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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희망이다"…가시화되는 포항지진 재난 극복



포항

    "이제는 희망이다"…가시화되는 포항지진 재난 극복

    [창립20주년 기획특집④]

    11월 15일, 포항지진 발생 3주년을 맞는다.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진상규명과 피해복구를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무너진 지역 경제는 여전히 침체에 있고 이재민들의 삶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포항CBS는 지진 3년을 맞아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보는 '창립20주년 기획특집'을 4차례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지진 3년…잊혀져가는 '이재민의 눈물'
    ② 아물지 않는 지진의 상처…'도시 재건이 관건'
    ③ 지진 트라우마, '가족·공동체 회복'이 답이다
    ④ 이제는 희망이다…'가시화되는 재난 극복'
    지진 피해 주민들이 거주하는 임시주거시설인 희망보금자리 모습. 활력을 잃은 흥해지역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사진=김대기 기자)

     

    지난 14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시장. 주말이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적막하다.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나옥분(여·67)씨는 "지전 전에 비해 매출은 절반 가량 줄었다. 장날을 제외하고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 정말 힘들다"며 한숨을 쉬었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는 흥해읍 곳곳에서도 느껴졌다. 흥해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흥해신시가지마저도 인기척을 찾기 힘들었고, 간간이 지나는 사람들에게서도 활기를 찾기는 어려웠다.

    지진 이후 흥해지역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살던 사람들이 대거 다른 동네로 빠져나가면서 지역은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고, 상권은 계속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만두가게를 운영하는 김미남(여·53)씨는 "지진 이후 매출은 지진 전보다 30~40% 가량 떨어진 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흥해를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흥해를 떠날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주말이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한적한 흥해시장 모습. (사진=문석준 기자)

     

    하지만 길고 긴 어둠의 터널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선 지난해 12월에는 '포항지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은 '촉발지진'으로 밝혀진 포항지진 발생 원인에 대한 진상조사와 피해 구제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와 피해구제심의위원회 설치를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한 '피해구제지원금' 지급을 의무화했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특별지원방안도 마련했다.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과 재난 예방 교육사업 추진 근거 규정도 넣었다. 지진 피해를 입은 흥해지역 재건을 위한 법률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추가 지진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사라지면서 시민들의 트라우마와 공포가 숙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소식이다.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을 위해 땅 속에 막대한 양의 물을 주입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고려대 이진한 교수는 최근 열린 '2020 포항지진 3주년 국제포럼'에서 "그동안 지진활동과 지하수위를 모니터링한 결과 앞으로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대 김광희 교수도 "포항은 과거에는 지진이 거의 발생하지 않던 지역으로 현재로서는 추가 지진 발생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진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면서 포항지역 경제는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포항지역 집값은 지진 이후 최대 40% 가량 폭락했지만 현재는 이전의 상태를 대부분 회복했고, 일부 신규 분양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2억 원 가량 오르기도 했다.

    흥해 특별재생계획 구상도. (사진=포항시 제공)

     

    다소 늦었지만 진앙인 흥해지역의 도시재건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흥해읍을 '특별재생지역'으로 지정해 2257억 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포항 흥해읍 특별재생지역 지정·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정부와 포항시는 2023년까지 흥해읍 120만㎡에 공공시설 조성과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방재기반시설 정비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성아파트를 비롯한 6개 전파 공동주택을 사들여 수영장과 생활문화센터를 결합한 복합시설을 만들고, 다목적 스마트 대피소를 건설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흥해 전통시장과 5일장을 연계한 문화축제거리를 만들어 상권을 활성화하고 흥해읍성을 중심으로 산책로를 만들어 명소로 육성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포항 흥해 대성아파트. (사진=문석준 기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한부영 박사는 "지진 피해 극복과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는 경제 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지진 이후 약해진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경제공동체와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해 도시재생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진 이후 그동안 여러 어려움 있었지만 효율적인 극복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포항을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를 슬기롭게 극복한 모점적인 도시이자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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