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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리얼]경제가 어려워지면 세상은 여성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



인권/복지

    [씨리얼]경제가 어려워지면 세상은 여성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

    우리 사회를 케어하는 누군가의 이야기 [Who cares?] ①

    한국노동연구원의 '외환위기 이후 여성 노동시장의 변화와 정책과제'에 따르면, 경제위기마다 여성 취업자는 남성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남성은 전년대비 5.86% 줄어들었지만 여성은 8.81% 감소했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남성은 0.05% 증가할 때 여성은 1.04%나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로 닥친 올해의 경제위기 역시 예외는 없었습니다. 지난 10월 3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분석한 9월 여성고용 동향에 따르면 남성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줄어든 데 비해 여성 취업자 수는 2.4% 감소했습니다. 여성 취업자 수가 남성보다 3배 이상 빠르게 감소한 것입니다.

    실업률도 마찬가지 상황을 보여줍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남성의 실업률은 4.7%p 하락
한 반면, 여성의 실업률은 3.7%p 상승했습니다. 실업률은 일할 의사가 있지만 일하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을 뜻합니다. 더디게 나아지고 있는 여성 경제 참가 비율이 경제 위기가 닥칠 때마다 다시 고꾸라지는 셈입니다.

    "경제가 어려워지게 되면 여성들을 일차적으로 집으로 돌려보내는 그런 역사가 계속 반복이 돼 왔었거든요. 이건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예요."

    근본적인 원인은 '집 안의 노동'을 자연스러운 척 여성의 공짜 노동으로 여기는 데 있다고,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말합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이 지금 다 폐쇄가 됐잖아요. 이분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럼 가정에서 내가 돌보는 수밖에 없어요. (원래) 아이들은 학교 가서 급식을 먹어요. 어린이집 가서 밥을 먹고 저녁까지 봐주는 경우도 있거든요. 근데 그것이 다 오롯이 여성의 몫이 돼버린 거죠. 가족 구성원 중에 누군가 재택을 한다, 그럼 그 밥을 누가 하겠습니까. 당연하게 여성에게 요구하는 거예요."

    "얼마 전에 서울시에서 그 학교 급식 납품을 하던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의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그 농산물들을 초중고생이 집에 있는 가정으로 바우처를 발행했단 말이에요. 근데 그 과정에서 서울시가 생각을 안 한 게 있죠. 농산물이 집으로 간다고 해도 이게 바로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거는 집으로 가면 누군가가 하겠지, 라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우리사회 대체로 많은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이 코로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가정으로 가게 되면 누군가 하겠지, 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게 대체로 여성인 거죠."

    지금껏 아무도 신경쓰지 않은, 우리 사회를 케어하는 누군가의 이야기.
    [Who cares?]의 첫번째 이야기는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대표의 말입니다. 영상을 통해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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