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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독감 백신, '그래도' 접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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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독감 백신, '그래도' 접종해야 한다

    [김진오 칼럼]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창궐하면
    통제불능 '두렵다'

    한 병원에 독감 예방접종 중단을 알리는 게시글이 붙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코로나 펜데믹 와중에 독감 백신처방을 중단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까?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한 사람이 30여명에 이르면서 백신 안정성 논란과 함께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커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면서 "독감 백신접종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접종 여부와 관련해 접종을 중단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표명하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일정 기간 동안 중단하고 사망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독감 백신접종을 정쟁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여당은 정 청장을 감싸기에 급급하며 정 청장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독감 백신을 '죽음을 부르는 독약'이라며 불안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여야 모두 백신접종과 관련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인 채 정치적 계산에 따라 판단, 접근하고 있다.

    23일 오전까지 32명이 백신접종 이후 숨졌다는 보고가 있으나 최초 사망자인 인천의 10대는 백신접종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상당수는 백신접종과 관계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문제는 11·12번 사망자가 맞은 백신은 로트번호가 같고, 13·15번 사망자 또한 로트번호가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것으로 드러나 사망과 백신과 관련이 없다는 단정을 하기는 이르다.

    일단 이들 백신 제품에 대해서는 접종을 중단하고 재검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독감 백신의 유통 전 꼼꼼히 점검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가 하면 상온에 노출된 백신 문제도 발생한 바 있다.

    여기에 독감 바이러스를 유정란에 넣어 배양하는 독감 백신 제조과정에서 균이 기준치 이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점도 우려스럽긴 하다.

    "접종 연기는 시기상 어렵다"는 정 청장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의사협회의 권고처럼 "접종을 일주일 멈추고 사인을 밝히자"는 의견을 고려해봄직하다.

    보통 독감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11,12월 이전에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항체가 형성된다는 정 청장의 다급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잠정 유보 요구를 귓등으로 들을 필요는 없을 듯하다.

    백신의 접종시기를 좀 늦추는 것도 있을 수 있다.

    고령층이거나 기저질환이 있으신 분들에겐 코로나 방역처럼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덴탈이 아닌 K94마스크를 꼭 착용하도록 권고하는 게 최고의 독감 백신이 아닐까?

    사실 일상이 된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위생관리가 감기환자를 대폭 줄이는 바람에 감기 관련 병원들이 한산하다는 것이다.

    독감의 고위험군인 75세 이상의 어르신들과 당뇨와 고혈압, 심장질환자, 폐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은 독감 백신접종이 반드시 필요할지라도 적절한 대처법을 찾아야 한다.

    독감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고위험군에게 더 심하기 때문이다.

    23일 코로나 확진자가 155명으로 확대되고 있는 와중에 독감마저 동시에 유행할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정부와 방역 당국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서울의 한 병원에 무료독감주사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정은경 청장이 그래도 독감 백신접종을 계속해야 한다는 발언은 코로나와 독감의 동시 창궐에 대한 깊은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코로나와 독감의 동반 확산은 통제불능 상황이 된다.

    매년 독감 사망자가 3천 명 가량이라는 기존의 통계를 감안하면 독감 백신접종에 의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독감 백신접종은 계속돼야 한다고 본다.

    독감이 무서운 것은 폐렴을 불러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이나 심폐 기능이 다소 떨어진 분들에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역 당국은 독감 백신접종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백신접종 이후 숨진 원인을 신속히 밝혀 불안감을 잠재울 필요성이 대두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백신접종과 사망의 연관성은 낮지만 예방접종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철저히 규명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과학과 의학으로 증명해야만 독감 백신 불안감이 수그러든다.

    지금이야말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방역당국의 피나는 노고에 대해 격려와 함께 박수를 보낼 시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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