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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최정우 회장 '꼼수'·현대중 한영석 사장 '노동관' 여야 질타



국회/정당

    포스코 최정우 회장 '꼼수'·현대중 한영석 사장 '노동관' 여야 질타

    국회 첫 산재 청문회…CEO들 연신 고개 숙이며 "죄송"
    4년 전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청문회 방불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 산재 사고 책임 피해자에 돌렸다 '뭇매'
    포스코 최정우 회장, '염좌 진단서' 내고 불출석 시도
    "건강 안 좋으면 회장직 관둬라" 여야 앞다퉈 질책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메모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이 산재 사고의 원인을 작업자들의 불안전한 행동으로 돌렸다가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요추부 염좌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던 포스코 최정우 대표이사 겸 회장도 산재 사고 사안의 중대성을 외면했다며 여야 의원들로부터 혼쭐이 났다.

    ◇현대중 한영석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에 사고 발생"

    국회 환노위는 22일 포스코·GS건설·현대중공업 등 건설·택배·제조업 분야에서 최근 2년간 산재 사고가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산업재해 청문회'를 열었다.

    국정감사를 제외하고 대기업 대표가 국회 증인으로 출석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이날 청문회는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를 연상하게 했다.

    대기업 수장들이 청문회장에 한꺼번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도 극히 드물지만, 지난해 말부터 집중 조명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대기업 고위급의 노동관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청문회장에 나온 기업 대표들은 바짝 긴장한 채 여야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에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산재 사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한 사장은 산재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해 "저희들이 사고가 일어나는 유형을 보니 (시설의) 불완안한 상태와 작업자의 행동에 의해서 많이 일어났다"며 "불안전한 상태는 안전투자를 해서 많이 바꿀 수 있지만 불안전한 행동은 상당히 어렵다. 직원 약 3만명이 작업을 하고 중량물을 취급하다보니 비정상적으로 작업을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항상 표준에 의한 작업을 유도하고 있지만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작업자가 많다. 그런 부분을 더 세심하게 관리해서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에 환노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한 사장의 해명을 질타했다. 산재 사고의 주요 원인이 불합리한 하청이나 관리감독 부재 등이 아닌 산재 사망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 때문에 산재가 발생한다면 우리가 이런 청문회를 왜 하냐"며 한 사장을 강하게 질책했다.

    또 "불안전 행동만으로는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시설장비와 관리감독 등이 무너졌을 때 중대재해가 발생한다"며 "과거 세 건의 사고에 대한 보고서를 읽어봤는데 이 중 줄일 수 있는 불완전 행동이 있었다면 하나라도 말씀해 보시라"고 한 사장을 몰아세웠다.

    실제로 환노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6년 이후 산재 신청이 꾸준히 늘었고 이날 출석한 9개 기업 중 가장 높았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2019년 9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약 8개월간 3건의 사망사고가 잇따라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까지 받았지만 이달 초 용접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가 철판과 받침대 사이에 끼어 또 숨졌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 개인의 작업 부주의로 산재 원인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한 한 사장에게 질타가 쏟아진 셈이다.

    같은당 이수진 의원은 "산재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작업자들의 불안전한 행동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해가지 못하실 것 같다"며 "제대로 된 현장 진단을 다시 하셔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한 사장은 "말솜씨가 없어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 허리 염좌 2주 진단서 '꼼수'

    청문회 초반에는 허리 부위인 요추부 염좌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가 모습을 드러낸 포스코 최정우 대표이사 겸 회장에게 여야 공격이 집중됐다.

    첫 질의자로 나선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회장님, 허리는 좀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은 뒤 "염좌상은 주로 보험사기꾼이 제출하는 것이다. 염좌상 진단서를 내라고 한 사람은 증인의 친구라기보다는 적"이라고 꼬집었다.

    국회 청문회를 회피하기 위해 얕은 수를 썼다는 질책인 셈이다.

    특히 이날 청문회가 산재 사망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여야 의원들은 최 회장이 요추부 염좌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자체를 문제삼았다.

    국민의힘 간사로 청문회 개최를 처음부터 주도한 임의자 의원은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치는데, 사망한 노동자들 보면 목이 메어서 말이 안 나온다"며 "이들에게 정중히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최 회장이 "제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임 의원은 "그것이 회장님 인성"이라고 재차 질책했다.

    청문회 진행을 맡은 민주당 소속 송옥주 환노위원장도 최 회장을 겨냥해 "산업안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는데 여기에 하청 근로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청 근로자의 사망·산재 사고가 상당히 잦은데 이들을 어떻게 대변할지 고민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유가족을 만난 적도, 조문을 간 적도 없다. 대국민 사과는 대국민 생쇼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하고 청문회는 안 나오려고 2주 진단서를 쓰냐. 건강이 안 좋으면 (회장직을) 그만둬야 하지 않느냐"며 회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도 "자진해서 사퇴할 의사가 있냐"고 최 회장을 몰아세웠다.

    이에 최 회장은 "의원님이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인 줄 알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임 의원은 "질책이 아니라 자진 사퇴하라는 것"이라며 최 회장을 재차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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