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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용균 사고 2년 흘렀지만…'죽음의 외주화' 여전"

사건/사고

    "故김용균 사고 2년 흘렀지만…'죽음의 외주화' 여전"

    '직접고용' 당정합의 미이행…"3개월씩 계약연장 실정"
    지난달 영흥화력발전소서 또 산재 발생…"김용균과 유사"
    "정부·발전5사, 생명안전업무 비정규직 정규직화 결단해야"

    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 김용균 사고 당정합의 2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고 김용균을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고(故) 김용균씨가 숨진 지 2년이 흘렀지만, 정부가 약속한 생명안전분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와 청년전태일 등은 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가 사망한 지 58일 만인 2019년 2월, 정부는 연료·환경설비 운전분야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김씨의 동료들은 여전히 외주 하청 비정규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정 합의문과 특별조사위원회의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안대로 이행했다면 운전·경상정비 분야는 직접고용이 이뤄졌어야 하지만 노사전문가 협의체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 동안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개월씩 계약 연장을 하며 고용불안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부가 '원청이 위험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여전히 '위험의 외주화'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노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전 5사의 산업재해 사망자인 20명이 모두 사내 하청근로자였고 부상자 348명 중 97.7%인 340명도 하청근로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 김용균 사고 당정합의 2년 기자회견에서 정세일 한국발전기술지부 노동안전 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정부와 발전사가 죽음을 외주화하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는 사이 지난달 18일 영흥화력발전소에서 한국발전기술의 하청 직원이 운전 중인 컨베이어벨트의 낙탄을 청소하던 중 점검창에 왼쪽 손가락이 부딪혀 골절이 되는 산재가 발생했다"며 "이는 지난해 11월 같은 곳에서 추락, 사망한 故심장선씨 죽음 이후 3개월도 지나지 않은 것으로, 2년 전 김용균 동지와 매우 유사한 사고"라고 말했다.

    이어 "발전사가 하청회사에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도 닮아있다. 김용균 동지가 사망했을 당시 서부발전은 책임을 하청인 한국발전기술에 전가했고, 이번에 영흥화력발전소는 (사고를) 한국발전기술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며 "한국발전기술은 용역파견 회사에 불과하고, 하청회사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부연했다.

    노조는 안전관리 책임을 져야 할 원청이 '불법파견' 소지를 우려해 하청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하청회사는 결국 한두 명의 안전관리자들이 모든 현장을 돌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국민과 근로자의 생명·건강 또는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생명안전업무'로 규정하고 전기사업의 필수유지업무는 이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업무에는 기간제·파견·하청근로자 사용을 금지하고 직접고용 원칙을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한국발전기술지부는 정부에서 처음 이야기한 생명안전업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문제를 조속히 결단하고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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