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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면엔]숫자가 말해주는 통신사 '탈통신' 이유



기업/산업

    [e면엔]숫자가 말해주는 통신사 '탈통신' 이유

    1인 1스마트폰 시대, 기존 가입자 유치만으론 한계
    AI·빅데이터·클라우드 시장 성장…모빌리티·디지털플랫폼·확장현실 등 신사업 가속
    사명 개명·B2B 거래·XR 등 ICT 수요 확보…낡은 이미지 벗고 탈통신 브랜딩 강화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동통신3사가 올해 3분기 코로나19로 인한 불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이어갔습니다. 5G 품질 논란으로 5G에서 LTE 전환이 늘고 5G 중저가 요금제 압박을 받는 상황을 감안하면 최근 이통 3사가 잇따라 선언한 '탈통신' 전략이 시장에서도 통하는 모습입니다.

    이들 통신사는 '텔레콤'을 스스로 떼면서 사명도 바꾸고, 소비자 체험형 공간 마련에 나서는 동시에 기존의 소비자기반 통신사업(MNO)에서 벗어나 기업용 서비스(B2B) 등 신성장 산업을 적극 발굴 중입니다. 우리는 더이상 "통신사가 아니다"라고 외치면서 제조‧금융‧의료 등 다양한 신사업으로 외연 확장에 나섭니다.

    ◇이통3사 '탈통신' 전략 통했다…비대면 앞세워 3분기 실적 선방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 3분기에 매출 4조 7308억원, 영업이익 361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19.7% 증가한 수치입니다. 기존 무선 사업뿐 아니라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신사업이 크게 성장하며 '탈통신' 효과가 두드러졌다는 평가입니다.

    뉴비즈니스 부문은 미디어, 보안, 커머스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18.9% 증가한 1조 526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0.3% 늘어나 처음으로 분기당 1천억원을 넘어서는 등 신사업 분야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KT는 매출 6조 12억원, 영업이익 292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4%, 6.4% 줄어들긴 했습니다만, 올해 들어 총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임금단체협상 타결로 인건비가 상승한 영양"이라는 게 KT측 설명입니다. 대신 순이익은 2301억원으로 7.9% 늘었습니다.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8% 성장했고 KT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4.6% 증가했습니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9% 상승한 3조 341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영업이익은 2512억원인데, 이는 무려 60.6% 증가한 수치입니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과 스마트홈 등 유·무선 사업이 고른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모바일 부문은 순증 가입자가 분기 최대 실적인 40만 6천명을 달성했습니다. 특히 알뜰폰은 전년 동기 대비 가입자가 41.6%나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5.4% 성장한 1조 3816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IPTV와 초고속 인터넷 수익을 합친 스마트홈 매출은 51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5% 증가했습니다.

    ◇10년 전부터 '탈통신' 선언…그때와 지금은 뭐가 다를까

    (사진=연합뉴스)

     

    통신사들의 '탈통신' 선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통신업을 그만두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이동통신 분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AI, 모빌리티, 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인 셈이죠.

    통신사의 탈통신 선언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콘텐츠, 미디어, 등 새로운 키워드가 나올 때마다 통신사들은 이를 내세워 대대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바 있죠.

    지난 2009년 아이폰 국내 상륙으로 한국에도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탈통신' 선언은 시작됐습니다. KT-KTF 합병, 통합LG텔레콤(LG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이 등장하는 등 통신산업 전반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LG유플러스가 '텔레콤'을 떼고 '유플러스'로 간판을 새로 단 것도 이 무렵입니다. '유플러스'는 "유비쿼터스 세상에서, 고객에게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원하든 플러스(Plus) 가치를 전하며 확장되는 서비스, 즉 언제 어디서나 고객을 좋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탈통신'을 내세우며 인터넷TV(IPTV) 사업에 역량을 모았다. 통신3사 중 가장 먼저 미디어 사업 규모를 키운 셈인데요, 첫 발이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한 것이었죠. 이후 IPTV를 중심으로 넷플릭스 제휴부터 U+프로야구, 아이들나라, 아이돌Live, AR과 VR 교육 등 실감형 콘텐츠로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2009년 유통, 물류, 금융, 교육, 헬스케어, 자동차, 주택·건설, 중소기업 등 8개 신사업을, KT는 금호렌트카, 비씨카드 인수 추진 등으로 묵직한 행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2011년까지 '덩치를 부풀리기'로 탈통신 하던 중에 새로운 통신망 4G LTE 시대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광폭 행보를 보였던 해외사업이나 제조‧사물인터넷(IoT)‧스마트그린 등 신사업은 실적으로 내세울 만한 게 없었습니다.

    다만, 현재 주 수익원이 된 미디어 및 금융사업 등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엔 10년 전과 달리 네트워크 인프라가 충분하고, 특히 코로나19는 언택트(비대면) 세상을 앞당겼습니다. 언택트 산업은 통신 기반이기에, 더는 기존 방식의 통신 서비스만으로는 수익 한계에 부딪힌 통신사의 영역 확장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가입자 유치만으론 한계…낡은 이미지 벗고 탈통신 브랜딩 강화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통3사의 가입자는 중복가입자를 포함해 약 6400만 명으로 포화상태입니다. 정부가 알뜰폰을 키우고 5G 품질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고가 요금제 가입자 유치가 어려울뿐더러 중저가 요금제 압박까지 받고 있죠.

    5G는 이론상 LTE보다 20배 빠른 망을 목표로 했지만, 그 속도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최소 2~3년은 더 걸릴 예정입니다. 20배 빨라지더라도 걸맞은 5G 콘텐츠가 나오지 않는 이상, 지금처럼 실시간 동영상이나 게임 서비스로는 고객에게 체감상 큰 만족감을 주기도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ICT와 5G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이통3사의 탈통신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SK텔레콤은 사명을 바꾸겠다고 나섰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통일된 기업 이미지(CI)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이같은 계획은 지난달 서울 홍대에 차린 플래스십 스토어 'T팩토리' 온라인 간담회에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직접 설명하면서 탈통신 각오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T팩토리의 'T'는 텔레콤의 T가 아닌 '기술(Technology)'과 '미래(Tomorrow)'라는 뜻에서 붙였다"면서 "우리 고객만의 공간이 아닌 아이디어를 가진 여러 벤처, 회사, 고객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새로운 사명으로는 SK하이퍼커넥터·SK테크놀로지·SKT·T스퀘어 등이 논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텔레콤'은 버리겠다는 거죠. 대신 기존 망 서비스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등 미래 성장성인 높은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KT는 아예 "더이상 통신사가 아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지난달 28일 구현모 대표는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통신기업(Telco)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로 변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명은 유지하되 '디지털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입니다. 소비자 부문(B2C)에서는 미디어와 금융을, 기업시장(B2B)에서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ABC)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KT는 2025년 비통신 사업 부문 매출을 전체의 절반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입니다.

    새로운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하고 B2B 시장에서 공격적 행보도 예고했는데요, 특히 금융, 물류, 사무환경, 헬스, 제조, 데이터센터, SOC 등 7대 분야에서 DX 성공 모델을 발굴하고 지자체, 교육, 건설, 산업단지, 복합단지로 DX 시장을 확대한다는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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