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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처럼 쓴 경기도체육회 대외협력비



경인

    '특활비'처럼 쓴 경기도체육회 대외협력비

    • 2020-11-11 06:00

    [경기도체육회 부패 보고서 ②]
    규정에 없는 대외협력비…매년 1억원 편성
    심야, 포장 횟집 결제…'쌈짓돈' 논란
    올해 400억원 도 보조금…주먹구구 사업 추진
    체육회관 관리비로 사무처 운영비 '돌려막기'

    "이걸로 사…." 탁자 구매에 '친절히' 사진까지 찍어 보낸 회장. 법인카드로 포장횟집에서 결재를 하고, 운영비를 포상금으로 나눠 챙긴 사무처 직원들. 경기도체육회다. CBS노컷뉴스는 최근 경기도 감사에서 지적된 내용을 바탕으로 부조리의 도를 넘은 경기도체육회의 운영실태를 고발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탁자가 770만원? 체육회장의 호화생활
    ②'특활비'처럼 쓴 경기도체육회 대외협력비
    (계속)

    지폐(사진=자료사진)

     


    경기도체육회에는 경기도내 공공기관 어디에도 없는 '특수활동비' 같은 돈이 있다. 누가, 어디에 썼는지도 모르는 돈. '대외협력비'다.

    경기도체육회는 최근 경기도 감사에서 업무추진비 외에 별도로 업무추진비와 비슷한 성격의 대외협력비를 매년 1억원씩 편성해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대외협력비 자체가 예산편성 지침이나 법령‧규정 어디에도 없는 예산 항목이라는 것. 때문에 집행 기준이나 근거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감사에서 도체육회는 업무카드로 대외협력비를 사용한 뒤 나중에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맞춰 놓는 등 부적절한 회계 관리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사무처 직원들이 대외협력비를 '쌈짓돈'처럼 쓰고 다닌 셈이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최만식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성남1)은 "업무카드로 심야 시간대 결제한 경우도 있고, 심지어 포장 횟집에서 결제한 영수증도 있었다"며 "1억원이나 되는 혈세를 자기들 마음대로 쓰고 다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원칙 없는' 사업 추진, '제멋대로' 예산 운용

    경기도체육회는 매년 400억원 안팎의 예산(총 운영비의 80% 이상)을 경기도로부터 보조금 형태로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도체육회는 회계연도가 끝나기 직전 사업계획을 세워 추진하거나, 부적절한 수의계약을 남발하는 등 주먹구구로 사업을 진행해 오다 이번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지난 2017년 경기도내 초중고 엘리트 선수에게 장학금을 지원한 '경기체육 미래인재 꿈나무 육성지원 사업'의 경우 회계연도가 끝나기 직전인 12월 14일부터 접수를 받기 시작해 장학금 전달까지 보름도 채 안 걸렸다.

    시간에 쫓겨 사업을 추진하면서 도내 51개 종목단체를 통해 접수를 받았지만 지원자는 26명에 그쳤다. 선정심사도 도체육회내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들의 서면의결을 통해 이뤄졌다. 26명 중 16명이 선정됐고, 이들에게는 500만원~1천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경기도 체육계 한 관계자는 "심사를 서면으로 했다는 건 경기도체육회가 추천한 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준 것으로 봐도 무방할 거 같다"며 "장학금을 이렇게 입맛대로 나눠주는데 장학금이 선수들에게 제대로 전달됐을 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체육회 관계자는 "절차적으로 완벽하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좋은 뜻을 가지고 한 사업"이라며 "그 해 학생들 대회, 경기 성적 등 종합하다 보니 12월에 다급히 결재가 난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체육회관 외경(사진=경기도체육회 홈페이지 캡처)

     


    ◇방만한 사무처 운영 도마‥문서 조작도

    도체육회는 또 2000년부터 경기도로부터 체육회관 건물을 위탁받아 관리해 오고 있다. '경기도 체육회관 운영조례'에 따라 도체육회는 체육회관 공간을 임대해서 발생한 수익과 임차인들이 납부한 관리비 등을 통틀어 특별회계로 구분해 건물 관리에만 사용해야 한다. 체육회관 건물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사무처 운영비와는 완전히 분리시켜 놓은 것이다.

    하지만 체육회는 건물 관리비를 운영비가 부족할 때마다 마치 '비상금'처럼 꺼내 쓴 것으로 드러났다.

    체육회 사무처는 지난해 유관기관 경조사 축의‧부의금(화환 등)을 일반운영비로 지급하다 예산이 부족해지자 관리비 통장에서 500여만원을 뽑아 충당했다. 그러면서 체육회는 마치 체육회관의 조경 개선을 위해 수목과 화분 등을 구입한 것처럼 문서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말 사무처 운영비가 편성된 예산보다 초과 집행됐을 때도 관리비에서 3천여만원을 가져다 썼으며, 현재까지 한 푼도 반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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