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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자의 쏘왓]"제로금리 3년 더" 돈은 어디로



금융/증시

    [홍기자의 쏘왓]"제로금리 3년 더" 돈은 어디로

    최소 3년, 제로금리 장기화 가능성 커져
    부동산·주식·금 등 자산 인플레 가능성 커…부동산 규제는 과거와 다른 점
    정부 정책 전환+유동성+젊은 층 주식 시장 진입은 주식시장에 긍정적
    투자자 눈높이 맞지 않는 실적은 버블 터뜨려, 코로나19 불확실성은 여전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최소 2023년까지 현재의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연준은 최근에도 낮은 금리 수준을 오래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처럼 제로금리의 구체적인 시점을 시장에 제시한 건 처음입니다.

    이에 발맞춰 세계 각국의 저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은 커졌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고요. 그렇다면 적어도 3년 동안은 제로금리 시대로 접어드는 건데요. 과연 얼마나 장기화되는 걸까요? 돈은 어디로 흐를까요? 제로금리 시대의 장기화, 내 경제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지 알아봤습니다.

    1. 美 연준 "제로금리 3년 더"가 뜻하는 바는?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습니다. 17명의 위원 가운데 13명은 2023년까지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고요. 최소 3년 더 제로금리 유지를 시사한 건데요. 전문가들은 이 말에는 두 가지 뜻이 내포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적어도 2023년이지, 아마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긍정적으로 봤을 때 최소 3년이고 제로금리의 장기화는 더 지속될 것이란 거죠. 두 번째는 2023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게다고 시장과 약속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시장에선 언제 금리 인상을 할 지 모르니 대비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에게 적어도 내 임기 동안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테니 걱정 말라고 돈도 빌려가고 그 돈으로 경제 생활을 하라는 의미란 겁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2. 한국 금리에는 어떤 영향? 제로금리는 얼마나 오래 갈까?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된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내리고, 5월 0.5%로 추가 인하한 뒤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태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만큼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해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죠.

    시장에서도 한은의 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로금리까지 금리를 내려도 경기가 확 살아나진 않는데 효과가 있냐고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로금리로 했다고 해서 경기가 회복되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게 되면 경제가 완전히 망가지니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크다"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제로금리는 얼마나 오래가냐고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치료제 등의 개발에 따라 달라지겠지면 10년까지 갈 수 있다고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7년이나 초저금리가 지속됐는데요. 망가진 경제가 회복되는 시간이 그만큼이나 걸리기 때문이죠. 한국의 경우 적어도 대선 전까지는 제로금리의 기조가 거의 그대로 본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3. 제로금리가 부동산·주식과 무슨 상관?

    초저금리 시대에 투자의 흐름이 부동산이나 주식, 금 같은 자산으로 가는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퇴직 공무원인 60대 후반의 한 남성은 "3년 적금을 들었는데 이자가 고작 9만원 붙었다. 그래도 또 적금을 들려고 했더니 이제는 4만원 붙는다더라"고 하소연합니다. 엄청난 수익률을 바라지 않던 사람들도 현재 은행 예금·적금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니 투자처를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부자들도 베이스캠프를 수익률이 좋은 증권사로 이동하고 있고요.

    과거에는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 부담도 작아져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부동산 매매에 나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나서고 있다는 게 과거와 다른 점이죠. 정부는 이러한 부동산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길 바랍니다. 기업이 발행한 채권, 증자, 벤처 등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가길 바라는 건데요. 증시를 거쳐서라도 실물경제에 돈이 돌았으면 하는 마음인 거죠.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산인플레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면서 "정부는 정말 막고 싶겠지만 주택 가격이 오를 수도 있고, 주식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도 크다. 그 수요가 달러나 금 쪽으로 향하면 그쪽일 것이지만, 어느 자산가격이 많이 오를지 답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4. 급상승한 국내 증시는 버블일까, 더 갈까?

    정부가 바라는대로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버블이다, 고점이다라는 논란도 있는데요.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더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은 "연준은 금리에 대한 전망과 함께 경제 전망치를 -7%에서 -3%로 상향 조정했고, 물가는 상대적으로 덜 올렸다"면서 "이 말은 경제가 생각보다 덜 안좋고 물가는 상당히 안 올랐다. 이런 환경은 주식시장에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에 기술주 중심으로 상당 부분 빠진 것도 건전한 조정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서 수익을 본 사람들이 팔면 주가가 빠지는데 그만큼 사고 싶은 사람도 많아서 조정 기간을 거친다는 것이죠. 또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주식을 많이 시작하는 것도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집을 못 샀을 때 절박함을 느끼는 것처럼 "주식을 안하면 내가 손해를 보고 있으니 꼭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젊은층이 주식시장에 많이 진입하고 있는데요. 처음 시작이라 비중이 작지만 계속해서 비중이 늘어날 것이란 거죠.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버블을 터뜨리는 건 금리 인상일텐데, 금리 인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버블이 혼자 터지는 때는 택도 없는 실적이 나오는 순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실적이 맞추지 못하는 순간 무너진다는 것이죠. 이를테면 너무 높아진 PER(주가수익비율)를 보이고 있는 종목일 수 있는데요.

    PER(주가수익비율)은 이익을 기준으로 볼 때 현재 주가가 합당한 가격으로 책정됐는가 살피는 기준이죠. 주당 순이익이 1000원인데 주가가 1만원이면 PER은 10배가 됩니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이익을 기준으로 매매에 접근할 때 그 회사 이익창출 가능 규모가 10배 정도 프리미엄을 주고 주식을 산다는 개념이죠. PER가 높을 수록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주식, 이익 창출 능력에 비해 고평가된 주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PER가 높아져 그만큼 비싸진 기업은 투자자들의 "빨리 성장해야해"라는 독촉이 담긴 셈이죠. 최근 PER가 상식 밖으로 높은 종목들이 나오는데 언젠가는 스스로 터질 수 있는 버블일 수 있는 셈입니다.

    유동성의 힘을 타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해서 조정이 없는 건 아닙니다. 또 끝간데 모르고 상승할 것도 아니고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어디로 튈 지도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불확실성도 여전히 염두에 둬야 합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유동성으로 인해 부의 이동이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죠.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는 투자를 하지 않고는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고, 근로소득으로 자산을 불리는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자본시장은 순환적으로 갈 것이다. 세계 각국의 이 시장, 저시장으로 갈 수 있을만큼 에너지가 그만큼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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