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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19살 정비공의 죽음, 아무것도 아니라는 장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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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뒤끝작렬]19살 정비공의 죽음, 아무것도 아니라는 장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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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회 '안전' 화두 던진 사건 대하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후보자의 '차디찬' 인식
    사고는 김군탓…임명권자.조직 걱정 앞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등장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현 정부 최대 아킬레스건인 부동산값 폭등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투입된 만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느 장관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변 후보자는 검증이 시작되자마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006년 집값의 60%를 대출받아 서울 방배동 자택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영끌의 원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동탄2신도시 행복주택 방문 행사와 관련한 '보여주기 이벤트' 논란에도 중심에 섰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런 논란은 애교 수준이었다. 지난 2016년 발생한 '구의역 사고'와 관련한 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지 한달여 뒤인 그해 6월 30일 열렸다는 SH공사 내부회의에서 당시 사장이었던 변 후보자의 발언을 읽어보고, 최대 이슈였던 부동산 문제가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변 후보자는 "최근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잖아요. 제가 간부님들에게 말씀을 드렸었는데 마치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에요. 사장이 있었으면 두세 번 잘렸을 정도로 그렇고, 그 기관은 모든 본부장이 다 날아간 셈이에요. 사장직무대행만 남았는데 그 양반은 8월에 끝나니까 모든 조직이 다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시도 교통본부장 직위해제 되었고. 하여튼 어마어마한 일인데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 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거죠. 사실 아무 것도 아닌데 걔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라고 당시 말했다.

    구의역 사고가 발생한 건 4년 반 전인 2016년 5월 28일. 당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9살 김모 군은 고장난 스크린도어를 고치기 위해 퇴근시간 급하게 작업에 투입됐다가 역으로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숨졌다. 여론은 들끓었고 사고 조사가 시작되자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6년 5월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모(19) 씨를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시지가 놓여 있다.(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2인 1조 작업 등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작업규정조차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더 나아가 규정위반이 단순한 안전불감증이 아니라 서울메트로, 그리고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이 만든 하청업체간 오랜 유착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용역업체 장악한 '메피아'와 10대 정비공의 죽음, CBS노컷뉴스 2016. 6. 1]

    이에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은 당시 김군과 유가족에게 머리숙여 사죄하고 안전강화는 물론 메피아 척결을 약속하며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특권'과 '관행'을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그 밖에 김군과 같은 하청업체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개선 등 다양한 처방이 잇따라 나왔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하고, 원인이 밝혀지고, 처방이 내려진지 얼마되지 않아 나온 변 후보자의 발언은 당시 사고를 알고 있는 이들의 귀를 의심케 만들고, 입이 딱 벌어지게 한다.

    우선 변 후보자는 안전 사고의 책임을 고스란히 김군에게 떠넘겼다. 그것도 사고가 발생 1달여 뒤 김군에 대한 추모열기가 아직 식기도 전이다. 그는 서울시 산하 기관 회의에서 '위탁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 '걔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일도 없는 것' 등의 막말을 내뱉었다. 서울시 산하 최대 공기업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당시 서울시의 사죄조차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미 당시에는 서울시는 물론 수사기관 수사를 통해서도 김군 개인의 잘못이 아닌 안전규정 미준수와 위험의 외주화 등 오랜기간 축척된 우리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인한 사고임이 밝혀졌다. 그러나 변 후보자는 드러난 사실조차 깡그리 무시한채 김군에게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서슴없이 이어간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으로, 김군에게 책임을 돌리는 변 후보자의 시선이 임명권자와 조직만을 향하고 있다는데 큰 문제가 있다. 변 후보자는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 '마치 시장이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라는 발언을 통해 구의역 사고가 우리 사회에 던지 '안전'이라는 화두에는 아랑곳없이 '아무 것도 아닌데 김군의 실수로' 억울하게 공격받고 있는 임명권자인 서울시장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

    이어 '그 기관은 모든 본부장이 날아간 셈', '모든 조직이 다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 등의 발언으로 역시 조직과 그 구성원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 그는 말미에 연습과 실수방지 등 안전(?)을 강조하며 발언을 마무리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위에 언급한 임명권자, 그리고 조직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힘쓰자고 강조한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김군이 떠난지 3년이나 지난 뒤인 지난해 5월 28일. 구의역 1번 출구앞 김군 추모의 벽에 한 여대생이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포스트잇으로 남겼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김군을 위해 샌드위치와 오렌지 주스를 올려두고 '천천히 먹어'라고 적어둔 시민도 있었다고 한다. 김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온정에 가슴이 따뜻해 진다.

    하지만 이제 갓 사회에 발을 디딘 꽃다운 청춘이 구조적 모순으로 희생당한 사건을 바로보는 변 후보자의 시선은 차갑다 못해 시릴 정도다. 그가 바로 대한민국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다.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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