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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원을 밝히기 위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조사팀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WHO 코로나19 기원조사팀이 오는 14일 중국에 온다고 11일 밝혔다.
WHO 조사단은 당초 지난 5일 중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정부가 일부 조사단원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이에 미국 등으로부터 중국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았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조차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러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진화에 나서는 등 뭔가 조율이 덜 끝난 듯한 인상을 풍겼다.
WHO는 지난 8일(현지시간) 조속한 방문 일정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 국가위생건가위원회 쩡이신 부주임이 9일(중국시간) "전문가 그룹과 그들의 연구를 열광적으로 지지한다고 화답하면서도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핑퐁게임을 한차례 주고받은 뒤에야 방중 날짜가 확정됐다.
WHO 조사단은 격리기간 2주를 포함해 6주 가량 중국에 머물면서 현지에서 수집한 바이러스 샘플과 감염자 인터뷰 등을 토대로 코로나19의 기원을 추적할 예정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최초로 보고된 지 1년도 더 지난 시점에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는데다 주요 작업에 중국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조사단이 원하는 장소와 관계자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과 인터뷰가 가능할지도 확실치 않다.
중국은 지난해 2월 말부터 코로나19가 우한에서 최초로 발병한 게 아닐 수 있다는 입장을 서서히 굳혀오면서 전 세계를 뒤흔든 역병이 우한에서 시작됐다는 결론은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반면 WHO가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최초로 발병했다는 결론에 이르지 못하거나 제3의 결론을 내릴 경우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중국 눈치보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결국 중국에 면죄부를 주기도 그렇다고 중국을 낙인찍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지도 저렇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결론은 우한이 진원지가 아닐 수 있다는 중국 측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기원조사는 지난해 5월 WHO 총회에서 결정되었다. 이후 7월에 전문가팀이 중국을 방문했지만 정작 우한은 방문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향후 중국에 파견할 국제 전문가팀을 위한 사전 작업 차 방문한 선발대라고 해명했다.
WHO는 지난 2월에도 전문가팀을 중국에 파견했었는데 당시에도 "중국이 취하고 있는 조치들 때문에 (코로나19) 관련 여러 지표들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우한봉쇄 조치가 위기 확산을 막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해 친중 논란이 일었다.
한편 허베이성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중국의 코로나19 관련자는 10일 하루에 179명(해외유입자, 무증상 감염자 포함) 보고되는 등 좀처럼 기선이 제압되지 않는 모양새다.
집단 감염이 폭발한 허베이성의 이날 신규 지역사회 확진자는 82명으로, 9일 46명보다 늘어났다.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 공항은 여객기 및 화물기 운행을 모두 중단했고, 스자좡 당국은 주민 1025만 명을 대상으로 2차 검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중국 각 지역은 허베이성에서 오는 차량과 사람들에 대한 통제에 들어갔고, 베이징과 선전시는 국영기업과 공무원들에게 춘제 연휴(2월 11일~17일) 기간에 고향 방문을 금지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