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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대기업 환영"··제 밥그릇 걷어찬 중고차 업계



칼럼

    [칼럼]"대기업 환영"··제 밥그릇 걷어찬 중고차 업계

    '차팔이' 악명 중고차 시장
    허위매물, 강매, 속임수판매로 소비자 불신 자초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6년 동안 자정기회 날려
    현대차 진출 선언에 환영일색인 이유
    소비자 보호 차원의 문제, 환골탈태만이 살 길

    중고차 시장.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용팔이, 폰팔이, 차팔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3대 악질 장사꾼을 인터넷에서 일컫는 말이다.

    차팔이는 중고차 거래를 중개하는 업자들이다.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소비자들의 반응이 의외다.

    대기업이 소상공인들의 생계형 업종에 뛰어든다고 하면 부정적인 여론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51%가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이라는 답변은 23%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76%가 현재의 중고차 시장은 혼탁하거나 낙후됐다고 답했고 절반은 차량상태를 믿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만큼, 현재의 중고차 시장이 소비자들로부터 불신받고 있다는 증거다.

    중고차 시장은 2013년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참여가 불가능했지만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고차는 지난 한 해 동안 224만대가 거래되는 등 시장 규모가 22조원대에 이른다.

    178만대가 팔린 신차 시장의 1.3배 규모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눈에 중고차 시장은 불량배 이미지가 강하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인터넷과 SNS에는 허위매물이나 강매 등으로 피해를 봤다며 중고차 업계를 비난하는 내용이 넘쳐난다.

    성능조작이나 침수차 판매 등 속임수판매 피해 호소도 적지 않다.

    중고차 업계를 가리켜 차팔이를 넘어 'xx치 집합소'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있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불신은 중고차 업계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많다.

    자정의 기회는 충분했다. 기존 중고차 업자들은 6년 간 정부의 보호를 받으면서 낙후된 시장구조를 개선을 기회가 있었지만 오히려 퇴보했다.

    2018년에는 중고차 거래 투명화를 위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중고차 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제도적 장치를 업계 스스로 걷어찬 것이다.

    그러는 동안 소비자들은 허위매물에 속고 성능조작이나 침수차를 구입할 위험을 감수한 채 중고차 시장을 기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와중에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고 하니 환영일색인 것이다.

    중고차 업계가 지난 6년 동안 선제적인 자정 노력으로 경쟁력과 신뢰도를 갖추었다면 이런 여론이 형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소비자 보호 차원의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중고차 업계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환골탈태하지 않는다면, 현대차의 시장 진출은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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