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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외교관의 '국익' 발언이 난타 당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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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작렬]외교관의 '국익' 발언이 난타 당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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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혁 "국익이 돼야 미국 선택" 발언 논란…주미대사 직무상 부적절
    사퇴까지 요구, 과민반응은 더 문제…자칫 '영혼 없는 외교관' 남을라
    美 절제된 반응, 국내서 더 호들갑

    이수혁 주미대사가 브리핑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이수혁 주미대사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해야 하는 게 아니다"고 한 것은 현 직무를 감안할 때 부적절한 말이다.

    그는 "우리의 국익이 되어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그래야만 한미동맹도 굳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국익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매우 당연한 권리지만 고위 외교관 출신 주미대사의 발언치고는 외교적이지 않다.

    주재국의 괜한 오해를 살 수 있고 국내적으로도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 계산된 작심 발언일 수는 있지만 그럴만한 정치적 동기를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아무 득이 없는 처신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슨 큰일이라도 난 듯 과민반응 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일부 보수 야당과 언론은 "주미대사가 본분을 망각한 채 동맹국 간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대국의 심기를 건드린 '죄'를 물어 사퇴까지 압박했다.

    어떤 면에서 주미대사의 '국익' 발언은 우리가 도달해야 할 목표점이라 할 수 있다. 언젠가 한미동맹이 수평적 동맹으로 발전한다면 이번 일은 해프닝조차 되지 못할 것이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수혁 주미대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지금은 비록 아쉬운 처지이지만 언제까지나 동맹이 곧 국익인양 자신마저 속이며 살 수는 없다. 그야 말로 이 대사의 말처럼 "미국에 대한 모욕"이다.

    무엇보다 대사의 직무는 당당하게 국익을 대변하는 것이지 주재국 비위를 맞추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주중대사는 중국 입맛에, 주일대사는 일본 입맛에 맞추라는 얘기가 된다.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이기에 국익은 더욱 중요하다. 표현상 다소 문제가 있다 해서 이 정도 잘못에 집단 린치를 가할 정도라면 영혼 없는 공무원만 남게 될 공산이 크다.

    미 국무부는 이 대사의 발언에 대해 "70년 역사의 한미동맹과 역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미동맹이 이룩한 모든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논평했다.

    세련된 외교 화법으로 불편한 내색을 드러낸 것이지만 강도는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다. 이 대사가 지극히 원론적 언급을 한 것인데다 국회 국감이라는 발언 형식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작 미국은 무덤덤한 편인데 국내에서 더 호들갑인 상황이다. 이러니 미국의 입김은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다. 흔들어서 흔들리는 게 아니라 흔들리니 흔드는 한미관계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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