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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노동부, 나쁜 사람들…관료사회 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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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노동부, 나쁜 사람들…관료사회 변해야"

    • 2020-11-23 05:30

    [이재명 인터뷰⑥]
    "중앙정부 관료들, 시장중심 사고에 갇혀 유연한 사고 못 해"
    "관료들, 끊임없이 공부해야…나도 시도 때도 없이 공부"
    "노동부, 말 같지 않은 이유로 근로감독권 지방정부 분산 거부"
    "결국, 기득권자들의 저항 때문…견뎌낼 강력한 용기와 결단 필요"
    "개혁정책 추진 위해서는 리더의 정확한 방향과 신상필벌 필요"

    CBS노컷뉴스가 지난 17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이재명 지사와 2시간에 걸쳐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난과 형제자매, 청년세대, 부동산문제, 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관료사회, 미 대선과 남북관계, 정치스타일, 맞수, 비주류, 목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신의 견해를 펼쳤다. CBS노컷뉴스는 이 지사의 인터뷰를 모두 11편으로 나눠 연속보도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뼈저린 가난은 내 정치적 열망의 원천"
    ②"독한 사람 옆에 있으면 벼락 맞아…청렴해야"
    ③"청춘이라 아파도 된다? 약올리는 소리!"
    ④"부동산? 정책실패보다 성공한 과잉정책이 낫다"
    ⑤"3차 재난지원금 없으면 경제말단부 다 썩을 것"
    ⑥"노동부, 나쁜 사람들…관료사회 변해야"
    (계속)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코로나19를 맞이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전에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상황이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전혀 새로운 정책이 없어요. 맨날 옛날 정책의 확장판이에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CBS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앙정부 관료들의 무사안일을 강하게 비판하며 혁신을 촉구했다.

    ◇"중앙정부 관료들, 시장중심 사고에 갇혀 유연한 사고 못 해"

    이 지사는 중앙정부 관료의 무사안일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본소득 도입 논의 차단 △소멸성 지역화폐형 전국민 재난기본소득 거부 △경기도 기본주택 지원 거부 △기본대출 수용 거부△지방정부로의 근로감독권한 분산 거부 등을 꼽았다.

    "기재부 등 중앙정부 관료들이 시장 중심사고에 갇혀 있어요. '임대 아파트는 민간이 공급해야 된다', '사람들이 왜 집을 한 채밖에 못 갖게 하냐. 다섯 채라도 가질 수 있으면 가지는 거지' 이게 시장적이기도 해요. 그러나 지금 현재로는 실패한 정책이잖아요. 그러면 생각을 바꿔야죠. 전혀 새로운 정책을 제가 얘기하잖아요. '지역화폐형 소멸성 기본소득을 해라', '재난기본소득 전국민에게 지역화폐 형태로 줘라. 현금주지 말고' 그런데 그냥 한 번 줬잖아요. 잘 안 하잖아요"

    그는 중앙정부 관료들의 이런 행태는 급박한 상황 변화와는 동떨어진 경직된 사고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이게 '이재명이 하니까 하지 마라' 이런 건 아니라고 보고요. 그 정도 저질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변화된 상황에 맞는 좀 유연하고 유능한 사고를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기재부나 이런 정책을 입안, 집행하는 관료들은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는 겁니다"

    그는 자신도 악착같이 시간을 아껴 시도 때도 없이 자료를 보며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했다.

    "공직자로 내가 권한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있는데 그 시간이 얼마나 귀한 시간입니까? 내가 한마디만 하면 수십만명, 수백만명이 걸려 있는 일들이 바뀌거나 새롭게 시작 할 텐데, 그거 한 개만 해도 얼마나 커요. 진짜 내가 가지고 있는 1시간은 1370만 도민의 1370시간이라는 생각으로 아껴 씁니다"

    ◇"노동부, 말 같지 않은 이유로 근로감독권 지방정부 분산 거부"

    이 지사는 노동부에 대해서도 '산업재해 방지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나쁜사람들'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산재사망률은 세계 1위이다. 하지만 근로감독관은 2900명에 불과하고 국내 사업장은 약 400만개에 달한다.

    이러다보니 감독기관은 1.2%에 불과하고 98%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근로감독관들이 안전 관리는 엄두도 못 내고 체불임금을 처리하는데도 빠듯한 상황이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단속기준은 중앙정부가 정하고 도는 근로감독관을 늘려 적극적으로 단속과 관리에 나서겠다'면서 권한의 배분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동부가 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부가 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반대한다는 거예요. 이유가 뭔지 알아요? 근로 조건은 전국이 단일화해야 한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단속에 차등이 발생하면 균일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지방정부에 단속권을 못주겠다고 합니다. 그걸(단속의 강도를) 왜 통일해야 되는데요? 안전기준을 열심히 지키는 쪽으로 통일해야지. 이게 정상입니까? 나쁜 사람들이지. 아니면 바보거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결국, 기득권자들의 저항 때문…견뎌낼 강력한 용기와 결단 필요"

    그렇다면 이런 일들은 왜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 지사는 '기득권자들의 저항'으로 해석했다.

    "아무도 손해도 이익도 없는 것은 정책이 아닙니다. 정책이란 개혁이란 전진이란 기존의 제도로부터 이익 보는 사람과 손해 보는 사람이 있는데 이 구조를 바꾸는 거예요. 그러니까 모든 개혁 정책에는 이해 갈등과 충돌이 있어요. 즉, 기득권의 저항이 있어요. '이걸 할 수 있냐 없느냐'는 결국 기득자들의 저항을 견뎌낼 용기와 결단의 문제입니다. 마음 먹기 나름이라니까요. 우리 경기도는 막 해버리잖아요. 그래서 미움을 많이 받아요"

    이 지사에게 '만약 중앙관료들을 지휘할 자리에 서게 되면 변화를 이끌어낼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건 자신할 게 아니라 엄청나게 쉬운 일"이라고 답했다.

    이 지사는 먼저 리더가 제시하는 철학과 가치, 방향 그리고 그를 뒷받침할 강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더의 철학과 가치, 방향이 뚜렷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동쪽으로 갈까요? 아니면 서쪽으로 갈까요? 서쪽으로 가는 게 좋습니다. 어, 그러지 뭐'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리더도 끝없이 공부하고 연구해서 관료들과 논쟁해서 이길 수 있어야 합니다"

    ◇"개혁정책 추진 위해서는 리더의 정확한 방향과 신상필벌 필요"

    하지만, 리더가 '동쪽으로 반드시 가야 되겠다'고 방향을 제시하는데도 관료들이 '서쪽으로 가겠다'고 한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우리 관료들은 똑똑하고 능력이 있어요. 그게 능력 부족 탓이라면 전문가들을 붙여서 능력을 보완해주면 됩니다. 그런데 '방향을 정해서 가자!'라고 했는데도 안 가고 버티면 제재하고 인사권을 써야합니다. 반대로 잘 가는 쪽에는 포상을 해야죠. 공직자들은 승진, 영전, 이게 존재의 이유예요. '아, 이렇게 하면 승진하는 구나. 이렇게 하면 좋은 자리 가는 구나'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잘못하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죠. 이렇게 신상필벌을 확실히 하고 방향을 정확하게 정하면 약간 시간은 걸리는데 다 따라 옵니다."

    그에게 성남시장 시절과 지금 경기도의 상황도 물었다.

    "경기도도 사실 초장부터 그랬겠어요? 성남시장할 때는 안 그랬겠습니까? 성남시장은 제가 장악하는데 2년 걸렸어요. 인사를 한 4번쯤 하니까 열심히 하더라고요. 내가 정한 방향으로 자기들이 스스로 일거리를 만들어서 하는 단계로. 성남시 공무원이 나중에 정말 좋은 평가 받았잖아요. 일 잘 한다고. 경기도는 그렇게 하는 데 1년 밖에 안 걸린 것 같아요. 인사 2번 정도 하니까. 그래서 제가 재판 받으면서 생난리 도중에도 전국 최고 평가를 받는 이유가 제가 잘해서겠습니까? 현장 일선 공무원들이 관료들이 잘해서 그렇습니다."

    관료들이 코로나19 확산과 경제위기 등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개혁정책을 신속하게 입안, 집행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음하는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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