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28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중요한 정책이나 법안은 국회와 사전 협의를 거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날 대통령 시정연설 직전 국회의장실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마련된 사전 간담회 중 이런 요구를 전하며 "야당에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는 정부 주도의 법안을 좀 사전에 제출함으로써 국회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또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 "경제도 성공하고 방역도 성공하는 국가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에서 한국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한다"며 "고통받는 국민들이 많이 있었지만 국민과 정부가 협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환담을 건넸다.
이에 문 대통령은 박 의장 요구에 대해서는 당장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이 시정연설로서는 5번째"라며 "그 밖에도 여러 번 국회를 왔었다. 국회와 자주 소통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참 감사드릴 일은 이번에 3분기 성장도 국회가 네 번에 걸쳐 77조원 추경을 신속하게 해주신 덕분"이라며 "그것이 국민의 삶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그동안 서로 좀 만나서 대화할 만한 그런 여건들을 만들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코로나 상황을 봐 가면서 당 대표님들은 다시 초청해서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전 간담회에는 문 대통령과 박 의장, 김상희 부의장, 김영춘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김태년 원내대표, 정의당 김종철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이 참석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 제10차 본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을 앞두고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몸수색을 요청하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로 들어가다 청와대 경호처로부터 신원검색을 당한 뒤 항의하며 본회의장으로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