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트럼프, 카맬라 해리스 요리법 '대략난감'



미국/중남미

    트럼프, 카맬라 해리스 요리법 '대략난감'

    트럼프, 예상치 못한 해리스 등장으로 골치
    딜레마에 스텝 꼬이고 흑역사까지 소환돼

    카맬라 해리스가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이후 처음으로 12일(현지시간) 합동 유세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의 연설을 해리스 후보가 뒤에서 경청하고 있다 .(사진=ABC 캡처)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카맬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지명된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깜짝 놀랐다"고 했다.

    하지만 배짱 좋기로 소문난 트럼프 대통령이 놀랐다고 이야기한 자체가 좀 놀랄 일이다.

    왜 놀랐을까?

    그가 가장 원치 않은 후보라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선택이라서 그랬을까?

    아마도 숨기고 싶은 역사 때문일 것이다.

    우선 트럼프는 자신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해리스를 도운 후원자였다.

    해리스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출사표를 던진 2011년 5천 달러를, 이후 장관에 취임한 이후인 2013년 1천 달러, 2014년 2천 달러를 각각 기부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는 트럼프가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에도 많은 정치자금을 댔고, 심지어 힐러리 클린턴과 조 바이든에게도 정치자금을 댔다며 별일 아니라고 했다.

    문제는 트럼프가 2010년을 기점으로 공화당에만 정치자금을 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민주당 당적의 해리스에게 냈던 정치자금은 공화당에만 냈던 때의 예외적 상황이 되므로 트럼프에겐 변명하기 힘든 일이 된다.

    이 때문에 뉴욕의 사업가였던 트럼프가 당시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이던 해리스에게 정치자금을 댄 것은 그에게 뭔가 약점이 있거나 부탁할 게 있어서 그랬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측은 트럼프가 해리스를 후원했던 것만 보더라도 트럼프가 반 인종주의 정치인은 아님이 증명된 것 아니냐는 말로 얼버무리지만, 그럴수록 뭔가 구린 냄새가 난다.

    또 하나, 해리스가 민주당 부통령에 지명되면서 트럼프에게 좀 난감한 일이 생겼다.

    그 동안 조 바이든을 향해 경찰 예산 삭감을 통해 경찰권을 약화시키려 한다며 각을 세워왔는데, 해리스가 바이든의 러닝메이트로 확정되면서 바이든에 대한 공격 수단이 사라지게 됐다.

    해리스가 과거 검찰 재직시절 누구보다 경찰권 옹호에 나섰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NBC는 이날 해리스의 등장으로 "트럼프 캠프에 수수께끼가 생겨났다"며 "그녀에 어떻게 각을 세울지 즉각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를 검사 경력을 지울 사람인지 경찰에 반대하는 극단주의자를 회유할 사람인지 양단간 선택해야 할 상황이 됐다며 해리스를 친 경찰 인사로 규정할지, 아니면 반 경찰 인사로 규정할지 공화당이 딜레마에 빠졌다고도 했다.

    NBC는 또 트럼프측이 해리스에 대해 버니 샌더스의 정책 계승자라는 꼬리표를 달려하지만, 해리스는 이미 샌더스 의원의 정책공약을 폐기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의 경우는 이날 해리스의 등장으로 트럼프의 여성 유권자들 공략의 스텝이 꼬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해리스에 '못된(nasty) 여자'라는 별명을 달려고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던 민주당 예비경선 국면 때도 주자들 가운데 해리스에게만큼은 좀처럼 별명을 작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별명을 지으려 하는데 그게 바로 '못된 여자'라는 거다.

    (사진=연합뉴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에게 여성이란 자신의 정적을 부를 때 사용하는 '못된 여자'와 자신의 고정 지지층으로 여기고 있는 '교외 가정주부들' 두 가지 부류뿐이다.

    이번에 해리스를 '못된 여자'로 부르면서 트럼프의 이분법적 여성관은 더욱 분명해지게 됐다.

    하지만 그럴수록 '교외 가정주부들'은 더욱 트럼프를 배격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신문의 분석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가정주부들의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율(6월 NPR, PBS 여론조사)이 66%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해리스에 대한 '못된 여자' 프레임을 강화하면 할수록 조용하던 '교외 가정주부들'이 반트럼프 행동에 나설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사실 해리스의 부활은 트럼프에겐 부끄러움의 소환과도 같다.

    트럼프는 지난해 말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경선 포기를 선언했을 때 자신의 트위터에 그만 이렇게 쓰고 말았다.

    "너무 안됐다. 우리는 카맬라 당신이 보고 싶어질 것이다."

    그런데 해리스는 8개월 뒤 부통령 낙점을 예견이라고 한 듯 당시 트럼프의 트윗에 이렇게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 걱정 마시오. 법정에서 봅시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