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이른바 '안·오·나(안철수, 오세훈, 나경원)'로 불리는 야권 서울시장 거물급 후보들의 경쟁 구도도 완성됐다.
다만 경선·단일화 방식 등을 두고 각자의 셈법이 달라 경선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나경원 "13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10년 만 재도전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윤창원 기자
나 전 의원은 오는 13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다.
4선 의원 출신의 나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과 앞서 2011년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했다.
또 가족 관련 의혹 등이 최근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어느 정도 일단락됐지만 쌓였던 부정적 이미지 등이 10년 만의 재도전인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완성된 안·오·나 구도…각자 셈법은?나 전 의원의 출마로 야권 서울시장 후보 빅3, 이른바 안·오·나 구도도 짜여졌다.
현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모두 야권 단일화에 대해선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만 각자 셈법은 다르다.
가장 먼저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안 대표는 지난달 20일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 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안 대표는 국민의힘 입당 또는 국민의힘과의 합당에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안 대표는) 단일화하려면 솔직해져야 한다"며 "안철수로 단일화해달라는 요구를 하면 안 된다, 누가 자기를 단일후보로 만들어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단일 후보로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윤창원·이한형 기자
오세훈 전 시장도 안 대표의 입당 후 경선을 요구하며 조건부 출마선언을 한 상황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 7일 "야권 단일화를 위해 안철수 후보에게 간곡히 제안한다"며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달라, 그러면 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당을 결단해주면 더 바람직하다"며 "(안 대표의) 입당이나 합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저는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당대당 합당을 조건으로 내건 오 전 시장의 출마선언은 김종인 위원장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무슨 출마선언을 그런 식으로 하는가, 안 대표를 걸고서 출마선언을 하는 게 맞는가"라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은 2단계 단일화 방식을 꺼냈다. 안 대표의 입당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 8일 MBC 라디오에 나와 "(안 대표의) 선 입당 또는 합당 후에 공천 과정을 거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의 (경선) 과정을 거치고 난 뒤 (안 대표와) 단일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