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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탓 폐인 생활…" 중국인, 법정서 '울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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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탓 폐인 생활…" 중국인, 법정서 '울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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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강간 혐의 1심서 무죄로 풀려났는데…
    검찰 항소하며 사실상 '영장 없는 구금' 주장
    "10개월간 부모에 생활비도 못 보내…억울"
    2심도 "피해자가 무고했다"라며 무죄 주장
    검찰 "피해자 진술 일관…징역 7년 구형"

    중국인 A씨가 항소심 결심 공판이 끝나자 법무부 직원들과 함께 외국인 보호시설로 돌아가고 있다.(사진=고상현 기자)

    "1심에서 무죄가 나왔는데, 출국정지 당하고 또다시 갇혀 있다. 지금 검찰 때문에 폐인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한국인이었다면 피를 팔아서라도 검찰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했을 것이다. 외국인이라서 그런가. 불공평하다."

    28일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왕정옥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특수강간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중국인 A(42)씨가 최후 진술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등 뒤에 '외국인 보호'라고 적힌 파란색 옷을 입은 A씨는 재판 내내 억울함을 토로했다.


    지난 7월 중국인 여성 특수강간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도, 수개월 간 '영장 없는 구금' 상태로 있는 데 대해 답답함을 얘기한 것이다. 검찰은 항소하며 A씨에 대한 출국정지와 함께 법무부 외국인 보호시설에 수용시켰다.

    A씨는 "중국에 계신 부모님은 제가 보내드리는 돈으로 생활하신다. 1심에 이어 2심까지 거의 10개월 동안 갇혀 있게 되면서 생활비를 못 보내드렸다. 억울해서 극단적 선택도 생각했지만, 부모님을 생각해서 참았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무죄도 주장했다. "교제 관계에 있던 피해자가 돈만 밝히자 헤어지자고 했더니 경찰에 자신을 강간죄로 신고한 것"이라며 피해자가 자신을 무고했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A씨의 유죄를 주장하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다. 피해자 신체에서 폭행당한 흔적도 확인됐다. 또 피고인이 범행에 사용한 흉기도 확보했다. 특히 피고인과 다르게 피해자는 합법 체류여서 무고할 이유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한 3차례 진술 외에는 별다른 증거가 없는 상태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장을 부정하는 상황에서 피해자 진술 내용이 신빙성이 있는지가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이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 진술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변호인은 "사건 당시 옆방에 중국인 부부가 있었는데 피고인이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도 이상하고, 당일 이 부부가 피고인과 말다툼 뒤 집을 나갔는데, 피해자가 함께 도망가지 않은 것도 이상하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불법체류 중이던 지난해 12월 24일과 25일 밤 서귀포시 자택에서 중국인 여성(44)을 흉기로 협박하며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불법체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 진술의 증거 능력을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으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이 피해자 진술을 부정하는 상황에서 법정에서 직접 피해자 증언을 검증했어야 하지만, 검찰이 피해자가 재판 직전 출국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증언을 들을 수 없었던 탓이다.

    재판 전 증거보전 신청, 중국과의 형사사법 공조 절차도 제대로 하지 않아, 1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검‧경 피해자 진술 조서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제주지방법원(사진=고상현 기자)

    이런 탓에 검찰은 항소심 첫 공판 직전 재판부에 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했으나, 형사사법 공조는 불발됐다. 피고인 측이 사실상 구금 상태로 수개월 기다려야 해 피해자 진술 조서 증거에 대해 '동의'한 것이다.

    피고인 측은 항소심 재판부에 "불가피하게 피해자 진술 조서를 증거로 동의했을 뿐, 혐의를 인정한 것이 아니다. 실체적 진실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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