컬 제작사 대표들과 세종문회화관 사장(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앙상블과 스태프를 보듬고 일으켜 세우는 게 선배들의 사명이다."(박명성 프로듀서)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업계 종사자를 돕기 위해 뮤지컬 업계가 뭉쳤다.
8개 대형 뮤지컬 제작사 프로듀서(피엠씨프로덕션 송승환·신시컴퍼니 박명성·클립서비스 설도권·오디컴퍼니 신춘수·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CJ ENM 예주열·에이콤 윤홍선·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장우재)는 오는 29~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기금마련 콘서트 '뮤지컬 갈라-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을 개최한다. 남경주와 최정원, 김소현, 정성화, 옥주현, 김준수, 민우혁 등 30여 명의 배우가 동참한다.
프로듀서들과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은 10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공연 추진위원장을 맡은 신춘수 프로듀서는 "코로나19로 브로드웨이·웨스트엔드 공연장이 셧다운됐다. 우리나라는 K-방역 덕분에 뮤지컬 공연을 하고는 있지만 취소·연기되는 경우가 더 많다. 잠재적 실업 상태에 빠진 업계 종사자를 돕기 위해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송승환 프로듀서는 "자사가 20년간 공연해 온 '난타' 극장이 6개월 전부터 문을 닫았다. 어렵게 공연을 올려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가족과 다름없는 배우와 스태프가 짋어진 생활고를 나눠 지고 싶은 마음에 뜻을 모았다"고 했다.
엄홍현 프로듀서는 "올 1월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뮤지컬 투자사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힘든 가운데서도 선뜻 동참 의사를 밝혀 준 제작사와 배우·스태프에게 고맙다"고 했다.
이번 콘서트는 서사극 형식의 이야기를 토대로 뮤지컬 넘버와 최신 기술을 합친 융복합 쇼다. 세종문회화관 김성규 사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시민들은 문화예술 향유권을 잃었고, 뮤지컬 산업은 붕괴 위기에 처했다. 붕괴된 산업을 제자리로 돌려 놓으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그래서 우리 공연장은 뮤지컬 '모차르트!' 등 공연을 진행했다"며 "뮤지컬 20년사를 되짚는 갈라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제작사 대표들로부터 제안을 받아 함께 하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변화를 꾀하는 뮤지컬 업계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박명성 프로듀서는 "대형 제작사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16년 전 뮤지컬협회 창립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가 자성하고, 제작시스템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설도권 프로듀서는 "기부 콘서트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공공기관·지자체 등의 출연금 지원과 공연티켓 부가세 면세, 업계 종사자 보험 가입 같은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연 기부금과 수익금, 후원금을 합쳐 기금 5억 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기금운영위원회에서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500명에게 100만 원씩 지급한다.
공연 티켓은 오는 12일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 온라인중계 후원하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내 후원 페이지 등을 통해 기금 마련에 동참할 수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회를 본 남경주는 즉석에서 기부 콘서트 '노 개런티'와 기부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