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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청춘이라 아파도 된다? 약올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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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청춘이라 아파도 된다? 약올리는 소리!"

    • 2020-11-23 05:15

    [이재명 인터뷰③]
    청년세대에게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사회
    급증하는 20대 여성 자살률…"너무 슬픈 현실"
    "경기도 기본시리즈, '단순 퍼주기' 아냐…경제 파이 키우는 경제회생책"

    CBS노컷뉴스가 지난 17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이재명 지사와 2시간에 걸쳐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난과 형제자매, 청년세대, 부동산문제, 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관료사회, 미 대선과 남북관계, 정치스타일, 맞수, 비주류, 목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신의 견해를 펼쳤다. CBS노컷뉴스는 이 지사의 인터뷰를 모두 11편으로 나눠 연속보도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뼈저린 가난은 내 정치적 열망의 원천"
    ②"독한 사람 옆에 있으면 벼락 맞아…청렴해야"
    ③"청춘이라 아파도 된다? 약올리는 소리!"
    (계속)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최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요즘 흙수저 집안에서 애 낳으면 생기는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다.

    20대 초반 청년이 '흙수저의 삶은 대물림될 수 밖에 없다'는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풀어냈다. 어떤 학술 논문보다 통찰력 있게 양극화 사회의 풍경을 드러냈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지난 13일에 올라온 이 글의 조회수는 35만명을 넘어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글을 읽고 페이스북에 '이제 낡고 나이브한 청사진은 청년들한테 바로 손절당할 것'이라는 소회를 남겼다.

    ◇청년세대에게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사회

    이 지사는 17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진행된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글과 청년세대의 좌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놨다.

    먼저 '청년들한테 손절당할 낡고 나이브한 청사진은 어떤 것이냐'고 물었다.

    "막연하게 '청춘이라 아파도 된다' 이런 거 있잖아요.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제는 이게 청년들 약 올리는 말이 됐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이런 얘기조차도 이제는 사치스러운 격언이 돼 버린 겁니다. 그런 거는 기회가 많은 시기에는 몇 차례 실패한 후에도 새로운 기회가 있으니까 이게 경험자원으로 유용하게 될 수도 있어요.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았죠. 그런데 지금 청년들은 기회가 아주 희소하기 때문에 단 한번이라도 실패하면 안 되는 참혹한 환경에 처해 있는 거예요. 그러니 '기성세대 시각으로 청년세대한테 그렇게 요구하면 안 된다' 그런 거죠"

    과거 70~80년대 성장기에는 절대적 삶의 기준은 낮았지만 그래도 미래가 있는 시대여서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적 삶의 기준은 개선된 건 맞는데 미래가 암울한 시대가 돼버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금 제일 안타까운 것이 성장 하지 못하는 저성장, 마이너스 성장 사회가 되니까 결국 가장 기회를 얻기 어려운 취약계층인 청년세대가 피해를 본다는 사실입니다. 취업도 어렵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서 양육하는 그런 낙도 없어진 사회가 되었죠. 그러니 절망하게 되는 거죠. 또 그 절망이 출산율 저하로 나타나고 출산율 저하가 다시 경제적 어려움을 만들어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요즘 청년들은 너무 보수적이다'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기성세대의 책임을 청년들에게 물으며 상처를 주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게 보수적이냐 진보적이냐 진취적이냐에 있어서 기회가 많으면 진취적일 수 있어요. 과감할 수 있죠. 쉽게 도전할 수 있고 실패가 두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기회가 희소하면 모든 일이 그 자체가 두려움이죠. 그래서 본질적으로 기회가 적은 경우는 보수화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안전하게 가야죠. 그런데 그것을 '청년들이 마치 보수화됐다'고 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청년세대들한테 기회를 못 만들어줘놓고 기회가 적은 데서 생겨나는 현상을 가지고 책임을 그들에게 묻는 거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급증하는 20대 여성 자살률…"너무 슬픈 현실"

    이 지사는 최근 급증하는 20대 여성의 자살률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 역시 소년공시절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두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아픈 경험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여성가족위원회)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19~2020년 상반기까지 자살 현황’ 자료에 의하면 2019년 상반기 대비 2020년 상반기 20대 여성 자살률이 4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특히 서비스업종에 많이 종사하는 20대 여성이 사회적 고립과 실직 등의 어려움에 더욱 크게 노출됐기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20대 여성의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 슬픈 현실"이라면서 "그들은 청년이면서도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좌절하고 있는 청년세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그 대책을 물었다.

    이 지사는 "안타깝게도 경기도에서 하고 있는 청년기본소득이나 청년에 대한 각종 지원정책도 사실은 근본적인 대책이 못 된다"면서 "결국 청년대책의 핵심도 이 사회가 좀 더 성장하는 사회로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기본시리즈, '단순 퍼주기' 아냐…경제 파이 키우는 경제회생책"

    그는 자신이 도입을 주장하는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대출과 같은 제도도 '단순 퍼주기'가 아니라고 역설했다.

    오히려 청년들을 위한 대책이자 경제회생책이며 양극화 완화와 공정성 회복의 길이라는 것이다.

    "저는 사회 전체의 파이를 키워야 된다고 보는 거죠. 취업이든 기회든 사실은 경제 총량이 늘어나야 기회라고 하는 게 골고루 향유될 수 있는데 지금처럼 저성장 사회가 되면 결국 기성세대조차도 기회를 놓치게 될 텐데 그게 신규세대에게 주어질 리가 없잖아요. 제가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대출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총수요를 늘려 경제선순환을 이루고 지속적인 성장도 가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제가 하는 정책들을 마치 어떤 것도 소진하는 그냥 퍼주기. 이런 걸로 폄훼하는데 제가 하는 모든 정책들은 사실 경제회생에 맞춰져 있어요"

    이 지사는 그러면서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이 다 해결할 수 있고 우리사회는 여전히 충분히 희망을 가질만하다"면서 "중요한 것은 국민의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사람이 아는 것처럼 지금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자원이나 이윤이 재산이나 부가 양극화 되고 독점되는 게 문제 아닙니까? 그러면 이 불평등을 완화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어내고 그걸 통해서 경제를 포함한 경제가 다시 살아나게 하면 다시 기회들은 많아 질 거고 희망도 생길 겁니다. 우리가 국내총생산(GDP)이 2천조원이니까 1%면 20조원이잖아요. 2%면 40조원. 매년 40조원이 더 생겨난다. 그러면 거기서 생기는 일자리나 소득 분배가 얼마나 커지겠어요. 그걸 만들 수 있다고요. 우리가 결단하면. 우리는 그 결단을 만들어가야 되겠죠. 그 결단은 결국 국민이 만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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