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자칭 친문단체 '파란장미시민행동'에 반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리고 나섰다.
이 단체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검찰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압박했고, 김남국·김용민 의원 등은 서명했다가 철회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두 의원 외에도 이수진·장경태·황운하 의원과 열린민주당 최강욱·김진애·강민정 의원 등이 서약에 서명했다.
이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11일 당 소속의원들이 참여한 메신저방에서 "내부 총질" 등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이 단체를 성토하는 등 내부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공수처법 때도 그러더니…'친문 딱지 붙이기'에 의원들도 분노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이익단체의 서약 요구에 한 초선의원은 "서약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을 구분해서 공격하려는 의도가 있고 (민주당의)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있어 걱정"이라고 했고, 또다른 초선의원도 "내부 총질"이라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20대 국회 때도 검찰개혁 문제로 이랬던 적이 있다"며 "서명하지 않은 의원을 구분해서 지나치게 매도하고 압박해서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 이같은 방식에 문제의식이 컸다"고 설명했다.
성토한 의원들 중엔 대내외적으로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물론 당과 원내지도부 의원들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체모를 단체의 자의적인 '친문·비문 나누기'를 분열 조장 시도로 본 것이다.
20대 국회 당시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 부의를 앞두고 민주당 등 여권 성향의 의원들에게 공수처법 찬성 서약서를 요구해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100명 안팎의 의원들이 서명한 반면, 특정 집단이 과대 대표되는 것을 경계한 일부 의원들은 서명하지 않아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에 당 지도부가 '서명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물론 특정 집단의 서약 요구가 직접 민주주의의 모습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특정 지지층의 의견에 치우치게 된다는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의(代議)민주주의가 중우주의(mob rule)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당 지도부 의원은 이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에 "의원들은 투표로 선출된 사람들 아니냐"며 "이렇게까지 (특정 지지층에) 휘둘려야 되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